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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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미스+중원삭제 축구' 클린스만호, 웨일스 원정 0-0 (전반 종료)

기사입력 2023.09.08 04:35 / 기사수정 2023.09.08 04:42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등 최정예 멤버를 내세운 클린스만호가 웨일스 원정에서 졸전 끝에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오전 3시 45분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국가대표 A매치 친선 경기를 치르고 있다. 5년 6개월 만에 유럽 원정 A매치를 치르는 가운데 대표팀은 그 첫 번째 경기인 웨일스전에서 잦은 패스 미스로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며 전반전을 간신히 0-0으로 마쳤다.

대표팀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고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를 맡았다. 황인범, 박용우, 이재성, 홍현석이 중원을 구성했으며 손흥민과 조규성이 최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황희찬과 황의조, 오현규, 양현준 등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반면, 웨일스는 유럽선수권대회 여파로 인해 예고했던대로 1.5군으로 맞섰다. 4-3-3으로 나선 웨일스는 대니 워드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네코 윌리엄스, 벤 데이비스, 크리스 메팜, 조 로든, 코너 로버츠가 백5를 형성했다. 해리 윌슨, 에단 암파두, 조던 제임스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브레넌 존슨과 네이선 브로드헤드가 투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벤 데이비스, 조 로든, 브레넌 존슨이 선발로 출전하면서 손흥민과 전·현 토트넘 동료들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 3월부터 대표팀을 이끈 클린스만은 부임 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치른 A매치 4경기에서 2무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 A매치 2경기에서는 남미 강호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로 1무1패를 기록했다. 6월 A매치에서도 남미 복병 페루에게 패하더니 FIFA 랭킹 75위 엘살바도르조차 이기지 못했다. 특히 엘살바도르가 대표팀과 경기 바로 전, 일본에게 0-6 완패를 당한 팀이었기에 많은 우려를 낳았다.

아직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조금 시간이 필요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대표팀을 지도한 역대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4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건 클린스만이 최초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움베르토 코엘류나 요하네스 본프레레, 울리 슈틸리케조차 3경기 안에는 승리를 거뒀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클린스만호의 초반 흐름은 좋지 않다. 그렇다고 뚜렷한 전술적 색채를 보인 것도 아니다. 이번 웨일스전 승리가 중요한 이유다.

여기에 부임 당시 조건으로 내걸었던 한국 상주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해외 출장 및 재택근무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과 리오넬 메시 경기를 챙겨본다는 등 대표팀과 하등 관련 없는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클린스만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 스페인 유력지 AS의 축구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하면서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하고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의 동향을 평가하며, 일부 경기 승무패까지 내다보는 등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고 보기 힘든 행보를 보여 빈축을 샀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클린스만 본인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 더욱 큰 지탄을 받았다 . 클린스만은 해당 논란에 대해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그의 태도에 대한 비판은 사라지지 않았다. 

비판이 계속되는 와중에 클린스만은 9월 A매치 소집선수 명단 발표까지 기자회견이 아닌 보도자료로 진행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에도 한국 복귀 대신 유럽에 머물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 참석하는 등 대표팀과는 크게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행사들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번 A매치 준비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했다. 

클린스만이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대표팀에는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등 주축 멤버들이 대부분 선발됐다. 심지어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황희찬과 조규성, 오현규를 모두 불러들여 유럽 원정 2연전을 준비했다. 다만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강인과 김진수, 송범근 등은 제외됐다.





소집 기간이 겹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일부 선수들에 대한 '교통정리'도 했다. 이에 따라 백승호와 송민규(이상 전북 현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박규현(드레스덴)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창원 훈련에 처음부터 참가할 수 있도록 이번 유럽 원정에는 제외했다.

이번 대표팀 소집 명단과 관련해 클린스만은 "선수들 부상은 A매치 준비의 가장 큰 변수다. 특히 이강인의 부상으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겨 곤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강인이 조속히 회복되어 소속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아시안게임에도 정상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 조규성과 황희찬의 경우 소속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이번 소집 합류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명단에 포함시켰다"며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 도중 교체아웃된 두 공격수의 소집 강행 의사를 밝혔다.

영국 BBC는 클린스만이 처한 상황에 주목하면서 이번 웨일스전이 고비가 될 거라고 분석했다. BBC는 7일 "클린스만, 승리가 없는 한국 감독에게 시간이 촉박한가?"라면서 "승리가 필요한 건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 뿐만이 아니다"라고 클린스만 역시 꼭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클린스만은 부진한 성적, 잘 풀리지 않는 업무 방식으로 부임 6개월 만에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한국은 홈에서 열린 4경기에서 2무2패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월드컵 예선 뿐만 아니라 1960년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인 1월 아시안컵을 위한 이상적인 준비가 아니다"라고 클린스만이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둬왔다고 지적했다.

재택근무 논란, 대표팀 명단 보도자료 공개 논란 등을 지적한 BBC는 마지막으로 "클린스만이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캘리포니아에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걸 알게될 수도 있다"며 경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클린스만이 이번 웨일스전을 통해 첫 승을 따내고 여론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킥 오프 전 양 팀 주장이 나와 인사를 나눴다. 토트넘 동료이기도 한 한국 캡틴 손흥민과 웨일스 캡틴 데이비스가 서로를 끌어안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어 심판들과도 악수하면서 경기 전 페어플레이를 약속했다.

원정팀 한국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 초반부터 대표팀이 위기를 맞았다. 전반 2분 이기제가 왼쪽 측면에서 김민재의 패스를 받지 못하고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다. 웨일스가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고, 정승현이 잘 차단한 뒤, 김민재가 걷어내 위기를 넘겼다. 1분 뒤, 이기제가 장기인 왼발 킥을 이용해 후방에서 전방으로 길게 공을 보내봤으나 조규성에게 연결되지 않고 골키퍼 품에 안겼다.

웨일스가 강한 전방압박으로 대표팀을 괴롭혔다. 대표팀은 웨일스의 압박에 쉽게 올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웨일스도 공격의 세밀함이 떨어졌다. 마무리 패스가 되지 않으면서 결정적인 장면까지 만들지는 못했다.

전반 7분 김민재가 길게 전방으로 연걸한 공은 홍현석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홍현석이 공을 탈취해 조규성에게 넘겨줬지만 웨일스 수비가 쉽게 차단했다. 이후 대표팀이 서서히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기회를 엿봤다. 측면에서 짧은 패스를 돌리며 웨일스 수비를 끌어당겼다. 하지만 김민재와 황인범의 패스미스가 나오며넛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할 뻔 했지만 곧바로 수비에 성공해 실수를 만회했다. 설영우는 네코 윌리엄스의 드리블 돌파를 잘 막아냈다.

코너킥으로 웨일스의 공격이 이어졌다. 코너킥 공격은 무위에 그쳤지만 암파두가 흘러나온 공을 잡아 중거리 슛을 때렸다. 공은 정승현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 몸으로 막아냈다.

대표팀의 중원이 뻥 뚫렸다. 웨일스의 패스 플레이에 허리 라인 공간이 무너졌고, 해리 윌슨에게 일대일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윌슨의 슛을 김승규가 선방해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오랜만에 대표팀이 웨일스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이기제가 조규성에게 찔러줬고, 조규성이 공을 받아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홍현석에게 내줬다. 하지만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18분 손흥민의 슈팅이 나왔다. 중원에서 머물던 손흥민이 홍현석과 패스를 주고 받은 후 오른발로 감아찼다. 하지만 웨일스 수비가 너무 많았다. 웨일스 수비가 쉽게 몸을 막아냈다. 대표팀이 계속 공을 소유하며 기회를 노렸다. 후방에서 공을 돌리다 황인범이 길게 공을 뿌렸다. 이 패스도 웨일스 수비가 쉽게 걷어냈다.

웨일스가 다시 한 번 대표팀 중원 사이 틈을 파고들었다. 후방 침투 패스가 윌슨에게 연결됐고, 윌슨이 빠르게 한국 선수 둘 사이를 빠져나가 드리블 했다. 공간을 내준 홍현석이 달려와 파울로 끊어냈다. 웨일스 공격을 막아낸 후 대표팀이 공격에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김민재의 전진 패스가 부정확 해 소유권을 다시 내줬다.

전반 23분에는 설영우가 상대 패스 길목을 잘 읽고 깔끔하게 차단했다. 설영우가 이재성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재성이 절묘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벗겨냈으나 재차 달려든 수비에게 막혀 공을 빼앗겼다.

쿨링 브레이크가 짧게 주어졌다. 선수들이 물을 마시러 벤치 쪽으로 향했고, 클린스만은 특별한 지시 없이 선수들을 지그시 바라봤다. 경기가 재개된 후 박용우의 패스 미스가 나왔다. 웨일스가 공격으로 이어갔고, 정승현이 잘 걷어냈다. 다시 공을 잡은 웨일스 수비가 브레넌 존슨에게 한 번에 연결했다. 하지만 존슨의 터치가 조금 길었다.

전반 28분에도 후방에서 패스 미스가 나왔다. 중계 카메라에 잡히진 않았지만 패스가 그대로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웨일스가 공격을 이어갔고, 다시 중원과 수비 틈 사이를 파고든 후 컷백을 시도했다. 정승현이 태클로 막아내면서 코너킥이 선언됐다. 웨일스의 헤더 슛이 골대 위를 넘어가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표팀은 계속해서 최전방 조규성에게 긴 패스를 공급했으나 웨일스 수비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또한 후방에서 계속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스스로 기회를 날리는 모습이 반복됐다. 전반 33분에도 웨일스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패스가 끊겨 위기를 초래했다. 설영우가 깔끔한 태클로 막아냈으나 또다시 공을 빼앗겼다.

전반 36분 이기제가 왼쪽 측면에서 아무런 수비 방해 없이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쇄도하면서 머리를 갖다대보려고 했지만 아쉽게 닿지 않았다. 뒤따라오던 홍현석도 공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웨일스 수비가 깜짝 놀랐을 만큼 날카로운 킥이었다.

이어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빠른 드리블 돌파로 웨일스 수비를 흔들었고, 박스 밖 오른발 감아차기로 유효 슈팅을 만들어냈다.

김민재와 손흥민의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손흥민이 웨일스 수비 빈 공간으로 침투하자 김민재가 정확한 패스로 한 번에 연결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곧바로 웨일스의 공격이 나왔고, 유효 슈팅까지 연결됐다. 다행히 김승규 정면으로 향하면서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전반전은 추가시간 없이 0-0으로 종료됐다.

사진=PA WIre, AP/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웨일스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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