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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집히고 맞은' 메시 고개 숙였다…美 10연속 공격포인트 실패→마이애미, 내쉬빌과 0-0 [MLS 리뷰]

기사입력 2023.08.31 11:00 / 기사수정 2023.08.31 11:46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리오넬 메시가 축구 신대륙에서 펼치는 신들린 듯한 골 행진이 중단됐다. 메시가 미국 진출 뒤 처음으로 공격포인트 작성에 실패했다.

미국 인터 마이애미 공격수 메시는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DRV PNK 경기장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내쉬빌과의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왼발 프리킥이 두 차례나 상대에 막히는 등 고전한 끝에 공격포인트 없이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메시가 지난달 마이애미 입단 뒤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메시는 그간 북중미 리그스컵, US오픈컵, 그리고 정규리그인 MLS에서 총 9경기 나서 11골 3도움을 기록했다. 9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상태였다. 그러나 10번째 경기에서 빈 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날 무승부로 마이애미는 24경기에서 6승 4무 14패(승점 22)를 기록, 동부콘퍼런스 15개팀 중 14위를 유지했다. 내쉬빌은 승점 39로 7위다. 마이애미가 다른 팀들보다 2~3경기 덜 치렀기 때문에 남은 12경기를 어떻게 치르는가에 따라 중위권 진입은 가능할 전망이다.




마이애미는 이날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드레이크 캘렌더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호르디 알바와 카말 밀러, 토마스 아빌레스, 리안드레 예들린이 백4를 구축했다. 딕슨 아로요, 세르히오 부스케츠, 디에고 고메스가 중원에 포진했으며, 로버트 테일러, 호세프 마르티네스, 그리고 메시가 최전방 스리톱을 구축했다.

메시는 지난달 마이애미 입단 뒤 이번에 10번째 경기다. 하지만 정규리그인 MLS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리그스컵 7경기에 나서 팀의 창단 후 첫 우승을 이끌었으며, US오픈컵 준결승에 나서 결승행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 27일 뉴욕 레드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MLS 데뷔전을 치러 데뷔골을 넣었으나 이 땐 후반 15분 교체로 들어갔다.

리그스컵 결승전 승부차기 패배 설욕을 노리는 내쉬빌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엘리엇 파니코가 문지기로 나섰으며, 다니엘 로비츠, 잭 마허, 루카스 맥노턴, 샤켈 무어가 백4를 이뤘다. 닥스 매카티와 브리앙 아눙가가 더블 볼란테를 형성했다. 알렉스 무일, 랜달 릴, 파브리스 피코가 2선에 포진했다. 딜 번버리가 원톱으로 나섰다.

이날 경기 전엔 마이애미 현 주장인 메시와 전 주장인 예들린이 나란히 리그스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나와 홈 팬들과 함게 축하하는 시간을 보냈다. 2만5000여명 수용규모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메시 효과'를 실감하며 첫 트로피를 보고 기뻐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등번호 10번 달고 나온 메시는 초반 상대의 2중 견제에 고전했으나 전반 14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을 차면서부터 서서히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전반 19분엔 아크 왼쪽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위협적인 30여m 롱킥을 날렸으나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부스케츠의 발에 닿지 않아 도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시는 상대 센터백 마허가 자신의 옷을 잡아당기고 툭툭 치고 꼬집는 등 신경전을 벌이자 왼팔로 이를 세게 뿌리치고 주심에게 항의하는 등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리그스컵 결승에서 메시 원맨쇼에 한 차례 당했던 내쉬빌이 두 번은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전반 25분엔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내쉬빌의 또 다른 중앙 수비수 맥노턴의 오른손에 머리를 얻어맞는 등 수난을 겪었다.

메시는 전반 27분 환상적인 침투패스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 선수 3명을 한꺼번에 무너트리는 침투패스를 빠르게 뿌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 들던 테일러의 발 앞에 볼을 배달한 것이다. 테일러의 볼 컨트롤이 미숙, 상대 선수에 차단당하면서 골과 연결되지 않았으나 후방에서도 얼마든지 공격을 만들고 풀어갈 수 있다는 상대팀에 대한 경고였다.





전반 33분엔 동료에게 짜증도 냈다. 아크 정면에서 메시의 패스를 받은 테일러가 두 차례 트래핑 뒤 왼발 슛을 쏜 것이 크로스바를 넘어가자 메시가 자신에게 리턴 패스를 주지 않았다며 강한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메시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전반 44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번엔 상대 선수 5명을 와르르 무너트리며 테일러에 한 번 더 기가 막힌 패스를 건넨 것이다. 테일러가 공중에서 트래핑한 뒤 왼발 슛으로 연결했는데 상대 선수 발을 맞고 골문을 벗어났다. 메시는 이번에도 고개를 숙였다. MLS 공격수들의 클래스는 그가 전에 뛰던 바르셀로나나 PSG와 확실히 달랐다.

중위권 팀이 꼴찌서 두 번째 팀을 상대로 수비만 45분을 펼친 전반전이 지났다. 0-0으로 끝나자 메시의 표정이 굳었고 알바는 잔디를 세게 차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마이애미는 전반전 볼점유율 74%를 기록했으나 슈팅 3개에 유효슈팅은 전혀 없었다. 내쉬빌이 오히려 유효슈팅 하나를 기록하며 역습으로 홈팀을 위협했다.





후반 들어 메시를 중심으로 한 마이애미의 공세를 더욱 강화됐다. 후반 16분엔 메시가 맥카티의 반칙을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 이른 바 '메시 존'에서 얻어내 홈 관중을 들썩이게 했으나 그의 왼발 프리킥이 파니코 정면으로 향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후반 21분엔 두 팀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위협적인 슈팅을 한 차례씩 주고받았다.

후반 24분엔 내쉬빌의 교체투입된 공격수 하니 무크타르가 피코의 패스를 받아 홈팀 골망을 출렁였으며 피코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볼을 잡은 것으로 드러나 최소되면서 마이애미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메시는 후반 40분 상대 반칙을 얻어내 페널티지역 오른쪽 다소 먼 곳에서 직접 프리킥을 찼으나 이번엔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높게 떠 역시 득점은 무산됐다.

이후 마이애미는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줄 뻔했으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반칙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와 0-0을 유지했다. 두 팀은 후반 추가시간에도 득점하지 못하면서 결국 득점 없이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메시는 종료 직전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3명 제치며 파고든 뒤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메시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분을 삭히지 못한 듯 그라운드에 한참을 홀로 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메시가 뛰는 마이애미는 9월4일 오전 11시 카를로스 벨라(멕시코), 크리스티안 올리베라(우루과이) 등 중남미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LA FC와 원정 경기를 벌인다.




앞서 지난달 16일 마이애미와 연봉 추산액 약 1000억원에 계약한 메시는 일단 5일 뒤인 7월21일 멕시코 구단 크루스 아술과의 리그스컵 첫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2-1 승리를 확정짓는 극장 결승포를 터트려 미국 대륙을 '축신'의 열기에 빠트렸다.

이어 26일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에선 멀티골을 터트리며 4-0 대승을 이끌었으며, 8월3일 올랜도 시티전에서도 연속 경기 멀티골을 낚으면서 마이애미 리그스컵 16강행 중심에 섰다. 지난 7일 FC댈러스전와의 16강에서 역시 두 골을 넣은 메시는 경기가 4-4로 끝났으며 승부차기에서 마이애미가 이겨 8강 무대를 밟았다.

토너먼트가 진행될 수록 메시의 위력은 빛났다. 샬럿FC와의 8강전에서 후반 41분 4-0 대승에 쐐기 박는 득점포로 미국 진출 뒤 5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메시는 필라델피아 유니언과의 준결승에서도 한 골을 넣고 4-1 쾌승에 공헌했다. 이어 내쉬빌과의 결승에선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었다. 마이에미는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겨 2018년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시는 무대를 미국축구협회 FA컵 성격인 US오픈컵으로 옮겼는데 지난 24일 MLS 선두를 달리는 신시내티와의 혈전에서는 GPS를 찍은 듯한 도움 2개로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결국 마이애미는 승부차기에서 또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메시는 본무대인 MLS에 데뷔했다. 지난 27일 뉴욕 레드불스전에서 교체로 들어가 데뷔골을 넣으며 정규리그에서도 메시 열풍을 이어나갔다. 31일 내쉬빌전에서 공격포인트 행진이 중단됐으나 LA FC전에서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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