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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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 '또 골폭풍' 태국과 2차전 4-0 쾌승…E조 1위 '조기 확정' [AG 현장 리뷰]

기사입력 2023.09.21 22:24 / 기사수정 2023.09.21 22:24



(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동남아 악몽'은 없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신바람 2연승을 달리며 조별리그를 일찌감치 1위로 통과했다. 오는 24일 바레인전을 사실상 연습 경기처럼 하면서 토너먼트를 대비한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21일(한국시간) 중국 진화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태국과의 경기에서 전반 14분 홍현석의 선제골을 필두고 전반 20분 안재준의 추가골, 전반 39분 엄원상의 쐐기골, 전반 추가시간 이재익의 마무리골을 묶어 4-0 대승을 거뒀다.

지난 19일 중동의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했던 한국은 이날 대승까지 합쳐 2전 전승을 챙겼다.

태국전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바레인 맞대결에서 두 팀이 1-1로 비기면서 한국은 태국을 이길 경우 16강행 조기 확정은 물론 E조 1위까지 일찌감치 확정지을 수 있었는데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이뤄졌다. 한국은 승점 6을 찍었으며 바레인이 2연속 무승부로 승점 2가 되면서 E조 2위에 자리잡았다. 1무1패(승점 1)인 태국과 쿠웨이트가 각각 E조 3위와 4위를 나눠가졌다.




한국 축구는 지난 1998 방콕 아시안게임 8강에서 개최국 태국에 패하고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한 뒤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무릎을 꿇는 등 아시안게임에서 동남아 다크호스에 일격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조금의 빈 틈도 허용하지 않고 상대 진영을 폭격한 끝에 쾌승을 거뒀다. 

마침 이날 황선홍호 에이스이자 마지막 카드인 이강인이 프랑스에서 서울을 거쳐 항저우에 입성, 자동차를 타고 진화까지 내려온 터라 태극전사 입장에선 더욱 힘이 되는 승리가 됐다.

이강인은 이날 명단에서 아예 빠져 관중석에서 지켜봤는데 골이 터질 때마다 관중석에서 박수를 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바레인전 후반 교체투입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동료들이 태국을 눌러 바레인전 포커스를 온전히 시차와 컨디션, 잔디 적응 등에 맞출 수 있게 됐다.

황 감독은 태국전이 쿠웨이트전 이틀 만에 열리는 점을 감안, 선수들 체력 안배와 경기 감각 쌓기를 위한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쿠웨이트전과 비교해 5명이 선발로 새로 들어갔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황 감독은 골키퍼로 이광연을 그대로 세웠다. 황재원과 박진섭, 이재익, 설영우가 백4를 맡았으며 주장 백승호를 비롯해 홍현석, 고영준, 엄원상이 중원을 구성했다. 쿠웨이트전에서 교체로 들어가 한 골씩 뽑아낸 안재준과 박재용 등 두 장신 공격수들이 투톱으로 포진했다.





이강인은 벤치 멤버에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경기 전 황 감독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직전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또 쿠웨이트전 해트트릭의 사나이 정우영, 2골 1도움을 올린 조영욱은 벤치에 앉아 조커로 대기했다.

이달 초 클린스만호 유럽 원정에 동행하면서 컨디션 적응 등의 이유로 쿠웨이트전에 후반 교체로 들어간 국가대표 홍현석, 설영우는 이날 선발로 나섰다.

태국 역시 많은 변화를 줬다. 5-3-2 포메이션을 그대로 들고 나온 가운데 노폰 라코폰이 골문을 지키며 트리삿 퐁사콘, 막시밀리안 슈타인바우어, 크릿사다 논타랏, 아피싯 사엔시카무안, 부코리 림디가 백5를 구성했다.

중원엔 차야피팟 수푼파수치, 시리몽골 라타나품, 와리스 줄통이 호흡을 맞췄다. 핌파에 핏팍, 욧사콘 부라파가 최전방 투톱으로 출격했다.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내려 앉은 태국을 상대로 패스를 돌리며 기회를 엿보던 한국은 전반 10분 라이트백 황재원이 오른쪽 공격 지역까지 전진해 올린 크로스를 장신 공격수 박재용이 헤더로 연결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러던 한국은 전반 15분 유럽파 홍현석이 첫 골을 넣으며 태국을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레프트백 설영우의 크로스를 홍현석이 태국 선수들 헤집고 골지역 정면에서 헤더 슛으로 연결해 첫 골을 폭발한 것이다.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전에서 역시 유럽파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해트트릭을 폭방하면서 9-0 대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은 정우영이 벤치에서 쉬는 대신 홍현석이 출격했는데 기대와 명성에 걸맞게 첫 골 주인공이 됐다.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전반 20분 안재준이 추가골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장신 공격수 박재용이 포스트플레이를 통해 뒤로 볼을 내주자 안재준이 달려들면서 총알 같은 오른발 슛을 시도해 2-0을 만들었다.

안재준은 쿠웨이트와의 1차전에 이어 황선홍호에서 첫 2경기 연속골 주인공이 됐다.

2-0이 되면서 태국은 전의를 상실했다. 한국은 전반 30분 주장 백승호가 프리킥 기회에서 대포알 슈팅을 날리며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전 중거리포를 연상하게 하는 환상적인 슈팅이었다.

한국은 전반 막판 한 골 더 넣으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받았다. 엄원상이 고영준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각도 없는 곳에서 통렬한 오른발 슛을 꽂아넣은 것이다. 각도가 없어 크로스가 더 적합해 보였으나 엄원상은 자신감 넘치는 슛으로 골의 주인공이 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 기어코 한 골을 넣어 후반전 맞기 전 4-0을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세트피스 때 홍현석이 찬 왼발 킥이 아크 정면으로 흘러나오자 이재익이 페널티지역 정면 먼 곳에서 왼발 강슛을 날려 4-0까지 달아났다.

쿠웨이트전에서 대승하고도 기념촬영 때 굳은 표정을 유지했던 황선홍 감독은 골이 터질 때마다 주먹지르기 세리머니로 작은 기쁨을 표현했다.

황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쿠웨이트전 해트트릭을 폭발했던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공격수 정우영을 엄원상 대신 교체 투입하며 화력 점검에 계속 나섰다. 후반 2분 상대 역습에 일대일 찬스를 내줬으나 부라파가 허공을 가르는 슛을 날려 한숨 돌린 한국은 이후 공격을 지속하면서도 16강 토너먼트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쿠웨이트전에서 경고를 받은 박진섭이 이번 경기에서도 옐로 카드를 받아 바레인전 결장을 확정지은 것이다. 16강전 위험 요소가 제거되자 황 감독은 후반 10분 박진섭을 주장 백승호와 함께 빠르게 교체했다. 정호연과 김태현이 둘 대신 들어갔다.

후반 중반이 되면서 한국은 체력을 아끼기 위해 경기 템포를 늦췄다. 태국 역시 한국전을 포기하고 24일 쿠웨이트전에 올인하려는 등 공격 의지를 드러내기 보다는 실점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황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다양한 공격 카드를 실험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와 유지적인 플레이 점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고영준을 빼고 쿠웨이트전 2골 1도움 주인공 조영욱을 투입하면서 추가 득점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후반 32분엔 박재용이 문전 헤더를 날려 2경기 연속골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땅을 쳤다. 조영욱은 후반 34분 상대 실수를 가로챈 뒤 골키퍼까지 제치며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볼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빗나가 5번째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역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5, 은3, 동3을 기록하며 최다 우승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1954년 마닐라 대회와 1958년 도쿄 대회,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연달아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은 1970년 방콕 대회에서 미얀마와 결승에서 비겨 당시 규정에 따라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978년 방콕 대회에서도 한국과 북한이 0-0으로 비겨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으로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이기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부턴 다소 부침을 겪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준결승에서 이란에 패해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준결승에서 소나기슛을 퍼붓고도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진 뒤 3~4위전에서도 쿠웨이트에 패해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선 8강에서 개최국 태국에 패해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이후 2002년 부산 대회에서 23세 이하 선수들만 참가하되 24세 초과 와일드카드를 3명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등 2002 월드컵 4강 멤버를 동원하고도 준결승에서 이란에 승부차기로 져 결국 동메달로 마쳤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그친 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우승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28년 만에 우승에 성공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2연패를 일궈냈다. 황선홍호가 이제 3연패라는 역사상 첫 위업을 노크하는데 1~2차전을 연속으로 크게 이기며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중국 진화, 김한준 기자, 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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