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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커 좋다"…북한 女 수영 선수 AG 소감, 남한 질문엔 '침묵' [항저우 라이브]

기사입력 2023.09.28 06:0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북한 여자 수영 대표팀 리혜경(18)이 생애 처음으로 밟은 아시안게임 무대 레이스를 마쳤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기록을 남겼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가운데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혜경은 27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접영 100m 예선 2조에 출전, 1분07초72를 기록하며 조 6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한 리혜경은 이날 접영 100m 예선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첫 50m 구간을 31초39를 기록, 2조 1위 싱가포르의 QUAH Jing Wen(27초72)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리혜경은 마지막까지 힘차게 스퍼트를 끌어올리고 커리어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의 레이스를 마쳤다. 여자 접영 100m 예선에 출전한 25명의 선수 중 19위에 그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오는 28일 여자 자유형 50m와 29일 접영 50m에 출전할 예정이다.

리혜경은 2018 항저우 쇼트 코스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했던 북한 수영 유망주였다. 당시 배영 100m에 출전해 1분05초53으로 46위, 접영 200m에서 2분18초63 25위를 기록하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리혜경은 배영 100m 예선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은 뒤 수줍게 웃으며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손을 가로 저은 뒤 선수 대기실로 이동하려 했다.

리혜경뿐 아니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은 믹스트존에서 만난 한국 미디어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 차원에서 일종의 '남한 매체 접촉 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혜경은 다만 한국어 구사가 유창한 중국 매체 기자의 인터뷰 요청은 받아들였다. 믹스트존에 있던 한국 취재진은 리혜경에게 질문하지 못했지만 중국 기자와 리혜경의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리혜경은 "(배영 100m 예선 기록이) 좋은 결과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몸에 부상이 조금 있었는데 조금씩 회복하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혜경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 북한 선수다.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경우가 아닌 일본 태생으로 조총련이 운영하는 조선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경우다.

K리그에서 활약했던 정대세, 안영학도 재일교포지만 조선학교를 졸업 후 조총련을 통해 북한 여권을 받아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북한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어 "5년 전 항저우 쇼트 코스 세계선수권 때와는 다르게 경기가 아주 큰 곳에서 열려서 좋았다"며 "일단 내 목표는 개인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것이다. 감사하다"고 짧게 각오를 밝혔다.

북한은 2020년 초부터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자국민 보호를 명문으로 국경을 걸어 잠갔다. 리혜경을 비롯한 북한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길도 막힐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을 중도 기권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2021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중 유일하게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 논란이 됐다.

북한은 지난해까지 IOC의 징계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주요 스포츠 국제대회 참가가 금지됐지만 올해 초 제재가 해제됐다. 5년 만에 국제대회 복귀는 우방국 중국에서 열리는 하계 아시안게임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식 웹사이트 마이 인포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대회에 18개 종목, 남자 79명, 여자 112명 등 총 19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27일 오후 현재까지 북한은 금메달 획득 없이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로 종합 18위에 올라 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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