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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는 게 낫다"…'인도 쇼크'에 의연했던 맏형, 메달 도전 포기 안 했다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09.21 07:4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배구 국가대표팀의 맏형이자 핵심인 세터 한선수가 '항저우 비극'이라는 아픔 속에서도 의연한 태도를 유지했다. 뼈아픈 패배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제 아시안게임이 시작된 만큼 안 좋은 기억을 빠르게 털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Linping Sports Centre Gymnas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C조 조별리그 1차전 인도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7-25 27-29 22-25 25-20 17-15)으로 졌다. 

한국은 이날 낙승이 예상됐다. 우리나라는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7위로 73위의 인도에 매우 큰 격차로 앞서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V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을 끌어모은 한국이 절대 우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도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리베로를 제외한 선수단의 평균 신장이 195cm에 육박했고 자신들의 장점인 높이를 활용해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은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힘겹게 따내기는 했지만 2세트 듀스 승부에서는 인도에 밀렸다. 3세트에는 시종일관 인도에 주도권을 뺏기며 끌려갔고 결국 세트 스코어가 1-2로 뒤집혔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4세트 주포 나경복, 허수봉 콤비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세트 스코어 2-2로 균형을 맞추고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5세트 15-14로 매치 포인트를 선점하고도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고 나경복, 허수봉의 공격 시도가 연이어 인도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 남자 배구가 국제대회 공식 경기에서 인도에게 패한 건 2012년 베트남에서 열렸던 아시아배구연맹컵(AVC) 이후 11년 만이다. 시차가 없는 데다 이동 거리도 짧은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일격이었기 때문에 이번 '인도 쇼크'는 그 충격이 더 크다.

임도헌 감독은 경기 후 "원하는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경기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다음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총평을 내놨다.

한선수도 선수촌 복귀 전 현장 취재진과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너무 아프지만 토너먼트에서 지는 것보다는 조별리그에서 독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이어지는 경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은 이날 인도전 패배에도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캄보디아와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이기면 조 2위로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12강에 오를 경우 상대팀은 이미 정해졌다. 인도 이웃나라아 파키스탄이 D조 1위를 확정지어 이미 12강에 선착하고 한국을 기다리게 됐다. 파키스탄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팀이었으나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한 만큼 한국도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입을 연 한선수는 "아직 확실히 몸이 올라온 건 아니다.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어쨌든 아직 대회가 끝난 건 아니다. 12강 토너먼트에 올라가서 지는 것보다 이 경기에서 지는 게 낫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가 범실도 적었고 특히 서브에서 실수가 거의 없었다. 우리를 잘 분석하고 나왔다고 느꼈다"며 "우리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야 했는 주춤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도전 패배 후 라커룸에서 후배들과 나눈 대화도 짤막하게 공개했다. 지나간 경기는 빨리 잊어야 한다는 점과 아직 메달을 향한 기회가 남아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한선수는 "인도전을 졌지만 아직 캄보디아전에서 기회가 한 번 더 남았다. 이 기회를 잘 잡고 이제 (토너먼트에서)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라며 "후배들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분명 힘든 상황이 오는데 그게 빠르게 왔고 나중에 겪는 것보다 지금이 낫다고 했다. 우리는 분명히 더 좋아질 거라는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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