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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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스트레스??? 우리만 신경 썼다"…中기자 수준 낮은 질문, 현답으로 받아친 맏형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09.26 10:36 / 기사수정 2023.09.26 10:36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중국 수영이 한국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나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은 개최국 중국이 일방적인 독주를 펼치고 있다. 개막 첫날인 지난 24일 7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았고 이튿날인 25일에도 4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기가 진행되는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은 이틀 내내 중국 국가 연주가 끊이지 않았다. 여자 자유형 200m에서 우승한 시오반 허기는 홍콩 대표인데 국가는 중국령이다보니 중국 국가를 쓰는 일이 벌어졌다.

다만 25일엔 중국 수영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먼저 남자 자유형 50m에서 지유찬이 예선에서 21초84로 아시안게임 기록을 경신한 뒤 결승에서 21초72로 또 한 번 대회 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4일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기록(46초97)을 수립한 중국 수영 단거리의 간판 판잔러는 지유찬에 밀려 21초92로 동메달에 그쳤다. 판잔러의 '2관왕' 탄생 순간을 기다리던 중국 홈팬들과 기자들은 자유형 50m 결승 결과에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도 중국은 웃지 못했다. 간판스타 왕슌을 비롯해 판잔러, 왕하위오, 니우광성이 호흡을 맞췄지만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양재훈(25), 황선우(20), 김우민(21·이상 강원도청), 이호준(22·대구시청)이 호흡을 맞춘 한국 남자 계영 대표팀은 이 종목 아시아 신기록(7분01초73) 수립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의 계영 800m 결승 기록은 7분06초29로 한국에게 크게 뒤졌다. 마지막 영자 판잔러가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려 한국을 맹추격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에이스 황선우가 결승에 출전한 7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으면서 중국은 아쉬움을 삼켰다. 중국 선수들은 좋은 기록을 내고도 한국에 패하자 침통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남자 계영 800m 시상식 종료 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은 마치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분위기로 진행됐다. 중국 취재진은 50~60석 정도 마련된 인터뷰룸을 가득 메웠다. 중국 내에서 수영 종목에 대한 높은 인기와 관심을 새삼 실감했다.

자연스럽게 공식 기자회견은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들보다 은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에게 더 많은 질문이 갔다. 한국 기자들이 마이크를 쥘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가운데 중국 언론사 한 곳이 뜻밖에도 한국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계영 800m 아시아 기록 수립이나 금메달 획득의 소회를 묻는 내용은 아니었다. 외려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을 지배 중인 데다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자국 수영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중국 기자는 "중국 수영이 첫날(24일) 7개의 금메달을 땄고, 2일차에도 성적이 괜찮다"며 "중국 수영이 혹시 여러분들(한국)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바보 같은 질문이다. 이 질문은 전통적 수영 강국 일본 선수들에게 해야하는 것이 맞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하루 2개의 금메달을 따기 쉽지 않은데 이날 달성하면서 쾌거를 일궈냈다. 노골드 일본이면 몰라도 한국 선수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축하를 해줘야 맞자.

다소 뜬금없 느껴질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한국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계영 800m의 맏형 양재훈이 마이크를 잡고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양재훈은 "중국이 수영 종목에서 잘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계속 훈련을 해왔다. 스트레스를 받은 부분은 없었고 우리가 해야 할 부분만 집중했다"며 우문에 현답을 내놨다.



중국 수영은 남은 종목에서도 수많은 금메달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 수영도 남자 계영 800m와 자유형 50m 금메달 두 개에서 멈출 생각이 없다.

대한체육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수영대표팀에서 최소 4개, 최대 6개의 금메달 획득을 기대했다. 황선우가 자유형 100m에서 금이 아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지유찬의 자유형 50m 깜짝 금메달로 단일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수확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황선우가 출전하는 자유형 200m, 김우민이 나서는 자유형 400m와 800m, 1500m는 객관적인 기록과 최근 경기력에서 한국의 근소 우위다.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독주를 저지할 유력한 대항마가 한국인 셈이다.

아시아 수영 판도를 제대로 공부하고 들어왔다면 나오지 않는 게 합당한 질문이었다. 우문에 우리 선수들이 현답으로 받아쳤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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