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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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유가족 고백한 19만 운동 유튜버 "오빠가 3명 살해" [종합]

기사입력 2023.02.26 19:20 / 기사수정 2023.02.26 19:2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19만 구독자를 보유한 운동 유튜버 '온도니쌤'이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유가족임을 고백했다. 

25일 유튜브 채널 '불안해도 괜찮아 온도니쌤'은 "유튜브를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온도니쌤 "저는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입니다. 갑자기 살인사건이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해서 많은 분들이 놀라실 것 같기도 하고, 저희 집 사건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희 집이 재혼가정이었다. 저는 아빠의 딸이고 새엄마의 외아들인 6살 많은 오빠가 있었다. 제가 중학교 1학년에 들어가던 해에 새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이복 동생이 태어냈다. 늦둥이 남동생이었다. 새 오빠가 자신의 친엄마, 새아빠, 이복동생까지 5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3명을 모두 살해했다"고 밝혔다.

울컥한 나머지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온도니쌤은 "사실 단 하루도 이 장면이 계속 떠올라서 지금까지도 더 힘들다. 제가 아빠를 마지막으로 본 게 차량 트렁크 속에서 칼로 난도질된 아빠의 처참한 모습이었다"고 힘겹게 고백했다.

오빠가 자신의 엄마와 이복동생을 살해한 이유에는 "저는 질투심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6살 때 재혼을 했는데 새엄마가 되게 기가 쎈 분이었다. 아빠 앞에서 저를 친딸처럼 챙기는데 아빠가 없을 때는 구박을 했다. 자기 아들한테만 사랑과 모든 지원을 해주는 분이었다. 저희 아빠는 새엄마 눈치를 보면서 저한테 해줄 거까지 해줘서 새오빠는 모든 사랑과 지원을 다 받았다. 당연히 늦둥이 아들이 태어나다 보니까 관심이나 경제적 지원이 동생에게 쏠리게 됐다. 새오빠는 성인이고 가정을 이루고 있으니까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늘 그렇게 자라 오다 보니까 새엄마한테 계속 돈을 달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런데 본인에게 해주지 않고 이복동생, 막둥이 남동생한테 지원을 해주니까 그게 질투가 나서 살해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새아빠인 자신의 아빠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온도니쌤은 "저희 아빠는 새아빠지만 이복 오빠한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저희 아빠가 신고할까 봐 아빠까지 죽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도니쌤은 "그 당시에는 악에 받쳤었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도 없었고 꿈이길 바랐다. 나쁜 마음을 많이 먹었다. 정말 누구 한 명 걸리기만 해봐라 다 죽여버릴 거야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 가장 힘들고 지금도 아쉬운 건 아빠가 억울하고 잔인하게 예고 없이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게 온전히 슬퍼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아빠한테 너무 미안하다. 한 1년은 거의 매일 울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유튜브를 시작한 초반에는 '내가 유튜버로 유명해진 뒤 국민청원을 해서 형벌을 다시 받게 할 수 있으면 아빠의 억울함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었다. 당시에는 악에 받쳐있었고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대가를 바라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구독자들이 늘어나고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하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점점 그런 마음이 사라지고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굳이 이런 예민한 얘기를 왜 하나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지난 6년 동안 저 혼자 이 아픔을 어디에 얘기도 못하고 갖고 있다 보니 치유가 되는 것이 아니고 안에서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 됐다. 세상에 비밀은 없고 비밀을 갖고 있으면 병이 생긴다는 말이 있지 않나.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이 깨닫게 됐다. 

이어 "제가 힘들 때 옆에서 응원을 해주시고 위로를 해주신다면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튜버 활동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병원 다니고 약 먹고 잘 치유해서 금방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전햇다. 

영상과 함께 온도니쌤은 "그 사건 이후 지금까지 제가 좋아하는 일에 미쳤어요. 그 생각이 떠오르면 분노가 치밀어서요. 온전히 슬퍼하고,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했지만 못한 게 아니고, 안 한 거였어요. 제 선택으로요. 아빠한테 너무 죄송해서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결국 유튜브 영상에서 말하게 됐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강사 활동할 때는 이 아픔을 마음속에 묵혀둬도 견딜수 있었어요. 회원님들과 매일 웃고, 떠들면 그 순간에는 잊혔거든요. 사업이 바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레슨을 못 하게 됐고, 사람들을 자주 못 만나게 되면서 더 함들었던 것 같아요. 회원님들한테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있구나 알고 있었지만 회원님들의 부재가 컸구나 깨닫고 있어요. 신기하게 영상을 찍기 전까진 아빠를 생각하며 자주 울곤 했는데 영상을 찍고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네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된 느낌이었어요. 그동안..ㅎ 늦었지만 최근 2년간은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진 거 같아요. 앞으로는 조금씩 아빠를 놓아주며 일 외에도 제 삶을 즐기려구요"라고 밝혔다. 

한편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은 지난 2017년 김성관(33)이 친모와 계부, 이부동생 등 3명을 살해하고 모친의 계좌에서 1억2000만 원을 빼내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붙잡힌 사건이다. 김성관은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사진 = 온도니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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