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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일본·카타르→8강 중국…황선홍호, 이강인 기다렸다가 100%로 쓰는 이유

기사입력 2023.09.18 07:34 / 기사수정 2023.09.18 14:41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을 아껴 쓰려는 이유가 있다. 16강 토너먼트부터 쉽지 않은 상대들과 줄줄이 만나기 때문이다.

습도가 한국보다 심한 중국 내륙 지방에서 강행군을 치러야 하는 황선홍호 앞에서 대진표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16강서부터는 승부차기로 져도 바로 떨어지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다 해야 한다. 이강인을 섣부르게 쓰지 않고 컨디션이 온전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황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항저우로 출국, 현재 현지에서 훈련하며 첫 경기인 19일 쿠웨이트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초 경남 창원에서 모여 땀을 흘린 황선홍호는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로 이동해 마무리 훈련을 했다. 그리고 항저우에 도착했다.

황선홍호는 19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진화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복병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며, 21일에는 같은 시간 동남아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24일에도 같은 시간 중동 바레인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자축구 종목 초유의 3연패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인천 대회에선 주포 손흥민이 당시 소속팀인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의 반대에 부딪혀 참가하지 못했음에도 김신욱, 손준호, 임창우 등 핵심 선수들이 똘똘 뭉쳐 8강에서 일본, 4강에서 태국을 누른 뒤 결승전 남북대결에서 연장전 종료 직전 터진 임창우의 결승포에 힘입어 1-0으로 누르고 1986년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손흥민이 와일드카드로 대회 첫 경기 당일 도착한 가운데 이승우, 황희찬, 조현우 등 같은 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던 초호화 멤버들이 집결해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질 뻔 했다가 극적으로 이긴 한국은 4강에서 베트남을 완파하고, 결승에서 일본을 2-1로 이겨 드라마 같은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 손흥민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토트넘에서 롱런하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  

그 만큼 한국 축구에 있어 종합대회인 아시안게임의 의미는 남다르다.



남자 선수의 경우 올림픽 동메달 이상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야 병역 특례를 받으며 이번 명단에 오른 유럽 무대에서 오래 뛰고 싶어하는 이강인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에게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강인이 소속팀인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홈 경기를 치르고 20일 중국에 오기 때문에 쿠웨이트전과 21일 태국전은 전력에서 이강인을 배제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1~2차전 성적이 좋다면 24일 3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도 이강인의 출전은 상당한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황 감독 역시 이강인이 컨디션을 상당한 수준으로 되찾고 시차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친 뒤부터 쓰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 16일 출국장에서도 이런 생각을 내비친 적이 있다.

"20일 챔피언스리그 끝나고 합류하는 걸로 보고 받았다. 중국 현지에 도착하면 21일 저녁 시간이 될 텐데 컨디션이나 여러 가지를 잘 면밀히 검토해서 투입 시기를 결정할 생각"이라는 황 감독은 "부상은 회복이 됐다고 하는데 아직 경기 참여를 못 했다. 20일 챔피언스리그 경기(도르트문트전)를 보고 몸 상태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지난 16일 니스와 치른 리그1 경기에선 아예 엔트리에 제외됐다. 허벅지 앞 근육 부상으로 지난 2주간 재활에만 매진한 상태다. 

그래서 이강인 기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게 황 감독 생각이다. 그는 "지금 합류하면 이강인이 어느 시점에 맥스(최대치)가 될 것인가를 계산해서 투입해야 될 것 같다. 빨리 쓰는 것보다는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투입 시기를 결정할 생각이다"고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 태국, 바레인과 연달아 붙는다. 쿠웨이트, 바레인은 중동 최상위권 팀은 아니지만 복병 정도는 되고 태국은 동남아에서 가장 좋은 전력을 갖고 있어 조편성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나쁜 조도 아니다.

더 경계해야 할 점은 16강전 등 토너먼트다.

한국은 E조 1위를 차지할 경우, D조 2위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되는데 D조가 일본, 팔레스타인, 카타르로 이뤄져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대학생을 다수 넣어 참가한다. 전력이 이번 대회 참가 연령인 24세 이하(U-24) 대표팀 1군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지금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뛰고 있는 우에다 하야세 등 대학 무대 최고 수준 선수들로 스쿼드를 짜 한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카타르 역시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특히 지난 6일 창원에서 열린 2024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을 2-0으로 완파해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그 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고스란히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한국은 카타르에 패했던 U-22 대표팀이 아닌 U-24 대표팀에 백승호, 설영우, 박진섭 등 와일드카드가 포함된 최정예 멤버가 나서지만 카타르가 역습에 이은 한 방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만큼 황 감독은 일본 혹은 카타르를 염두에 두고 16강전을 구상해야 할 판이다.

그리고 16강을 헤쳐나가면 8강에 오르는데 홈팀 중국과의 격돌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중국과의 두 차례 원정 평가전에서 상대의 거친 '소림 축구'를 경험한 적이 있어 황선홍호는 일찌감치 중국 문전에 골을 넣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도를 넘는 태클 등에 태극전사들이 휘말릴 수 있어서다. 역시 기술 수준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이강인이 정상 컨디션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강인은 실전을 거의 한 달 가까이 뛰지 못했기 때문에 체력이나 경기 감각에서 100%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급하게 쓸 필요도 없다. 지난 1년간 황선홍호에서 손발을 맞춘 적이 없어 홍현석, 엄원상 등 2선 자원들과 어느 포지션에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황 감독이 구상해야 한다. 이강인 활용이란 고차방정식을 일본, 카타르, 중국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 붙는 16강 토너먼트에 어떻게 적용시킬지가 해법으로 떠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명단(22인) 

골키퍼 : 이광연(강원) 민성준(인천) 김정훈(전북)

수비수 : 설영우(울산)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한범(서울) 박진섭(전북) 황재원(대구) 최준(부산)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미드필더 : 정호연(광주) 홍현석(KAA헨트) 백승호(전북) 송민규(전북)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고영준(포항) 이강인(PSG)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공격수 : 박재용(전북) 안재준(부천)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추첨 결과

A조=중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B조=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몽골

C조=우즈베키스탄, 시리아, 홍콩, 아프가니스탄

D조=일본, 팔레스타인, 카타르

E조=한국, 바레인, 태국, 쿠웨이트

F조=북한,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대만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PSG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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