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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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목에 건 페이커의 바람…"LoL도 스포츠, 올림픽 정식 종목 됐으면"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09.30 11:31 / 기사수정 2023.09.30 12:47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살아 있는 전설 페이커(이상혁)가 자신의 종목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e-스포츠를 스포츠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페이커는 30일 뉴 센트리 항저우 그랜드 호텔(Grand New Century Hotel Boao Hangzhou)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페이커를 비롯한 e-스포츠 LoL 대표팀 서진혁, 최우제, 정지훈, 박재혁, 류민석과 수영 경영대표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 백인철, 지유찬, 펜싱 사브르 여자 대표 윤지수 등이 자리를 빛냈다.

페이커는 "e-스포츠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는데 이번에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우승이 가능했다"며 "(이번 금메달이) 앞으로 더 정진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LoL 대표팀은 지난 29일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세트 스코어 2-0으로 압승으로 장식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e-스포츠가 하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된 가운데 한국은 초대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스트리트 파이트5 종목에 출전했던 '격겜 고인물' 김관우가 한국의 아시안게임 역사상 첫 e-스포츠 첫 금메달을 수확한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았던 LoL 대표팀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신흥 '효자 종목'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패하며 은메달에 그쳤다. 다만 당시에는 LoL이 정식 종목이 아닌 시범 종목으로 운영됐다.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하계 아시안게임 LoL 정식 종목 첫 금메달을 가져가면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LoL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부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LoL의 상징이자 '올타임 레전드'로 평가받는 캡틴 페이커를 필두로 '쵸비' 정지훈,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까지 드림팀이 꾸려졌고 대회를 지배한 끝에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페이커는 감기 몸살로 인한 컨디션 악화로 준결승, 결승에 나서지 못했지만 주장으로서 팀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믹스트존 인터뷰를 비롯한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페이커는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해 팀에 기여한 부분이 많지 않았다"면서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시안게임 선수촌 생활을 경험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다른 국가 선수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앞으로 e-스포츠가 올림픽에서도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스포츠를 스포츠로 분류할 수 있냐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LoL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체계적인 리그, 대회 운영 스템이 갖춰졌지만 e-스포츠를 스포츠로 보기 어렵다는 보수적인 시선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타 종목 선수들이 LoL을 비롯한 e-스포츠 종목에 대한 '리스펙'을 가지고 있다. 펜싱 레전드 구본길은 "게임이라는 게 집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e-스포츠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페이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페이커는 "스포츠에 대한 기존 관념은 몸을 움직이면서 활동을 많이하는 것이었다"며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경기를 준비하고 이 과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우리의 경쟁이 화제를 일으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부분에서 e-스포츠도 스포츠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LoL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부모님 세대 분들은 스타크래프트는 아셔도 LoL은 잘 모르신다. 자녀분들에게 설명을 들으면서 보시면 큰 기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 할머니도 LoL을 보실 정도로 이 게임을 알게 되면 재밌게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기 위해선 일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숙의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 당장 2024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은 전부 확정돼 e-스포츠가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고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28개 정식 종목 외에 개최국 재량 등으로 들어가는 추가 종목 후보엔 빠져 있다. 야구·소프트볼, 크리켓, 가라테, 클라이밍 등이 재진입을 위해 IOC에 어필하고 있다.

그렇다면 2032 브리즈번 올림픽 혹은 그 이후가 돼야 할텐데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e-스포츠를 바라보는 스포츠계 시각이다. 특히 서울특별시가 2036 하계 올림픽 단독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상황이어서 2036년에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개최국이 강한 e-스포츠의 올림픽 첫 진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강한 종목인 만큼 2036 서울에서 올림픽 열리면 흥행을 위한 매력적인 카드로 충분하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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