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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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카드' 실패‥ 박성화호, 승리 의지 있었나

기사입력 2007.11.18 06:29 / 기사수정 2007.11.18 06:29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친선경기도 아니고‥ 선수 실험으로 위기 자초'

이해할 수 없는 경기였다. 승점 10점을 확보하며 올림픽 아시아지역 조별예선 B조 1위를 달리던 한국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기며 승점 1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곧 진행될 바레인과 시리아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조 2위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 조 1위 세 팀만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바레인과의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 되었다.

박성화 올림픽대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필승 카드로 박주영을 내세웠다. 박 감독 역시 '슈팅 감각이 예전의 절반'이라며 박주영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시인했지만, 박주영은 이 날 90분 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박성화 감독의 '절대신임'을 받았다.

박주영은 '축구 천재'라는 별명답게 재치있는 볼 터치와 한 템포 빠른 슈팅을 선보였지만, 골을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오히려 박주영의 투입으로 오랜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추어왔던 기존 선수들이 바뀐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영록과 박주영은 단 한 번의 찬스를 협력해서 만들어냈을 뿐이었고, 이근호와 이상호의 측면 공격은 중앙과 호흡이 맞지 않으며 우즈베키스탄 수비에 번번이 끊기고 말았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 14분 김근환을 준비시켰다. 미리 예고한 대로 192cm의 장신인 김근환을 조커로 내세운 것. 문제는 김근환과 교체한 선수가 다름 아닌 이근호였다는 점이다. 한국 공격진 중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이근호가 교체당하자 선수 본인도 의아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근환의 투입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근호의 자리인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박주영은 김근환의 큰 키를 이용한 크로스를 제공해야 했지만, 양질의 크로스는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다급해진 박성화 감독은 후반 35분, 다소 늦은 타이밍에 김승용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교체 대상은 박주영이 아닌 이상호였다. 김승용은 투입되자마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골문을 위협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결국, 박성화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경기 결과보다 바레인전을 위한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둔 셈. 하지만, 주전 선수 대부분을 원정 경기에 데리고 가 이와 같은 경기를 펼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박성화 감독이 시도했던 박주영 카드는 전술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했고, 승점 3점 확보에 실패하면서 올림픽 본선행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장기간의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선수를 실험하느라 승점 2점을 날려버린 박성화 감독. 만에 하나 올림픽대표팀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박성화 감독의 전술과 선수 기용은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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