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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한과 8강전 2-1 승리…북한 지고나서 '거친 항의' 추태 [항저우AG]

기사입력 2023.10.01 22:28 / 기사수정 2023.10.01 22:28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일본이 북한을 꺾고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1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진화 샤오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북한은 3-4-3으로 나섰다. 강주혁이 골문을 지켰고, 장국철, 김경석, 김유성이 백3를 섰다, 리일성, 강국철, 백청성, 김국범이 중원을 구성했고, 김범혁, 리조국, 김국진이 최전방 3톱으로 출격했다.




북한은 이번 8강전에서 승리한다면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9년 만에 메달에 도전할 수 있었기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조별리그 3경기와 지난 16강전 당시 기용했던 선발 라인업을 이번 8강전에서도 그대로 들고나오며, 매 경기 사활을 걸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시안게임이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불과 2, 3일 간격으로 경기가 계속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신용남 북한 감독은 고정된 선발 라인업을 사용하며 주전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선보였다. 

북한은 해당 선발 명단을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모두 그대로 기용해 무실점으로 승리하며 굉장한 기세를 선보인 바 있다. 1차전 대만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고, 이어 키르기스스탄과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었다. 16강에서는 바레인을 2-0으로 물리치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4-5-1 전술로 맞섰다. 후지타 가즈키가 골문을 지키며, 오쿠다 하야토, 요시다 마나토, 야마사키 다이치, 바바 세이야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은 마쓰오카 다이키, 니시카와 준, 마츠무라 유타, 사토 게인, 야치다 데페이가 출전했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우치노 고타로가 나서 북한 골문을 노렸다. 

일본은 지난 미얀마와의 16강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아유카와 슌이 선발에서 제외되며 선발 명단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아유카와 대신 16강에서 교체 출전했던 코타로가 이번 8강에서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도 북한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본은 두 차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카타르와 팔레스타인을 각각 3-1과 1-0으로 꺾었다. 16강에서는 미얀마를 상대로 무려 7골을 터트리며 한국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를 증명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일본이 북한 진영으로 라인을 올리며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1분 요시다가 북한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는데 아쉽게도 높게 뜨고 말았다. 

북한도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2분 김국진이 일본 페널티박스 좌측을 돌파한 이후 크로슬르 올렸는데 문전 앞 선수들에게 연결되지 않고 수비에 걸렸다. 북한은 이어진 프리킥 상황에서 골키퍼 선방에 튕겨 나온 공을 김범혁이 돌파 이후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위협적인 공격 장면 외에도 북한은 일본 페널티박스 부근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하며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일본은 북한의 거친 압박에 좀처럼 공격을 쉽게 전개하지 못했다.

북한은 빠른 역습으로 일본을 위협했다. 전반 12분 백청성과 김국진으로 이어진 역습이 일본 페널티박스 우측 깊숙한 곳까지 이어졌지만, 김국진의 크로스가 일본 수비수를 맞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북한은 이어진 공격 장면에서는 리일성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다시 한번 올렸고, 수비 뒤편으로 쇄도하던 백청성에게 이어지는 듯 보였으나 수비수에게 걸리며 공격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북한은 선수들의 엄청난 활동량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23분 강국철이 수비 진영에서부터 단독 돌파를 통해 페널티박스 우측으로 진출해 크로스를 올렸고, 백청성이 골라인을 벗어날 뻔한 공을 살려냈다. 이후 백청성이 시도한 슈팅은 골문 옆으로 흐르며 득점이 되지는 못했다. 

일본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전반 24분 오쿠다의 패스를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잡은 사토는 과감한 돌파에 이어 오른발 슛으로 북한 골문을 노렸는데 아쉽게 수비에 걸리며 막혔다.

북한의 공격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전반 34분 페널티박스 아크 우측에서 공을 잡은 강국철이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골키퍼 선방에 걸리며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리일성이 수비를 맞고 흘러 나온 공을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너무 높게 뜨고 말았다. 

일본의 수비 뒷공간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공격도 일본을 위협했다. 전반 39분 백청성이 내준 롱패스를 수비 뒷공간으로 돌아 들어간 김국진이 잡아냈고, 김국진은 이를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해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북한은 전반 추가시간까지 계속해서 일본을 압박했지만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고, 전반전은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은 시작부터 일본이 공을 잡고 경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은 롱패스를 통해 북한 수비진과 경합을 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전방으로 공을 뿌렸다. 

롱패스로 기회를 노린 일본은 선제골에도 성공했다. 후반 5분 요시다가 페널티박스 우측으로 올린 롱패스를 사토가 컷백 패스로 연결했고 고타로가 문전 앞에서 이를 슈팅으로 마무리했는데, 이 슈팅이 김유성을 맞고 북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북한은 일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이번 대회 첫 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선제골 이후 일본은 격차를 벌리기 위해 더욱 거세게 공격의 고삐를 쥐었다. 후반 13분 북한 페널티박스 밖 우측에서 사토의 저돌적인 돌파를 백청성이 파울로 끊으며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야치다의 슈팅은 수비 머리를 맞고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북한은 전반 내내 보여줬던 왕성한 활동량이 후반 돌입 이후 좀처럼 나오지 않으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은 경기장 중앙에서 빠르게 북한 공격을 끊어내며 차단했다. 

김국진의 분전은 위협적이었지만, 마무리되지 못했다. 후반 16분 일본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돌파를 시도한 김국진은 문전 앞 깊숙한 곳까지 돌파해 패스까지 시도했지만, 골문 앞에서 수비가 이를 차단하며 걷어냈다. 




북한은 세트피스로 기회를 노리기도 했다. 후반 18분 백청성이 얻어낸 코너킥이 문전 앞으로 올라오자 강국철이 이를 머리에 맞추는 데 성공했지만, 조금 뜨며 골대 위로 날아갔다.

일본은 사토의 날카로운 움직임이 돋보였다. 후반 24분 사토가 단독 돌파를 통해 북한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골라인 가까운 지점에서 문전 앞으로 패스를 올렸다. 다만 일본 공격수들이 수비에 둘러싸이며 득점 기회로 연결되지 못했다. 

계속해서 일본의 공세를 막아낸 북한은 찾아온 기회를 살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9분 김국진이 일본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공을 받고 돌파를 시도하려다 막히자,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위치한 김국범에게 패스를 내줬다. 김국범은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북한은 곧바로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33분 니시카와가 북한 페널티박스 우측을 돌파하며 좋은 기회를 맞이했는데, 강주혁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뛰어 나오다가 손으로 니시카와를 걸어버리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북한 선수들이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마츠무라는 정확하게 북한 골문을 갈랐고, 일본이 다시 앞서 나갔다.

북한은 실점 이후 곧바로 다시 따라붙기 위해 경기장을 누볐지만, 체력이 떨어지며 일본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결국 동점골을 넣지 못했고 경기는 일본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북한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갑자기 주심에게 일부 선수들이 달려들어 항의와 몸싸움을 벌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의 최근 국제대회 공식 경기 승리는 지난 2020년 1월 16일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까지 조별리그 D조 3차전이었다.

북한은 당시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베트남을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비록 앞선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전 패배로 조 3위에 머무르며 8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전력상 한 수 위로 여겨졌 베트남을 이겼다.

하지만 북한 축구는 베트남전을 마지막으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까지 국제 무대에서 실종됐다. 북한은 2020년 2월부터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빠지자 감염 우려와 안전을 이유로 국경을 걸어 잠갔다. 축구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대회 출전도 불허했다.

이미 진행 중이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을 기권한 것을 시작으로 2년 전 열린 2020 도쿄올림픽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중 유일하게 참가하지 않았다. 제재가 뒤따랐지만 스포츠 '쇄국정책'을 유지했다.




북한은 우방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다시 메이저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을 재개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대회에 18개 종목, 남자 79명, 여자 112명 등 총 191명의 선수단을 등록했다.

오랜만의 국제 대회임에도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북한의 경기력은 돋보였다. 지난 3년 8개월 동안 북한 내부에서 자체 경기만 치렀던 탓에 사실상 제대로 된 실전 경험이 없는 상태였지만 안정적으로 게임을 풀어가며 조별리그 세 경기와 16강전 모두 무실점 승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 일본과의 8강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탈락하게 됐다. 



일본도 이번 경기 전까지 우승 후보의 자격을 증명했다. 대학 선수가 무려 10명이나 포함된 선수단임에도 불구하고 패배 없이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고 16강전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일본은 3명의 와일드카드도 포기하고 선수단 전원을 2001년생 이후 태어난 선수로 채웠다. 사실상 2군에 가까운 선수단이지만 상대 팀들을 모두 압도하며 성인 대표팀의 상승세를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이번 북한과 일본의 경기에서 승리를 쟁취하며 먼저 4강에 오른 일본은 같은 시간 경기를 치른 이란과 홍콩의 8강 맞대결 승자인 홍콩과 오는 4일 4강전을 치를 전망이다. 이 4강에서 승리한다면 은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사진=AFP/연합뉴스, 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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