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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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돌풍' 이끄는 이정효 감독 "플랜C까지 준비…'소신 축구' 계속 간다"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03.31 09:15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광주는 이정효 감독의 프로 사령탑 첫 팀이다. 지난 2022시즌 K리그2로 강등된 광주 감독에 오른 그는 한 시즌 만에 광주를 K리그2 우승으로 이끌고 K리그1로 복귀시켰다.

이른바 '포지션 파괴'로 표현되는 이 감독 축구는 풀백들의 전진으로 수적 우위를 활용한다. 상대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공격 전환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스위칭은 계속 진행된다.

또 이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프 스페이스(경기장 세로 폭을 5등분 한 지역 중 두 번째, 네 번째 지역)'를 집요하게 노린다.

K리그1에서도 '이정효 축구'는 연착륙 중이다. 광주는 3월 A매치 휴식기 전 리그 4경기 2승 2패, 승점 6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의 전략이 정확히 적중한 경기는 바로 A매치 직전 열린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으로 5-0 대승을 거뒀다. 광주는 인천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괴롭혔고 하프 스페이스 공략에 성공해 무려 다섯 골을 뽑아냈다. 



광주 선수들은 이 감독의 세세한 지시 사항을 따라가느라 매시간 축구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격수 이희균은 "항상 분석관, 코치, 감독님께서 영상을 보내 주신다. 영상을 보며 상황마다 지시 사항을 내린다. 세세하게 잘라서 보여주고 하면서 상황 하나하나에 신경 쓰신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가 보기만 하면 될 정도로 편하게 해주신다. 그걸 보고 그대로 하면 될 정도다. 선수단 모두에게 그렇게 해주시고 새벽 2시까지 고생하신다. 그렇게 노력해주시니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감독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매치 휴식기에 치른 한 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또 다른 전략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비롯해 현재 남아있는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했다"라며 "수정할 부분을 수정했고 개인적인 피드백을 줬다. 아직도 좀 부족해서 잘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는 이제 우리를 분석할 것이다. 우리가 잘하는 걸 막으려고 할 것 같아서 그런 점을 상대가 대비하고 나오면 어떤 점을 개선해 공략할지 플랜B, 플랜C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주 세밀하게 준비하고 또 다른 전략을 챙기는 것에 대해 이 감독은 "상대가 우리 팀을 분석한다. 우리가 잘한 걸 밀고 나가도 괜찮지만, 그렇다 보면 정체기가 온다고 생각한다"며 "다음엔 다르게 준비하고 그 다음엔 또 다르게 준비한다. 선수들은 힘들어하겠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선수들과 세밀한 전략을 준비하고 지도하기 시작한 건 본격적으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2012년 모교 아주대 감독 시절부터다. 

그는 "(영상)편집하기 힘들었던 시절이었지만, 할 줄 알았다. 선수들의 좋은 장면, 나쁜 장면을 메신저로 보내줬다"라며 "다른 팀 코치 시절에도 수비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으면 영상을 보내주고 피드백을 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연습하고 경기하면서 성장하는 점이 보이고 그걸 하루하루 보면서 내게도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광주는 이 감독 지휘 아래 한국 선수나 외국인 선수 모두 가리지 않고 공부하고 성장하려는 팀 문화가 정착했다.

특히 이번 시즌 K리그1 첫 해트트릭의 주인공이자 알바니아 대표팀에 첫 발탁된 아사니가 그렇다. 이 감독은 "아사니는 동계 훈련 중 (내게)가장 많이 혼난 선수"라고 말한다.

그는 "동계 훈련 때 보면 움직임이 본인이 원하는 대로였다. 동료들을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들이 맞춰주길 원하는 듯했다"며 "난 '팀에 맞췄으면 좋겠다'라고 많이 이야기하고 미팅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훈련 전에 오전에 따로 운동장에서 알려주기도 했다. 본인도 좋은 건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안 그러는 경우가 많은데 아사니는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 그 뒤 많이 변했고 나를 존중해주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축구는 무엇일까.

그는 "그런 것보다는 광주가 할 수 있는 축구, 내가 하고 싶은 축구, 선수들이 재밌고 힘든 줄 모르고 뛰어다니게 만들 수 있는 우리만의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라며 "내 소신대로 해왔던 것처럼 잘 준비하고 골을 넣기 위해 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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