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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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마스크걸' 복수극 정복 염혜란, "우주의 기운인가"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08.29 17:50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염혜란이 연기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29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걸'에 출연한 염혜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염혜란은 마스크걸에 의해 아들을 잃은 엄마 김경자 역을 맡았다.

이날 염혜란은 '마스크걸'에 대해 "좋아하는 작품의 결은 아니었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장르물을 정말 못 본다. 사람이 많이 죽어가고 피가 많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찍었을지 아는데도 못 본다. 힘들다. 처음부터 좋아하게 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장르적 재미를 느끼게 해준 게 감독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물이 왜 저렇게까지 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현실과 거리감이 있어 장르적 재미를 주더라. 이런 미장센을 만든 게 감독을 주축으로 한 스태프들이 만들어 준 것 같다.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들을 이해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염혜란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 이어 '마스크걸'에서도 '복수'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각각 강현남과 김경자라는 전혀 다른 인물을 만들어 냈다.

그는 "차별점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만큼 서로 다른 인물이었다"라며 "작품의 결도 달라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연기하지는 않았다"라며 두 작품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을 촬영했다는 염혜란은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둘 다 시신을 확인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런 게 배우의 숙명이구나 싶었다"라며 "이런 장면을 준비할 때 고통스럽고 긴장도가 올라간다. 배우의 수명을 단축하는 것 같다. 장소도 지하에 가까운 어느 대학교의 해부실이라 공간이 주는 긴장감도 있었다"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복수라는 키워드가 '우주의 기운인가' 싶을 정도였다"며 "복수가 한 세계를 종결짓고 싶은 마음이지 않나. 그래서 우주적으로 뭔가 마무리 짓고 새로운 세계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가. 왜 작품이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은 하게 되더라. 복수하는 키워드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구나 생각하게 되더라"라고 생각을 밝혔다.



화제작에 연이어 참여한 염혜란은 "배우 인생을 길게 보고 싶기 때문에 전성기라고 확언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이 참 좋은 시기는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서 눈이 높아진 것 같다. 다음 작품에 대해 열심히 했지만 시청률이 안나오는 작품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때도 내가 담대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떤 작품이 가진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시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청률에 의연해질 수 없다며 "매일 시청률 확인한다"는 염혜란은 "그게 목표가 되진 않으려고 한다. 세상이 너무 좋아진 게 언제든 좋은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연극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연극은 좋은 작품을 지금 밖에 못 본다. 현장성이 엄청난 장르라 초연을 보는 게 소중한 경험이다. 연극은 찍어놓는다고 현장성을 느낄 수 없었는데, 드라마는 그게 되더라. 심혈을 기울여서 찍은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기에 시청률의 '숫자'가 목표가 되진 않는다. 의미 있는 평가들이 목표가 된다. 다만 몰라주시면 안타깝고 왜 이 부분을 놓쳤지 싶은 마음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빛을 못 봐 안타까운 작품에 대해 영화 '빛과 철'(감독 배종대)를 꼽았다.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김시은, 박지후 등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관객수가 안타까운 작품이었다. 제가 좀 더 티켓파워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더라"며 "그전에는 조연에 있다가 큰 롤을 맡아서 그랬나보더라. 그런데 동료 배우가 '그게 관객들이 올 작품이냐'고 물어보더라. 폄하하는 게 아니라 흥행몰이할 주제가 아니라는 거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시청률이 도와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의미 있는 작품,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의미가 남는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염혜란은 작품 선택의 기준으로 "메시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마스크걸'의 메시지에 대해 "내가 마스크를 벗고 온전한 모습으로 세상과 대면할 수 있게 바라는 작품"이라며 "나의 추함도 사랑받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아직 부담스럽다"며 "언젠간 실망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웃음) 부담감이 생겨도 내려놓고 본질에 집중하려고 한다. 길게 오래가는 배우이길 바란다"라고 앞으로의 소망을 드러냈다.

염혜란이 출연한 '마스크걸'은 현재 넷플릭스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찬란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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