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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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소설] 링의 하이에나 - 12화 ’도전’

기사입력 2005.07.16 05:48 / 기사수정 2005.07.16 05:48

전민승 기자

-도전-

"티카우(니킥)십티(10회)!"
"야시!야시!야시!야시!야시!....."

늦은 저녁의 강성 체육관은 선수와 관원들이 마지막 힘을 내어 같이 땀을 흘리는 중.지금,창진은 강성과 함께 미트 스파링의 마지막 라운드의 마지막 30초에 들어가고 있었다.럭비로 단련된 창진조자 지쳐 쓰러질것만 같은 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불타오를것만 같은 자신의 체내.조금만 견디자.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강성의 마지막 지시를 받아들였다.

"때람뚜와(미들킥)십티(10회)!"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미트를 때리는 창진.그 폭발적인 왼발의 위력은 그대로 울려서 강성의 팔에 전달되어져왔다.

'이자식...허리의 회전력,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의 근력등 킥을 낼수 있는 모든 파워의 요소가 전부 갖춰져있어.프로로의 가치는 충분한 녀석이야.'

이윽고 공이 울리고,강성은 가볍게 창진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수고했다.양아치.오늘은 이걸로 쉬어라.있다 도장 정리할때 백호랑 같이 링좀 청소하고 갈수 있도록."

수련이 끝나고,잠시 쉬다가 섀도우를 하던 창진은 도장 한켠에서 땀을 닦우며 쉬고 있는 관원을 볼수 있었다.이전에도 면식이 있던 남자.이종격투기 잡지의 필진인 백철민이었다.

"백철민이라고 했던가...여기서 뭐하시나?"
"아,창진씨군요?오늘은 운동이 잘 안되네요.어제 회식을 해서 그런지.....저도 요즘은 스태미너 관리를 해야 하나 봅니다.하핫..."

철민을 본 창진은 순간,정희가 말했던 이야기가 하나 떠올랐다.

'일찍이 최영의 선생님께서는 무에타이 룸피니 챔피언 블랙 코브라를 삼각차기로 물리치셨습니다.그리고 최영의 선생님의 제자이신 소에노 요시지는 태국의 1류 무에타이 전사들과 룸피니의 강자들을 모조리 잠재웠구요'

"저기 철민씨.....묻고 싶은게 있는데."
"네?"

창진은 자신의 뒷덜미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네.......그게 궁금하셨군요."
"그래.그게 궁금했수다."

창진의 말에 철민은 웃으며 답했다.

"제가 답해드리지요.우선 블랙 코브라 건 말인데요....사실상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보는게 좋습니다.당시 태국인들의 표준 체중은 60kg이하였고 낙무아이들의 체중도 그 이하였습니다.그런데 최영의 선생님의 체중은 거의 80kg에 육박하셨지요.사실상 매치가 성립될수가 없지요.그리고 흔히들 블랙 코브라가 전설적인 낙무아이 '아피데 싯 히룬'이라고들 하는데,아피데는 당시 나이가 13세였습니다.그리고 체격도 작았구요..."
"그렇군."
"그리고 소에노 요시지가 자신의 가라데에 무에타이를 도입한 것은 사실입니다.하지만 낙무아이들과 싸워 그들을 쓰러뜨렸다니...그건 허위인듯 싶군요.아직 그런 근거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

이때였다.저편에서 백호가 창진을 불렀다.

"여어,창진.와이크루(시합전에 추는 일종의 의식성 춤)하고 끝내야지."
"그,그래.....그렇지.

와이크루를 추면서 창진은 정희를 생각했다.그녀가 어디서 무얼하든,어떻게 무엇을 생각하든 자신은 별 상관할바 아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찝찝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꾸만 기분 탓일까.

.
.
.

[3달후]

"어이,양아치."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체육관을 찾아온 창진을 맞이한 것은 강성이었다.강성은 사무실로 창진을 안내하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카리켰다.

"이건 뭡니까?"
"잘 봐라."

모니터에 표시되어 있는 것은,

'무에타이 신인왕전'

창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에타이 신인왕전....?"
"말그대로 무에타이계의 신인들을 발굴,양성하기 위해 만든 대회야.3분 3라운드에 헤드기어를 쓰고 진행되며,8강 토너먼트로 이루어진다."
"경기 일자는...?"
"앞으로 1달 반 후다."

창진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설마......제가 참가하게 되는 겁니까?"
"그래,이번이 너의 첫 데뷔 무대가 될 것이다."
".....!"

창진은 온몸이 전율로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렇게나 빨리 자신에게 기회가 찾아오다니.무에타이라는 것을 접한지 반년만에 생긴 찬스였다.

'좋은걸....어디,나의 실력이 얼마나 통용되나 알아볼까.'

창진은 그자리에서 옅은 미소를 띄었다.

.
.
.

"그럼,다녀올게."

공항에서,영수는 정희에게 이별 인사를 고했다.극진회관 웨이트제 한국대표 선수단의 선봉장인 그는,이번 대회에서 가장 촉방맏는 한국 대표선수의 한명이기도 했다.

"잘 다녀와요.좋은 성적 내고 돌아오는 거에요."

정희는 손을 흔들에 영수를 마지막으로 배웅했다.그런 그를 떠나보내는 정희의 마음속에서는 기쁨과 아쉬움이 서로 교차하고 있었다.

"오빠..."

여객기에 탑승한 영수는 그동안의 자신을 회상했다.처음 태권도를 배우다가 한계를 느끼고 극진에 입문해서 전국대회에까지 진출한일,그리고 상단돌려치기 하나로 대회를 휩쓴 일,결국은 사범대리직까지 맡게된 일 등...그 모든 기억의 편린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사라져갔다.

"지켜봐줘,정희야.미도리 겐지(신극진회의 대표.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강력한 상단 돌려차기로 극진 무체급대회를 제패했다)를 능가하는 상단 돌려차기로 웨이트제를 제패해 보일 테니까..."

이윽고 난기류에 접어든 여객기는 그 거체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평정심을 가진 영수에게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었다.


.
.
.

어느날 밤의 강성 체육관.수련을 마친 창진을 강성이 불렀다.

"양아치,오늘부터 감량을 시작한다."
"신인왕전 때문입니까?"
"그렇다.일단은 너를 웰터급(약 66.6kg)에 출전시킬 계획인데,현재 너의 체중이 어떻게 되지?"

잠시 머뭇거리던 창진은 곧 또렸하게 대답했다.

"75kg...정도?"

그 말에 강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가 짐작한 예상치가 맞아떨어지는군.그러면 너는 앞으로 10kg을 감량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10kg....!!"

감량,그것은 창진에게 있어서는 미지의 세계였다.

 



전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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