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15:02
스포츠

'희생양' 산초, 이유가 등번호 때문?…"맨유, 7번 약속했으나 호날두 오면서 취소" (英 매체)

기사입력 2023.09.14 00:0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최근 자신을 '희생양'이라고 칭하면서 항명 사태를 일으킨 제이든 산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했을 때부터 구단과 갈등을 가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매체 '미러'는 13일(한국시간) "맨유에서의 제이든 산초의 문제는 지난해 여름 에릭 턴 하흐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시기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보도했다.

산초가 맨유 간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건 지난 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아스널과 맨유 간의 맞대결 이후였다. 이날 산초는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명단 제외를 당했다.

잉글랜드 윙어 산초는 어린 나이에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등극했다. 도르트문트 시절 동안 137경기에 나와 50골 64도움을 기록한 산초는 2021년 여름 이적료 8500만 유로(약 1207억원)에 이적하면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산초는 이적 후 몸값과 기대치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맨유 이적 후 2시즌 동안 79경기에 나와 공격포인트를 12골 6도움만 기록하면서 결국 2023/24시즌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시즌 개막 후 산초는 리그 3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출발했다.

점점 줄어드는 출전 시간에 불만을 품었던 산초는 아스널전에서 명단 제외까지 당하자 폭발해 턴 하흐 감독한테 공개적으로 대항하는 '항명 사태'까지 일으켰다.

아스널전에서 1-3으로 역전패 당한 턴하흐 감독은 경기 후 산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산초가 명단 제외된 이유는 훈련에서의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초를 선택하지 않았다"라며 "맨유에서는 매일 최고의 레벨에 이르러야 한다. 그게 산초가 이번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이유"라고 훈련에서 산초의 태도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산초는 이에 반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산초는 "여러분이 읽은 것들을 모두 믿지 말아달라. 난 사람들이 완전히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거다. 난 이번 주 훈련을 매우 잘 소화했다"고 훈련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턴 하흐 감독의 말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내가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난 오랫동안 희생양이 돼 왔고, 이건 매우 불공평하다"며 자신보다 다른 선수들이 선발로 나서면서 큰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주장했다.

산초는 "난 코칭 스태프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며 매주 도전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맨유의 배지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어떻게 해서든 선발 자리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산초가 공개적으로 턴 하흐 감독에 반기를 들면서 항명 사태를 일으킨 가운데 많은 이들이 산초의 미래를 주목했다. 만약 극적인 화해가 없다면 산초는 잔여 시즌 동안 턴 하흐 감독으로부터 외면받는 건 물론이고, 빠른 시일 내에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초가 자신을 '희생양'이라고 칭하면서 불만을 쏟아낸 가운데 '미러'는 이번 항명 사태는 산초가 맨유에 입단한 이후부터 쌓여진 산초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디 애슬레틱'을 인용한 매체는 "산초는 맨유가 도착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라고 주장했는데, 산초의 문제엔 전설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 연관이 있었다. 호날두도 산초와 마찬가지로 2021년 여름에 유벤투스를 떠나 맨유에 합류했다.

호날두 영입으로 인해 산초가 맨유에 불만을 품은 건 다름 아닌 등번호였다. 매체에 따르면, 맨유는 산초를 영입할 때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사용했던 등번호 7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맨유의 7번은 우루과이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보카 주니어스)가 달고 있었지만, 이를 산초에게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축구에서 등번호 7번은 핵심 선수의 번호로 알려져 있는데, 맨유도 언제나 에이스나 가장 기대되는 선수한테 7번을 줬다. 조지 베스트, 데이비드 베컴, 에릭 칸토나, 앙헬 디 마리아, 알렉시스 산체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맨유에서 7번을 달고 뛰었다.

그렇기에 맨유가 산초에게 7번을 주기로 약속한 건 그를 팀 내 최고의 선수로 우대하겠다는 의미인데 호날두가 오면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호날두 역시 과거 맨유에서 7번을 달고 뛰었고, 7번은 호날두의 상징적인 번호나 다름이 없기에 맨유는 산초가 아니라 호날두에게 등번호 7번을 줬다. 산초는 대신 등번호 25번을 받았다.





또 매체는 "2021/22시즌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도중에 경질된 후 랄프 랑닉 임시 감독 체제가 되면서 산초는 3경기에서 2골을 넣는 등 성적이 향상됐지만, 호날두는 랑닉 전술이 마음이 들지 않아 이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호날두는 랑닉 감독이 선호하는 4-3-3 전형에서 벗어나 공격수 2명을 쓰기를 원했다"라며 "이 시스템은 산초가 벤치에 앉을 수 있는 걸 볼 수 있기에, 랑닉 감독은 시스템 변화가 산초의 기량을 저해할 거라고 주장했다"라고 덧붙였다.

호날두한테 등번호 7번을 뺏긴데 이어 경기력이 오르던 시기에 자신을 벤치로 보내려고 하면서 조금씩 마음속에 불만을 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맨유가 약속을 먼저 어겼다고 하더라도 산초도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이 사건들이 '희생양'이라고 부를 정도인지 물음표가 붙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지난 8일 "맨유 선수들은 산초에게 질렸다"라며 현재 맨유 선수단 상황에 대해 전한 바 있다.





ESPN은 "산초는 팀 동료들과 턴 하흐 감독의 지지를 되착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소식에 따르면 맨유 선수들은 산초에게 질렸고, 라커룸 내부에서는 산초에 대한 동정심이 거의 없다고 전해졌다"라며 맨유 선수들조차도 산초에게 등을 돌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수들은 턴 하흐의 확고한 접근 방식이 지위에 관계없이 적용되기에 이를 받아들이며 존중하고 있기에 산초의 반응은 라커룸에서 심각하게 낮은 지지를 받았다. 산초는 턴 하흐와 9월 A매치 기간 이후에 열리는 브라이턴과의 경기 전에 미래를 결정하기 위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라며 A매치 기간 이후 산초에 대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다 보니 산초가 빠르면 2024년 1월 겨울 이적시장 때 맨유를 떠날 가능성도 거론됐다. 영국 '메트로'는 "산초는 턴 하흐와의 관계가 한계에 이르면서 1월에 맨유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회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신뢰가 부족해 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게 깨졌다. 회담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안토니의 부재로 인해 포지션 경쟁은 줄어들었지만, 산초가 경기 시간을 배정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턴 하흐는 지난 시즌 호날두와 비슷한 방식으로 산초를 팀 계획에서 제외할 예정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산초는 1월 이적시장이 열리면 구단을 떠날 계획이며, 내년 여름 완전 이적을 위한 초기 임대 이적을 모색할 예정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산초가 이적을 추진한다면 자신의 등번호를 가져갔고, 지난 시즌 팀을 떠난 호날두와 비슷한 모양새로 맨유와 이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호날두는 일련의 사건들로 턴 하흐 감독 눈에서 벗어나며 선발 제외 등 팀 계획에서 배제됐다. 이후 선발 제외에 대한 불만을 품고 언론 인터뷰에서 에릭 턴 하흐 감독을 비롯해 동료 선수들, 그리고 구단 자체를 맹렬히 비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호날두는 인터뷰가 보도되고 맨유와 계약을 해지하며 사우디로 이적해 친정팀과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됐다.

다만 산초는 당장 사우디 리그로 향하지 않은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가 활약했던 분데스리가 친정팀에서 영입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메트로는 "도르트문트는 산초와 계약하는 것을 잠정적으로 고려 중이다. 산초는 독일에 있는 동안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다. 맨유는 산초가 있든 없든 브라이턴과의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설 예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산초는 도르트문트에서 전성기를 보냈기에 도르트문트가 산초 재영입을 원한다는 소식은 설득력을 얻었지만, 독일 '스포르트 빌트'가 산초의 고액 연봉을 근거로 도르트문트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매체는 "우리 정보에 따르면, 산초의 도르트문트 복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라며 "도르트문트가 산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건 맞지만, 자금이 부족한 도르트문트는 산초의 주급 30만 파운드(약 5억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도르트문트는 지오반니 레이나, 카림 아데예미와 도닐 말런, 줄리엔 듀란빌 등 유망한 측면 공격 자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율리안 브란트, 마르코 로이스 등 중앙에도 공격력 있는 미드필더들이 많다. 산초의 자리가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맨유와 산초 간의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 되고, 결론이 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산초가 먼저 고개를 숙였다. 턴 하흐 감독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논란의 시발점이 된 SNS 글을 삭제한 것이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산초는 SNS에 쓴 메시지를 자신의 계정에 고정해 뒀지만 화요일(13일)에 삭제했다"라며 "이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이해되지만 산초가 메시지를 삭제한 결정은 그가 긍정적인 결과를 원한다는 신호이며, 클럽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간주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산초가 SNS 글을 삭제한 계기는 턴 하흐 감독과의 면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됐다. 로마노 기자는 "산초와 턴하흐의 갈등은 예전부터 있었다. 곧 두 사람이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으며, 이후 산초가 SNS 글을 삭제하면서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갈등을 봉합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산초가 감독에게 사과해 다시 1군에 돌아오게 된다면 맨유는 큰 힘을 얻게 된다. 9월 A매치 휴식기가 곧 끝나면서 시즌이 다시 재개되는 가운데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리그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해야 한다. 





맨유는 오는 16일 오후 11시에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맞대결을 가진 뒤,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치를 예정이다. 조별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 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함께 A조에 편성된 맨유는 21일 A조 1차전 뮌헨 원정 경기를 위해 독일로 떠나야 한다. 또 오는 27일에 열리는 리그컵 3라운드에선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한다.

게다가 브라질 공격수 안토니가 최근 전 여자친구 폭행 사건으로 인해 구단으로부터 잠정 퇴출된 상태이기에 빡빡한 일정 속에서 산초의 복귀는 맨유와 턴 하흐 감독에게 힘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AP, PA Wire, EPA, Reuters,AFP/연합뉴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