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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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풀타임' 뮌헨, 코펜하겐 원정서 2-1 역전승→조별리그 36G 무패+A조 선두 유지 [UCL 리뷰]

기사입력 2023.10.04 05:58 / 기사수정 2023.10.04 07:48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가 선발로 출전한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이 덴마크 명문 FC코펜하겐 원정 경기에서 경기를 뒤집으며 승점 3점을 챙겨갔다.

뮌헨은 4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FC코펜하겐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1분과 37분에 각각 자말 무시알라와 마티스 텔이 연달아 득점을 터트리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코펜하겐전 승리로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무패행진을 36경기(33승3무)로 늘렸다. 또 이번 시즌 조별리그 2경기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6(2승)으로 A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같은 시간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2차전 맨유와 갈라타사라이 맞대결에서 라스무스 회일룬이 멀티골을 터트렸으나, 맨유가 홈에서 3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역전패해 갈라타사라이가 승점 4(1승1무)로 A조 2위를 차지했다. 뮌헨전에서 패한 코펜하겐은 승점 1(1무1패)로 A조 3위에 올랐고, 2경기 전패 중인 맨유는 4위 자리를 유지했다.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 뮌헨은 지난달 1일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진행된 조별리그 추첨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FC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뮌헨은 조별리그를 통과할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함께 A조로 편성된 클럽들도 각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이기에 쉽지 않은 싸움이 예고됐다.

2차전 전까지 A조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팀은 뮌헨이다. 뮌헨은 지난 21일 맨유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겨갔다. 반면에 코펜하겐은 A조 첫 경기인 갈라타사라이 원정에서 2-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선수 1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한 뒤 내리 2골을 내주면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맨유전 승리로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5경기(32승3무)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조별리그에서 막강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오랜 시간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뮌헨은 이제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코펜하겐을 상대하러 덴마크로 떠났다.

1992년에 창단된 이후 덴마크 수페르리가 우승만 15번이나 차지한 코펜하겐은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예선 참가권을 얻었다. 이후 2, 3차 예선과 플레이오프까지 뚫으면서 조별리그 참가에 성공해 뮌헨과 함께 16강 진출을 두고 경쟁을 펼치게 됐다.





원정이지만 전력 차가 커 뮌헨이 어럽지 않게 코펜하겐을 제압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인터뷰를 통해 "난 챔피언스리그의 모든 상대를 존경한다. 챔피언스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클럽 대회이다"라며 "조별리그에선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 외에는 어떤 방법으로도 접근할 수 없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뮌헨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도 "우리는 코펜하겐이 홈에서 매우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기에, 90분 동안 집중하면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뮌헨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스벤 울라이히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지켰고, 2선엔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자네가 출전. 최전방 원톱 자리엔 해리 케인이 이름을 올렸다.

코펜하겐은 4-3-3으로 맞섰다. 카밀 그라바라가 골문을 지켰고, 비르예르 멜링, 케빈 딕스, 데니스 바브르, 페테르 안케르센이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엔 디오구 곤살베스, 라스무스 폴크, 루카스 레라허가 맡았고, 최전방에서 엘리아스 아슈리, 빅토르 클라에손, 모하메드 엘류누시가 뮌헨 골문을 노렸다.





모두의 예상대로 뮌헨 핵심 수비수 김민재는 코펜하겐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김민재는 최근 리그 경기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펼치면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뮌헨은 지난 1일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6라운드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뮌헨은 전반전에만 2골을 실점하며 패배 위기에 놓였지만 후반전엔 케인과 사네가 각각 만회골과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패배를 모면했다.

경기 후 이날 2실점을 허용한 김민재는 냉정하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패스 성공 106회, 패스 성공률 92%로 패스는 안정적이었지만, 공중볼 경합 성공률 25%로 상대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에게 밀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오펜다는 몇 차례 경합 이후 자신감을 내비치며 김민재를 어렵게 만들었고, 뮌헨은 스벤 울라이히의 실수까지 겹치며 오펜다에게 1골 1도움을 허용해 라이프치히에게 리드를 내줬다.

만약 뮌헨이 그대로 패했다면 김민재도 패배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투헬 감독도 처음으로 김민재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비쳤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에 따르면, 투헬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에 대해 "김민재는 1대1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고, 우파메카노는 김민재를 지키기는커녕 나가서 공간을 허용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반 20분 김민재가 오펜다를 막는 과정에서 수비 라인이 뚫리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빠르게 나갔고, 이런 과정에서 슈팅 각도를 좁히기는 했지만, 실점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투헬은 이 부분에 대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실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했다.

김민재가 지난 경기를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 가운데 전반 4분 홈팀 코펜하겐이 이날 첫 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노르웨이 공격수 엘유누시가 받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까지 가져가 봤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올라이히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곧바로 뮌헨도 역습을 펼쳐 코망이 박스 안에서 시도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은 코펜하겐 수비수들의 육탄방어에 막혀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반 16분 사네가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케인한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줬다. 슈팅 각도가 부족했음에도 케인은 빠른 움직임으로 패스를 받아 몸을 날리면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는데, 이를 코펜하겐 수문장 그라바라가 오른손으로 막아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전반 18분 뮌헨이 멋진 패스 플레이로 좋은 기회를 만들 뻔했지만 코펜하겐 선수들의 놀라운 수비 집중력에 막혀 슈팅까지 가져가지 못했다. 데이비스, 고망, 키미히를 거쳐 공이 박스 안으로 침투한 사네한테 이어졌다. 이때 사네는 공을 잡으면 크로스를 시도하려고 했으나, 수비수 멜링의 한 발 빠른 슬라이딩 태클에 막혀 결국 공의 소유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뮌헨은 박스 안에서 선수를 놓쳐 하마터면 선제골을 허용할 뻔했다. 전반 26분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엘유누시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때 뮌헨 수비수들이 엘유누시를 제대로 마크하지 않아 프리 헤더를 하게끔 놔뒀다. 다행히 엘유누시 헤더 슈팅은 골키퍼 품 안으로 향하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좀처럼 유효슈팅이 나오지 않던 뮌헨은 전반 28분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키미히가 박스 바로 밖에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슈팅도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전반 37분 김민재가 장기인 정확한 롱패스를 통해 오른쪽 터치라인 인근에 있던 사네한테 공을 보내줬지만, 사네가 드리블 돌파하는 과정에서 코펜하겐 수비수들한테 저지 당해 공격 기회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전이 점점 끝으로 향하는 가운데 뮌헨은 좀처럼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데 여려움을 겪었다. 전반 45분이 되서야 사네가 뮌헨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전반전 유일한 유효슈팅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안전하게 잡혔다.

전반 추가시간 뮌헨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려고 했으나, 박스 안에서 사네의 터치 실수로 그만 슈팅까지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1분도 모두 종료되면서 뮌헨은 코펜하겐 원정에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전반전 동안 점유율 64%와 코너킥 7회를 기록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으나, 유효슈팅을 단 1개만 기록하는 등 최전방에서 답답한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오히려 유효슈팅은 코펜하겐(2개)이 뮌헨보다 하나 더 많았다.





후반 6분 김민재가 멋진 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코펜하겐 미드필더 곤살베스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예측해 상대 공격수보다 먼저 발을 갖다 대는데 성공하면서 코펜하겐이 슈팅을 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후반 8분 뮌헨 프리킥 상황에서 키미히가 오른쪽 골대 낮은 구석을 노리는 기습적인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슈팅 속도가 빠르지 않아 그라바라 골키퍼가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후반 10분 팽팽한 0의 균형을 깬 건 홈팀 코펜하겐이었다. 코펜하겐 역습 상황에서 클럽 주장이자 스웨덴 공격수 클라에손이 박스 안에서 날린 1차 슈팅을 김민재가 슈팅 방향을 읽어 왼발로 막아냈지만, 이후 세컨볼을 차지한 미드필더 레라허의 오른발 발리 슈팅이 바운드되면서 골대 안으로 향했다. 김민재와 울라이히 골키퍼 모두 바라볼 수밖에 없던 슈팅이었다.

이로써 코펜하겐은 지난 갈라타사라이전에 이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뮌헨 상대로 선제 득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반대로 뮌헨은 코펜하겐 원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선제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끝내 실점을 허용했다.





동점골을 절실한 가운데 후반 19분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가 머리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 줬다. 받스 안으로 날아온 크로스가 뒤로 흐르자 김민재가 이를 머리에 맞춰 박스 중앙으로 보냈고, 김민재 헤더 패스를 라이머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슈팅이 부정확해 골대 밖으로 향했다.

후반 21분 뮌헨이 중요한 순간에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2003년생 어린 독일 미드필더 무시알라가 중앙에서 공을 받아 직접 드리블을 통해 박스 인근까지 접근했다. 무시알라는 침착하게 수비수를 제친 뒤 먼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가져갔고, 이 슈팅은 그라바라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곳으로 향하면서 동점골로 이어졌다.

기세를 탄 뮌헨은 후반 26분 역전골까지 노려봤으나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방에서 사네 움직임을 본 키미히의 롱패스를 사네가 정확한 퍼스트 터치로 자신의 소유권으로 만들었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그라바라 골키퍼가 빠르게 앞으로 나와 슈팅 각도를 좁히면서 무릎으로 사네 슈팅을 막아냈다.

사네 슈팅이 막힌 지 1분 뒤 엘유누시가 뮌헨 박스 안에서 세컨볼을 빠르게 잡아 곧바로 슈팅을 날렸지만,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하면서 코펜하겐도 다시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후반 32분 뮌헨은 3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변화를 줬다. 동점골 주인공 무시알라를 포함해 르로이 사네와 콘라트 라이머를 빼고, 레온 고레츠카와 마티스 텔 그리고 뮌헨 부주장 토마스 뮐러를 투입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했다.

뮌헨 통산 673경기를 뛴 살아있는 레전드 뮐러는 투입되자마자 과감한 오른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힘이 너무 들어가 슈팅이 위로 크게 뜨면서 관중석 쪽으로 날아갔다.

후반 35분 뮐러와 함께 교체로 들어온 고레츠카도 뮐러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 슈팅을 날렸지만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했다. 이때 코펜하겐 수비수들이 함께 뛰지 않으면서 고레츠카를 자유롭게 놔뒀기에, 고레츠카의 프리 헤더 슈팅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37분 뮌헨이 드디어 역전골을 터트렸다. 울라이히 골키퍼의 롱킥을 케인이 머리에 맞춰 코펜하겐 수비 라인 뒤쪽으로 보냈다. 이를 뮐러가 받아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다. 뮐러는 슈팅을 하기 보다 침착하게 옆에서 쇄도 중인 텔한테 패스했고, 텔이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날리면서 코펜하겐 골망을 흔들었다.





뮐러의 이타적이고 침착한 플레이로 뮌헨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리드를 잡게 됐다. 또 교체 투입된 두 선수가 역전골을 합작하면서 투헬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5분이 주어진 가운데 코펜하겐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코펜하겐의 조르단 라르손의 헤더 슈팅이 교체 투입된 에릭 막심 추포모팅 발 맞고 자책골로 이어질 뻔했으나, 울라이히 골키퍼가 멋진 선방으로 공을 옆으로 쳐내면서 뮐러의 역전골을 지켜냈다.

결국 마지막까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한 뮌헨은 어려웠던 코펜하겐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한편, 이날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역전승에 기여한 김민재는 라이프치히전 혹평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당시 라이프치히전이 끝나고 투헬 감독뿐만 아니라 독일과 뮌헨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도 김민재를 지적했다. 

전설적인 미드필더 마테우스는 과거 뮌헨에서 1984년부터 1988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활약했으며, 당시 분데스리가 우승만 7회를 달성한 레전드다. 그는 독일 대표팀에서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대표팀 경기만 150경기를 출전해 역대 독일 대표팀 최다 출장 1위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그는 뮌헨 활약 당시 미드필더와 더불어 중앙 수비수로도 인정받으며 리베로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선수다. 

독일 매체 '스카이스포츠 독일' 보도에 따르면, 마테우스는 김민재에 대해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 근접한 기량은 아니며, 뮌헨의 불안 요소다"라고 현재 김민재의 기량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탈리아에서 그가 해낸 업적을 고려하면, 내가 그에게 거는 기대에 아직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였던 김민재가 뮌헨에서는 아쉽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마테우스의 이러한 비판은 그가 김민재 영입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6월 당시 김민재의 영입을 격하게 반겼던 것과 더욱 비교되는 태세 전환이다. 

마테우스는 지난 6월 당시 개인 칼럼을 통해 김민재 뮌헨 이적설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는데, 그는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 될 것이다"라고 밝히며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다. 그는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고, 그 이유만으로도 그는 뮌헨에 매우 적합할 것이다"라고 뤼카 에르난데스 대신 뮌헨에 합류할 김민재를 강하게 반겼다.

하지만 불과 3달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향한 날 선 비판을 하며,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기에 마테우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는 김민재의 노력과 반등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뮌헨이 최근 수비수 보강까지 진행하면서 새로운 포지션 경쟁자가 등장함에 따라 김민재도 압박감을 받기 시작했다. 믠헨은 최근 또 한 명의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의 무릎 부상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자 35세 베테랑 수비수 제롬 보애텡의 뮌헨 재입단을 추진했다.





가나 혈동의 독일 선수인 보아텡은 2011년 뮌헨에 합류해 그의 전성기를 맞았다. 약 10년간 뮌헨에 자신의 청춘을 바치며 수비적 다재다능함을 뽐낸 보아텡은 좋은 롱 패스 성공률과 빠른 달리기를 가진 대단한 수비수였다.

뮌헨은 보아텡의 활약에 힘입어 9개의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트로피)를 획득했고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획득을 통해 팀의 역사적인 트레블(리그, 자국 컵대회,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한시즌에 우승하는 것)을 두 번이나 이뤘다.

보아텡은 2021년 정든 뮌헨을 떠난 뒤 프랑스 리그1 올랭피크 리옹으로 떠났지만 오래 머물지 못하고 1년 만에 팀을 나왔다.

지난 2022/23시즌, 리옹 이후 뛸 수 있는 구단을 찾았지만 보아텡을 원하는 구단이 없어 결국 1년간 무직의 상태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와중 2023/24시즌 개막 후 뮌헨과 강하게 연결되며 뮌헨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보아텡 영입에 대해 투헬 감독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지금 며칠간 함께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몸 상태 등을 본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라며 "우리 수비수들 중 부상자가 많다. 보아텡을 데려오려는 이유"라며 영입 의사를 인정했다.

'키커'도 "앞으로 며칠 내 뮌헨에서 테스트를 갖게 될 예정"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이후 그를 영입하는 게 맞는지, 그리고 그가 단기적으로 팀에 보탬이 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계약 협상은 없다. 챔피언스리그 명단에 등록하지 못해 보아텡은 분데스리가에서만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언론인 플로리안 플라텐베르크는 "뮌헨은 보아텡 영입에 대해 대중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보기 위해 앞으로의 며칠을 기다릴 예정"이라면서 "현재까지 뮌헨 이사들은 보아텡 영입을 원하고 있다. 그가 선수단에 적합하고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투헬 감독이 보아텡의 열렬한 팬"이라고 전했다.

현재 보아텡은 뮌헨 훈련장에서 뮌헨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받고 있으면서 계약 공식 발표만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축구 외적인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린 선수이기에 보아텡 영입에 우려를 표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보아텡은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고 결국 120만 유로(약 17억원)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완전히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은 올해 다시 재점화됐다. 외신이 지난달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보아텡의 이전 재판 결과는 무효화됐다. 뮌헨 지역 고등법원에서 재판 과정상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해서다.

보아텡과 전 여자친구는 휴가 중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보아텡이 여성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보아텡이 의도적으로 여성의 신체에 폭력을 가한 것으로 보고 보아텡을 기소했다.

외신은 "뮌헨 법원이 발표한 성명문을 보면 '증거자료를 수집한 뒤 다시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 전했다"고 밝혔다.

보아텡의 전전 여자친구는 보아텡과 결별한 뒤 숨진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뮌헨과 투헬 감독이 당장 보아텡을 영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 현재 '독이 든 성배'와 같기 때문이다. 보아텡이 무죄라면 선수단의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아텡이 유죄로 밝혀진다면 구단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구단 내부 징계로 출전까지 시키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보아텡 영입을 두고 많은 뮌헨 팬들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한 팬은 "만약 보아텡이 유죄로 밝혀진다해도 댓가를 치르면 된다. 이후 두번쨰 기회를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보아텡 영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또 다른 팬은 "범죄자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은 잘못된 메세지를 퍼뜨릴 수 있다"며 그의 영입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김민재 영입 뒤 3달도 되지 않았는데 그를 벌써부터 믿지 못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앞서 바이에른 뮌헨 구단은 지난 7월19일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와 오는 2028년 6월30일까지 계약을 체결했다"며 "그는 완전한 중앙 수비수이며 세리에A 시즌 최우수 수비수를 거머쥐었다. 강력한 태클과 뛰어난 빌드업 플레이가 뛰어나다. 별명은 몬스터"라고 소개했다.



거의 1년 내내 한국 팬들은 물론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최대 화제 중 하나였던 김민재의 거취가 뮌헨 입성으로 결판 난 것이다. 그의 이적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민재가 나폴리와 지난해 여름 체결한 바이아웃 조항 5000만 유로(700억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독일 언론에 따르면 뮌헨은 김민재에게 세후 연봉으로 1000만 유로, 약 140억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입단하면서 등번호도 김민재 고유의 번호를 주는 등 각별히 신경 썼다. 김민재는 뮌헨에서도 자신이 소속팀에서 즐겨 다는 3번을 받았다. 그는 전전 소속팀인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와 전 소속팀인 나폴리에서도 3번을 달고 뛰었다. 대표팀에서의 등번호는 4번이다.

입단 당시 뮌헨 구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김민재는 대단한 발전을 이뤘다. 신체적인 존재감은 물론 정신력과 속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우리는 그가 즉시 훈련 준비를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반겼다.

이에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라며 "뮌헨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모든 것이 정말 기대된다. 내게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구단과의 대화에서 처음부터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분명히 알았다"며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타이틀을 획득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재는 2019년 정우영(현 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독일 최고 명문 구단에서 뛰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아울러 알리 다이에, 바히드 하세미안, 알리 카리미(이상 이란), 우사미 다카시(일본), 정우영에 이어 뮌헨 1군에서 뛰는 6번째 아시아 선수가 됐다. 특히 수비수로는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됐다.

뮌헨은 에르난데스가 이강인 소속팀인 PSG로 이적해 새로운 수비수를 찾고 있었다. 마침 김민재가 시장에 나왔고 그의 기량과 인성, 시장성 등을 검증한 끝에 과감한 오퍼를 던져 품었다. 당초 박지성의 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이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6월 중순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들어간 직후부터 뮌헨행이 강력하게 불거졌고, 이후 전세 역전 없이 그대로 입단했다.

뮌헨 구단은 입단 발표와 함께 김민재의 축구 경력을 소개하면서 특히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의 먕활약을 주목했다.

뮌헨은 "지난 시즌 김민재의 강력한 활약은 나폴리가 33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2022년 여름 튀르키예 이스탄불 연고 구단 페네르바체에서 곧바로 주전이 된 김민재는 나폴리의 공식전 49경기 중 45경기를 뛰며 44차례 선발 출전했다. 특히 한국 수비수는 강력한 태클 성공률(63%)과 패스성공률(91%)로 모든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했다.

또 "김민재는 2022/23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전진 패스(1057개)와 세 번째로 많은 패스(2547개)를 실행한 선수였다"고 극찬했다.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다. 연세대를 다니다가 지난 2017년 전북 현대에 입단했던 김민재는 2017년과 2018년 전북의 K리그1 우승은 연속으로 이끈 뒤 2019년 스위스 출신으로 손흥민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지도했던 로저 슈미트 감독의 부름을 받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 입단했다. 거기서 2년 반을 보낸 김민재는 2021년 여름 페네르바체를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했고, 1년 뒤 나폴리로 옮기며 빅리그까지 단숨에 내달렸다.

사실 나폴리 입단 때만 해도 이탈리아가 2021년에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이었고, 수비 만큼은 세계 최고로 정평이 났던 터라 김민재가 얼마나 잘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김민재의 전임자가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했던 세네갈 국가대표 칼리두 쿨리발리(현 알힐랄)여서 김민재의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실력으로 이런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며 세리에A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걸출한 활약을 펼쳐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와 함께 세계 3대 구단으로 꼽히며 '레바뮌' 중 하나로 불리는 뮌헨에 가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1900년 창단돼 123년 역사를 자랑하는 팀으로 독일 축구의 대표적인 구단이자 사실상 '1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팀이다. 독일 1부리그는 총 33번 우승했으며, FA컵 격인 DFB포칼을 20번 제패했다. 또 UEFA 챔피언스리그 6번 우승, UEFA 유로파리그(옛 UEFA)컵과 UEFA 컵위너스컵(지금은 폐지)를 각각 한 번씩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거쳐 지난 2021년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투헬 감독이 지난 3월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해 현재 독일 대표팀의 간판 선수인 토마스 뮐러와 요슈아 키미히, 야말 무시알라 등이 뮌헨 유니폼 입고 뛰는 중이다.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김민재와 센터백 콤비를 맞출 네덜란드 센터백 마테이스 더 리흐트,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킹슬리 코망, 캐나다 축구사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도 몸 담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는 군사훈련 여파로 인해 입단 직후 프리시즌 경기에서 출전시간을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

뮌헨은 7월26일 오후 7시30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2022/23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일궈낸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와 아시아투어 첫 경기를 치렀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FA컵 등 3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현존 지구 최강팀인데 이 경기에서 김민재는 명단에 빠져 아예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다음 경기에선 전격 선발 출전했다. 뮌헨은 7월29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렀는데 1-0으로 승리했다. 김민재도 선발로 나와 45분을 뛰고 투헬 감독에게 나름대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리버풀전, 독일로 돌아가 8월8일 치른 프랑스 리그1 소속 AS모나코와 친선 경기를 통해 홈 팬들에게 인사했다.

뮌헨 홈구장 데뷔전인 지난 8월13일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뮌헨 공식 경기 데뷔를 이룬 김민재는 일주일 뒤 개막한 분데스리가에선 전 경기 선발로 나서며 투헬 감독에게 인정받는 듯 했다.

투헬 감독도 개막 전 김민재에 대한 극찬을 이례적으로 할 정도였다.

투헬 감독은 슈퍼컵 라이프치히전 패배를 되돌아보며 "아픈 0-3 패배였다. 지금도 아프다. 스포츠에서 항상 그렇듯이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올바른 해결책을 완전히 찾지는 못했지만, 찾아낼 것이다"라며 나아진 경기력과 결과를 예고했다. 

그러더니 수비진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민재를 특히 강조해 칭찬한 것이다. 그는 "벤자민 파바르(지난 달 이탈리아 인터 밀란 이적)와 세 명의 센터백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의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김민재는 이제 막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언어에 적응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리더가 될 수 있다. 매일 새로운 독일어를 하며, 영어로 코칭을 많이 하기도 한다"라며 김민재의 자질에 대해 칭찬했다. 

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도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며, 다욧 우파메카노는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경기에 대한 생각을 내재화해 단단한 백4를 구성하길 희망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김민재를 포함해 센터백들의 기량이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뮌헨은 프리시즌과 슈퍼컵 경기에서 꾸준히 실점을 기록해 부진한 공격력만큼이나 수비진의 반등도 절실했고, 이는 김민재의 중용으로 연결됐다.




지난달 24일 김민재의 분데스리가 5라운드 보훔전 풀타임이 대표적이다.

김민재의 파트너들은 풀타임을 좀처럼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90분을 믿고 맡길 선수로 이미 자리 잡은 모양새였다.

당시 뮌헨은 23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5라운드 보훔과의 경기에서 7-0으로 승리했다.

보훔전 승리는 뮌헨(승점 13)을 기존 선두였던 레버쿠젠(승점 10)보다 앞세우며 선두로 올라서게 한 경기였다.

뮌헨은 전반 4분 만에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코망의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전반 13분에는 해리 케인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 29분에는 더 리흐트의 헤더 득점, 전반 38분에는 리로이 사네의 감각적인 슈팅까지 보훔 골망을 가르며 4골 차로 앞서 나갔다.

후반에도 공격을 몰아붙였다. 후반 9분 케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뮌헨은 교체 투입된 마티스 텔이 6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2골을 기록하며 해트트릭을 위해 분전하던 케인이 후반 43분 마즈라위의 크로스를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가르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결국 뮌헨은 7골 차 대승을 거두며 최근 상승세와 리그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보훔전에서 투헬 감독이 선택한 선발 명단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자말 무시알라를 대신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릭 막심 추포-모팅도, 3선으로 돌아온 콘라트 라이머도 아니었다. 기존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여겨졌던 다욧 우파메카노 대신 선발로 나선 더 리흐트였다. 

더 리흐트는 최근 주전 입지가 흔들리며 그의 심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당초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더 리흐트와 달리 우파메카노는 지난 시즌 뮌헨의 중요한 순간마다 실수를 연발하며 김민재 영입 이후에는 벤치에 앉게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프리시즌 초반까지도 더 리흐트의 주전 가능성이 우세했다. 우파메카노는 프리시즌 당시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의 친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당시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하며 뮌헨이 실점을 허용하는데 빌미를 여러 차례 제공했다. 실점으로 이어진 실수 외에도 뮌헨 팬들을 불안하게 하는 모습을 자주 연발한 우파메카노는 당연히 교체 자원으로 밀릴 듯 보였다. 

하지만 우파메카노는 "주전 경쟁을 받아들인다. 난 내 자리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개막 후 더 리흐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활약했다. 



결국 개막 이후 확고한 주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경기에 나서서 좋은 활약을 펼치자 투헬 감독의 생각도 바뀌었다. 투헬 감독은 개막전 베르더 브레멘전부터 직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까지 김민재, 우파메카노를 주전 센터백으로 낙점하며 꾸준히 두 선수를 선발 명단에 올려놓았다. 

독일 빌트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시즌 초에는 부상 회복 중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시 건강해졌음에도 여전히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교체 자원으로 전락한 상황에 낙담 중이라고 주장했다.

투헬은 이런 소식에도 불구하고 보훔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는 "센터백에는 자주 변화를 주지 않는다. 나는 매일 모든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더 리흐트는 100% 출전할 자격이 있다. 그는 좋은 컨디션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는 팀 플레이어다"라며 팀을 위해 더 리흐트가 교체 자원 자리를 감수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데, 선발 명단에서는 우파메카노 대신 더 리흐트를 올려 놓으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거꾸로 말하면 김민재가 확고한 주전이고,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김민재 파트너를 놓고 경쟁한다는 뜻이다.

다만 투헬은 더 리흐트의 활약에도 그를 오랜 시간 기용하는 대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파메카노를 바꿨다. 마치 김민재에게 더 어울리는 파트너를 찾는 듯이 보훔전 전반과 후반 다른 센터백을 각각 기용하며 김민재와의 호흡을 점검하는 듯 보였다. 더 리흐트의 이번 선발 출전으로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는 당분간 꾸준히 경쟁 체제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보훔전에서 공중볼 경합과 상대 공격 상황에서의 패스 차단, 공격수의 전진 차단 등 필요한 수비적인 역할을 적재적소에 맞춰서 하며 뮌헨이 경기 내내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게 도왔다. 

수치에서도 김민재는 태클 성공률 100%, 클리어링 10회, 인터셉트 2회, 공 소유권 회복 4회, 공중 볼 경합 성공 8회, 공중볼 경합 성공률 88%로 압도적인 수비 지표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보훔전에서 특급 활약을 펼쳤다. 뮌헨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한 것은 단연 케인이었다. 케인은 이날 경기에서 무려 3골, 2도움을 적립하며 뮌헨 이적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케인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골, 2도움과 더불어 기회 창출 3회, 유효 슈팅 4회, 드리블 성공 2회, 정확한 크로스 1회, 롱패스 성공률 75%, 볼 경합 성공 3회 등 공격에서의 다재다능함을 뮌헨 팬들 앞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케인은 풋몹 기준 평점 9.8점,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 10점을 기록하며 각종 통계매체들의 경기 최우수 선수로 꼽혔다. 

김민재는 축구통계매체 풋몹(Futmob) 기준 평점 8.0을 기록했는데, 이는 평점 6.4를 기록한 울라이히를 제외한 선수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만 득점을 기록한 더 리흐트와 공격에서 활약했던 데이비스 등 수비진에 다른 선수들도 평점 8.0을 기록했고, 이날 경기 수비에서 딱히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훔 선수 중 단 한 명도 평점 7.0점을 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뮌헨이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고, 김민재도 이에 어울리는 활약을 함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도 김민재를 7.7점으로 평가했으며, 득점을 기록한 더 리흐트와 도움을 기록한 마즈라위가 평점은 더 높았지만, 데이비스, 라이머, 추포-모팅 등은 전방에서 활약했음에도 김민재보다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그런 김민재에 대한 평가가 일주일 뒤 분데스리가 6라운드 라이프치히전 직후에 뒤바뀐 것이다. 뮌헨은 1일 라이프치히전에서 2-2로 비겼는데 경기 직후 투헬 감독도 김민재 등 수비수들에 대한 불만을 살짝 토로했다.

김민재는 사실 라이프치히전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패스 성공 106회, 패스 성공률 92%로 패스는 안정적이었지만, 공중볼 경합 성공률 25%로 상대 공격수 오펜다에게 밀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오펜다는 몇 차례 경합 이후 자신감을 내비치며 김민재를 어렵게 만들었고, 뮌헨은 스벤 울라이히의 실수까지 겹치며 오펜다에게 1골 1도움을 허용해 라이프치히에게 리드를 내줬다. 



만약 뮌헨이 그대로 패했다면 김민재도 패배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투헬 감독도 처음으로 김민재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코펜하겐전을 통해 김민재에 대한 신뢰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님을 입증했다. 김민재도 풀타임 소화와 팀의 역전승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사진=EPA, DPA, AP/연합뉴스, 뮌헨, 코펜하겐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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