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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지연시켜!"→"안 돼"…리버풀 '선제골 취소' 황당 사유, 소통 오류 '충격'

기사입력 2023.10.04 07:05 / 기사수정 2023.10.04 07:05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리버풀이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선제골을 오심으로 놓친 이유가 다름 아닌 심판 간의 소통 오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프로축구심판기구(PGMOL)는 토트넘 홋스퍼와 리버풀 간의 경기에서 잘못 허용된 루이스 디아스 득점과 관련된 비디오판독(VAR) 전체 오디오를 공개했다"라고 발표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 간의 맞대결에서 나온 오심으로 인해 화제이다.

당시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가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해 있던 리버풀은 전반 33분 모하메드 살라의 좋은 패스를 받아 토트넘 골망을 흔들면서 귀중한 선제 득점을 올리는 듯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후 VAR까지 가동됐지만 원심이 그대로 유지돼 디아스의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디아스의 선제골을 취소된 후 클럽 주장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토트넘이 리드를 잡았다. 리버풀은 후반전에 코디 학포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분전했지만 후반 22분 디오구 조타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9명으로 싸워했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조엘 마팁이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1-2로 석패했다.

경기가 끝나고 리버풀 선수들과 팬들은 분노에 휩싸였다. 영상으로 봤을 때 디아스는 명백히 토트넘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 뒷발에 의해 형성된 최종 수비 라인보다 안쪽에 있었음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것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VAR조차 이를 잡아내지 못하자 리버풀을 이끄는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 후 "미친 판정(Crazy decision)"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게 흘러갔다.

이후 PGMOL에서 "인간의 심각한 오류"라고 밝히며 "VAR실에서 온 사이드임이 명백해 따로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은 결과 주심은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소통이 미흡했다"라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 저 정도 판정을 심판이 하지 못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리그 첫 패배를 안겨준 경기가 오심으로 얼룩진 리버풀은 분노했다.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 속에서 터진 득점이기에 만약 선제골을 인정됐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

리버풀은 지난 2일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문을 발표하며 "PGMOL의 설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 사건을 명백하게 밝혀낼 것"이라며 PGMOL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성명문을 발표한 것에 그치지 않은 리버풀은 3일 당시 VAR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PGMOL에 녹음 기록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VAR실에 있던 심판들이 어째서 잘못된 판정을 내렸는지 알기 원했던 리버풀 요청에 따라 PGMOL은 녹을 기록을 제공했고,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는 이를 확인한 뒤 팬들에게 공개했다.

녹음본을 확인한 결과, 디아스 오프사이드 판정은 충격적이게도 주심과 VAR심판과의 소통 오류로 인해 발생한 오심이었다.





당시 VAR심판은 로메로 발을 경계로 선을 그으면서 "확인 완료, 확인 완료. 괜찮아. 완벽해(Check complete, Check complete. That's fine, perfet)"라고 주심에게 전달했다. 이때 VAR심판은 온 사이드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한 거지만, 주심은 이를 오프사이드가 맞는다는 걸 확인해 준 것으로 알아듣고 경기를 속행했다.

디아스 득점이 취소된 채 경기가 진행되자 리플레이 담당자는 깜짝 놀라 황급히 "잠깐, 온필드 결정은 오프사이드인데? 괜찮아?"라고 말했고, VAR심판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지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다.

곧바로 리플레이 담당자가 "심판은 오프사이드로 결정해 경기를 진행했어"라고 말하자, VAR심판은 크게 당황했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오심이기에 리플레이 담당자는 곧바로 "온 사이드야. 당장 경기를 지연시켜"라고 말하면서 판정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VAR심판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Can't do anything)"라고 말하면서, 규정상 경기를 중단하고 판정을 다시 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녹음본과 함께 PGMOL은 "영상 속에서 디아스는 분명히 온 사이드 위치에 있었음을 보여줬다"라며 "그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VAR은 현장 판정을 놓쳤고, '체크 완료'라고 잘못 전달한 현장 판정의 실수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VAR팀은 해당 시점에서 경기를 중단할 수 있는지 고려해 봤지만, 경기 규칙에 따라 VAR 프로토콜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경기가 재개됐으므로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PGMOL은 이러한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상황에 대한 검토를 수행했으며, 향후 오류 발생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후속 학습을 시행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을 약속했다.

또 "문제의 VAR심판과 보조 심판은 이번 주말에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경기의 판독관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한편, 오심을 잡아내기 위한 VAR이 사람의 실수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리버풀 팬들을 비롯한 많은 축구 팬들이 프리미어리그가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을 도입하길 원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VAR 기술은 축구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전 세계 수많은 리그들이 VAR 기술을 적극 활용해 오심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에선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 단계 진화해 '반자동 오프사이드'라는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은 공 내부에 센서를 탑재하고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12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와 공을 건드린 순간을 정확히 잡아냈다. 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오프사이드를 두고 오심이 없어지니 팬들의 만족감도 크게 높았다.

월드컵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은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프리미어리그는 적어도 이번 시즌 중 해당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타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에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이 사용됐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 팔다리 추적 기술 및 인공 지능을 사용해 공을 차는 순간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지 자동으로 감지한다"라며 "그러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VAR 심판에게 전달되고, 심판은 공격자가 플레이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 덕분에 오프사이드를 판정하기 위해 VAR에서 직접 화면에 선을 그을 필요가 없어져 정확도가 향상되고 지연이 줄어들었다"라며 "토트넘-리버풀전에서 시스템을 사용했더라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를 사용해 본 이들은 인적 오류가 크게 줄었다고 주장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이 큰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클럽들은 이번 시즌에 시스템 사용을 거부했다"라며 "클럽들은 아직 개발 중인 더 진보된 시스템을 선호한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AP, PA Wire, EPA, Kyodo, D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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