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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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으로 낳은 동생…K팝 ‘내리사랑’ 역사 [동생돌 잘 자란다①]

기사입력 2023.04.02 09:50 / 기사수정 2023.09.12 18:0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잘 키운 그룹 하나에 기획사들은 자본으로 동생 그룹들을 낳기 시작했다. 후광을 받으며 등장한 동생 그룹은 또 다른 동생 그룹을 낳고, 회사들이 자본력을 쌓아 영역을 확장하면서 거대한 K팝 왕국들이 탄생했다.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에 등장하면서 그 동생 그룹들은 수도 없이 많이 생겨났다. 비슷한 시기가 아닌, 회사에서 앞서 선보인 그룹과 ‘텀’을 두고 등장해 ‘선후배’ 개념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 그룹들은 론칭 단계부터 데뷔 초기까지 ‘OO 동생 그룹’이라 불려 왔다.

기획사들은 보통 앞서 선보인 하나의 그룹이 완전히 자리 잡았거나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동생 그룹을 내놓으며 명맥을 이어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팝’ 아이돌 기획사들은 하나, 둘 동생 그룹들을 선보였고, 동생들은 선배 그룹 팬덤의 ‘내리사랑’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문화가 생겨나며 더 큰 후광 효과를 받으며 등장했다.

◆ 에프엑스·레드벨벳·에스파...소녀시대 '동생돌' 역사

팬덤 내 ‘내리사랑’의 원조 격인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의 ‘동생 그룹’인 에프엑스가 대표적이다. ‘소녀시대 신드롬’의 시작이던 2009년, SM은 짧은 티저 영상과 함께 그간 SM에서 볼 수 없던 이미지의 신인 에프엑스 등장을 알렸다. 실제 각 그룹엔 당시 SM 소속이던 친자매가 멤버로 속해 더욱 특별한 자매그룹, 동생그룹으로 불렸다.

동생 그룹의 후광은 단순히 ‘같은 소속사’로 묶이는 것을 넘어 선배 그룹들의 콘텐츠에 등장해 얼굴을 알림과 동시에 궁금증을 자극하는 효과를 낳았다. 에프엑스 데뷔 전 크리스탈은 샤이니의 ‘줄리엣’ 뮤직비디오에, 빅토리아는 ‘누난 너무 예뻐’에 등장해 ‘SM 뉴 걸그룹’의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또한 에프엑스는 데뷔 후 소녀시대와 함께 같은 휴대폰 광고 모델로 선정돼 시작부터 ‘대세’ 자리를 꿰찼다.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게 하면서 성공적으로 동생 그룹을 탄생시킨 SM에서는 2014년 레드벨벳, 2020년 에스파가 데뷔하면서 ‘자매그룹’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 블랙핑크 후광 업은 베이비몬스터

YG엔터테인먼트에서는 지금의 YG를 있게 한 그룹 빅뱅의 ‘동생’을 탄생시키기 위해 2013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을 먼저 선보였다. 프로그램에는 빅뱅 이후 8년 만에 ‘YG 신인 남자그룹’을 론칭하기 위해 YG 연습생들을 A와 B 두 팀으로 나눠 경연하는 모습을 담았다.

우승자인 팀 A는 위너로 데뷔했고, 팀 B 멤버들은 이후 아이콘으로 데뷔했다. 빅뱅의 ‘동생’ 타이틀을 달았던 두 그룹은 동 시기 활동하며 형제 그룹으로 묶이기도 했다. 

YG는 또한 투애니원에 이어 블랙핑크까지 성공시킨 뒤, 7년 만에 새 걸그룹의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데뷔를 눈앞에 둔 베이비몬스터는 선배 블랙핑크가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펼치는 월드 스타가 되면서, 이들의 뒤를 이을 동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데뷔도 전에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40만명을 넘어섰고, 최종 데뷔 멤버 선발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는 등 후광과 함께 내리사랑을 동시에 물려받았다.  



◆ 트와이스·있지·엔믹스, 3자매 '훨훨'

걸그룹 명가 JYP엔터테인먼트에서는 트와이스의 동생 그룹 있지가 있다. 있지는 지난 2019년  JYP가 트와이스에 이어 4년 만에 선보인 걸그룹이다. 특히 채령은 트와이스 멤버를 가리는 데뷔 서바이벌인 Mnet ‘식스틴’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 더욱 K팝 팬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트와이스가 국내외 음원, 음반 차트를 모두 싹쓸이하던 시기에 등장해 어깨가 무거웠을 있지는 데뷔와 동시에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소속사의 ‘걸그룹 명가’ 위상을 드높였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는 있지 이후 3년 만에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독보적인 실력으로 무장한 ‘JYP 막내 걸그룹’ 엔믹스를 데뷔시키며 또 하나의 성공적인 동생 그룹을 낳았다.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누가 봐도 잘 큰 'BTS 동생'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3대 기획사’(SM, YG, JYP)로 묶이던 거대 엔터사를 ‘빅4’로 만들고, 그중에서도 정상에 오른 하이브에서도 동생 그룹이 등장했다. 하이브 레이블 아래 많은 아티스트들이 생겨났지만, 방탄소년단의 빅히트 뮤직 직속 후배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2019년, 무려 BTS의 ‘동생 그룹’ 수식어를 업고 등장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타이틀을 달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이들은 이제 더블 밀리언셀러 달성,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입성 등의 성과를 내며 형들의 뒤를 착실히 뒤따르고 있다. 또 이들은 오는 8월 미국에서 열리는 초대형 음악축제 ‘2023 롤라팔루자(Lollapalooza)’에 헤드라이너로 선정되는 등 ‘잘 큰 동생 그룹’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잘 키운 그룹들을 낳으며 기획사들도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 4대 기획사를 제외하고도 그룹의 성공으로 또 다른 동생을 낳기 시작한 곳들도 있다. KQ엔터테인먼트에서는 최근 막강한 글로벌 화력을 자랑하는 에이티즈의 동생 그룹 싸이커스를 데뷔 시켰고, 대형 팬덤을 보유한 더보이즈가 속한 IST엔터테인먼트에서도 지난해 신인 ATBO를 선보인 바 있다. 자본이 낳은 동생 그룹이 또 다른 동생을 낳는 순환이 이뤄지며 K팝 역사는 계속해서 흐르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YG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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