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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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롯데의 돌풍

기사입력 2005.05.01 00:09 / 기사수정 2005.05.01 00:09

윤욱재 기자

분명 좋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던 롯데. 하지만 이젠 달라진 모습으로 선두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분위기 반전을 통해 강팀의 면모를 구축한 롯데는 내용있는 야구와 마운드의 안정, 집중력을 갖춘 타선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면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 돌풍의 시작을 찾아서...

개막 초반 삼성과 현대 등 강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며 맥이 풀렸던 롯데는 일단 LG 전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뒤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로 첫 연승을 기록하며 무너진 팀을 일으켜 세웠다.

본격적인 반란은 잠실 두산과의 3연전에서 부터다. 첫날 비록 0 대 4로 완패했지만 선발투수 이용훈의 신들린 투구(7.1이닝 1실점 1안타 13K)는 선수들에게 '점수만 내면 해 볼 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다음 날부터 타선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붙은 타선 속에서 최준석이란 스타가 떠올랐으며 시즌 초반부터 타격감을 조율해온 박기혁이 선구안과 집중력 향상으로 하위타선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답답한 중심타선 때문에 무리한 주루플레이를 일삼았던 정수근도 안정감을 되찾자 타격과 주루 모두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것은 이대호의 타점 사냥으로 마무리되었다.

새로 들어온 '백기사' 키트 펠로우의 등장 타이밍도 완벽했다. 한층 물이 오르기 시작한 사직 6연전(대 기아, SK)에서 마지막 승리를 장식한 연타석 홈런포는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개개인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시지만 롯데 타선의 강점은 팀플레이에서 출발한다. 팀 전체가 밀어치는 팀배팅을 익힌 것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었다. 그리고 번트 시도가 많은 롯데는 신명철, 이원석, 박기혁 등 작전수행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든든하다.

또 시즌 초반 타격감을 놓쳐 헤매다 2군까지 내려갔던 손인호가 타격감을 되찾았고 굳건한 안방을 지켜왔던 최기문의 복귀는 라인업의 좌우밸런스까지 맞춰놓았다.

그동안의 답답한 공격을 벗어나 팀배팅과 집중력으로 무장한 롯데는 8개구단을 통튼 최고의 마운드와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돌풍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 혼란의 마운드, 역할 분담으로 세팅 완료

시즌 초반 난타를 당했던 마운드를 살펴보면 선발과 중간, 마무리란 연결고리가 원활하지 못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중간계투가 망쳐놓는 경우도 빈번했고 셋업맨으로 정해진 선수가 없어 마무리 노장진까지 이어지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던 롯데였다.

하지만 난세엔 영웅이 등장하듯 불펜의 에이스로 이정민이 떠오르면서 투수진은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셋업맨으로 자리잡은 이정민은 특유의 배짱투구로 팀의 승리와 함께했다. 어떤 타자라도 피하지 않으려는 근성이 그를 불펜에이스로 만든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정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사실이다. 이정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 또다른 불펜에이스를 찾아야할 때다. 현재로선 그 역할을 이정훈, 조정훈 등이 하기엔 벅차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좌완 원포인트릴리프로 이명우가 안정감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비로소 롯데의 중간계투진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선발투수진과 마무리는 8개구단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부상만 없으면 롱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래서 불펜이 앞으로의 레이스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 롯데가 더 무서운 이유, 팬들의 존재

과거 롯데는 1위팀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구름관중들을 불러올 수 있었던 것은 3~4위만 해도 '잘 한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성원하려는 부산팬들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게다가 '4년연속 꼴찌'였던 롯데이기에 롯데팬들은 그 어느 팬들보다 1승의 소중함과 가치를 잘 알고 있으며 조금만 상승세를 타도 야구장엔 팬들의 열기로 가득차게 되는 것이다.

롯데가 본격적으로 상승세의 조짐이 보이자 사직구장에 몰려든 팬들은 목청껏 응원했고 롯데 선수들은 이러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며 선수와 팬이 하나된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사직구장은 홈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팬들의 응원이 롯데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국내 최고라 자부하는 부산팬들이 깨어나면서 롯데는 상승 가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롯데가 더 무서운 것이다. 올해 롯데는 든든한 지원군의 열렬한 성원 속에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롯데의 롱런이 기대되는 이유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사진 / 롯데자이언츠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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