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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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중간결산] 아스날 독주 속 흔들리는 4강 구도

기사입력 2007.10.27 00:10 / 기사수정 2007.10.27 00:10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그 밥에 그 나물?' 프미리어리그 상위권 구도가 심상치 않다.

프리미어리그 07/08 시즌도 어느덧 10경기를 치루었다. 각 팀당 총 38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 중 1/4의 일정이 끝난 셈. 이 시점은 시즌의 대략적인 판도를 엿볼 수 있는 시기인 동시에, 성적이 부진한 팀 감독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찰튼의 이안 도위 감독이 사임한 것 역시 11월이었고, 이번 시즌은 조금 이른 10월에 벌써 두 팀의 감독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흔들리는 4강 구도‥ 맨시티 '↑', 첼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항상 1위부터 4위까지를 독식해온 '빅 4'였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이 네 팀이 상위권에 들지는 못하기도 하고, 의외의 팀이 선전하며 '빅 4'를 위협하기도 한다.

시즌 초반 의외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변의 팀'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이다. 탁신 구단주의 대대적인 지원과 에릭손 감독의 지휘 아래 팀을 완전히 새롭게 정비한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의 판도를 바꾸어놓을 '다크 호스'로 등장하고 있다. 시즌 초반 '20살 골키퍼 바람'을 이끈 카스퍼 슈마이켈의 무실점 행진으로 3연승을 달렸던 맨시티는 이번 시즌 새롭게 영입한 엘라노, 페트로프 등이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점 22점으로 리그 3위를 고수하고 있다.

맨시티 돌풍의 희생양이 된 것은 다름 아닌 첼시. 무리뉴 감독의 지휘 아래 최근 3년간 리그에서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경험한 첼시는 이번 시즌 7위로 추락했다. 주축 선수 상당수가 부상당한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한 첼시는 리버풀, 블랙번과 비기고 아스톤 빌라에 0-2로 완패하는 등 좋지 않은 시작을 보였다.

결국, 로만 구단주와 사이가 좋지 않던 무리뉴 감독이 경질되고 아브람 그랜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숙적' 맨유에게 패하고 약체 풀럼과 비기는 등 제 모습을 찾지 못하는 중이다. 다행히 드록바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하며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에서 4연승을 기록 중이지만, 어느새 리그 선두 아스날과의 승점 차는 7점이나 벌어져 있다.

아스날과 맨유의 선두 다툼 예상‥ 리버풀의 자리는?
 
시즌 초반의 판세를 보았을 때, 07/08 프리미어리그는 아스날과 맨유의 치열한 선두다툼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아스날은 티에리 앙리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이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8승 1무로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다. 앙리의 공백은 아데바요르(6골), 반 페르시(7골)가 잘 메우고 있으며, 파브레가스(8골)의 달라진 골 결정력도 팀의 공격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아스날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세비야, 슈테우아, 슬라비아 프라하를 차례로 꺾으며 3연승으로 순항 중이다.

시즌 초반 극악의 공격력으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맨유는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대승을 거두고 있다. 2군 멤버가 출전한 코벤트리와의 칼링컵을 제외하면 맨유는 맨시티 전 패배 이후 내리 10연승을 거두는 중이며, 특히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한 테베즈, 나니, 안데르손이 모두 제 몫을 하기 시작하자 맨유는 지난 시즌보다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스날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2점차로 2위를 기록 중인 맨유이지만, 무패 가도를 달리는 아스날과 우승을 다툴 호적수는 맨유밖에 없다는 것이 중평이다. 맨유는 테베즈-루니-호날두로 이어지는 막강 공격라인에 하그리브스-스콜스-캐릭이 버티는 미드필더, 에브라-비디치-퍼디난드-브라운으로 이어지는 철벽 수비진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공수에서 빈틈없는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셈. 경험이 부족한 아스날보다 신구 조화가 잘된 맨유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는 리버풀이다.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기록하지 못한 리버풀은 새로운 구단주를 맞으며 대대적인 선수 영입을 벌였다. 구단 최고의 이적료로 영입한 페르난도 토레스가 7골을 넣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주고 있지만, 문제는 잦은 무승부. 리버풀은 아스날과 함께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유이'한 팀이지만, 승격팀 버밍엄과 0-0으로 비기는 등 4무를 기록하며 승점 19점으로 4위에 머물러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챔피언스리그 성적이다. 리버풀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포르투와 비기고 마르세유, 베식타스에 패했다. 이대로라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벌써 베니테즈 감독의 경질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과연 리버풀이 고대하던 리그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심스럽다.

아직 남은 28경기‥ 승부는 이제부터!

10경기는 결코 적은 수의 경기는 아니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28경기가 있다. 향후 경기 결과에 따라 현재의 순위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는 것. 맨시티, 포츠머스, 블랙번과 같은 중상위권 팀이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성적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언뜻 보면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선두 경쟁이지만, 이변과 변수는 늘 존재한다. 남은 28경기의 프리미어리그 일정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피 튀기는 경쟁으로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지난 8월 초 에미레이트컵에서 우승한 아스날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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