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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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산 "'결사곡3', 인생 마지막 오디션…임성한 선택 상상도 못해"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5.02 11: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TV조선 토일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하 '결사곡3')를 통해 권혁종에서 지영산으로, 새 이름과 함께 작품 활동에 복귀하며 시청자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지영산에게 있어 임성한 작가는 너무나도 특별한 존재다.

'결사곡3'에서 신유신 역으로 발탁돼 시청자와 마주하게 된 지영산은 지난 해 8월 오디션을 시작으로 5월 1일 종영까지, '결사곡3'의 여정을 함께 해왔다.

임성한 작가를 '선생님'이라고 칭하며 인터뷰의 시작과 끝 내내 남다른 고마움을 드러낸 지영산은 "정확하게 지난 해 8월부터 오디션을 봤다. 한 달 내내 매주 임성한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셨다. 다행스럽게도 정말 많은 배우 분들이 오디션을 봤는데, 저를 잘 봐주셨던 것 같다. 정말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목숨 걸고 했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오디션이라고 생각하고 봤었다"고 얘기했다.

20대였던 1997년 Mnet 4기 공채 VJ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작품 활동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며 긴 무명을 겪었고, 일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연기 공부를 이어오는 등 그렇게 연기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며 기회를 기다렸다.


지영산은 "무명이 너무 길었고, 그 사이 제 나이가 어느덧 48세가 돼 있더라. 연기에 대한 마음만 계속 갖기에는 전투력이 떨어지는 시점이었다. 그동안도 조금씩 작품 활동은 해 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작품 출연을 위한 미팅 자체가 많이 없어지니 더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랬던 순간에 '결사곡3' 오디션이 왔다. 마음 편하게, '내 인생의 마지막 오디션이다'라고 주위에 말하면서 편하게, 그러면서 절실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성한 선생님이 재야에 묻혀 있는 무명 배우를 꺼내서 캐치하시는 데 정말 탁월하시지 않나. 그게 제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 순간 자체가 영광스럽고,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앞선 시즌 1과 2에서 이태곤이 연기했던 신유신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던 시점,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을 견뎌내며 자신만의 신유신을 보여주는 것이 지영산에게 놓인 과제였다. 이에 지영산은 임성한 작가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단순해져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현장에 집중했다. 

"결국은 제가 이겨내야 할 일이지만,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신 선생님이 '단순해지자'는 얘기를 하셨었다"고 말한 지영산은 "그게 제게는 정답이었던 것 같다. 신유신은 진짜 정말 멋진 캐릭터였지 않나. 그런데 사람이 바뀌었다. 어떤 사람이 들어와도 힘든 역할이고,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가 그리고자 하는 신유신의 모습이 있는데, 그러면 당연히 시즌 1,2 때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이질감 때문에 초반에는 좋지 않은 말도 많이 들었지만, 다행히 서서히 잘 녹아들어갔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가자'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삼고 갔었다"고 얘기했다.


오상원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밝혔다. 지영산은 "감독님도 제 멘탈이 흔들리는 부분을 잘 알아주시고 그 때마다 제게 길잡이 역할을 잘 해주셨다. 정말 그야말로 '집 나간 멘탈'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있게 해주셨다. 현장에서 제가 의지해야 되는 사람은 감독님인데, 감독님께서 제 눈만 보고서도 제 컨디션이 어떤지 알아봐주시더라. 제가 맡은 신을 잘 소화할 수 있게끔,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이런 감독님을 만나게 된 것이 너무나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또"제가 직접 겪어보니, 임성한 선생님은 자신이 말씀하신 것에서 끝나지 않고 거기에 책임을 지시더라"며 "그 말은, 저희가 힘든 것을 다 알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주신다. 멘탈이 흔들릴 쯤이 되면 저를 부르신다. 촬영하는 내내 임성한 선생님과 오상원 감독님만 봤다. 선생님의 말에 귀 기울이고, 감독님이 주문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임성한 작가 특유의 독특하고 긴 대사체 소화도 무리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웃어 보인 지영산은 "초반부에는 신유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이 없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아쉬울 때도 있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12회 대본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10장짜리 대사가 나오고 그러더라. 그런데 제가 한 가지 잘하는 것이, VJ 출신이지 않나. 시청자 분들은 좀 낯간지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대사들에 접근하는 것이 저는 어렵지 않더라. 대사 한 줄, 지문 하나에 그 뜻을 다 만들어놓으셔서, 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임성한 선생님의 대본에는 1부터 10까지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어서, 고스란히 따라가면 굉장히 편해진다. 서동마(부배 분)와 바에서 얘기하는 장면은 두 신 대본이 13장이었다. 대사를 다 외워서, 현장에서도 거의 NG 없이 갔었다. 사피영(박주미)과 싸우는 신도 대사량이 만만치 않았는데, 그것도 저희끼리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던 장면 중 하나다. 그만큼 호흡이 좋았다는 얘기인데, 같이 연기한 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저도 잘 끝낼 수 있었다"고 남달랐던 호흡의 촬영 현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결사곡3'가 자신에게는 '새로 시작하는 단계'라고 정의한 지영산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제 종교가 천주교인데, 그래서 지금도 매일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곤 한다"고 얘기했다.

또 "듣고 싶은 수식어를 말하는 것은 지금의 저에게는 좀 과분한 부분 같다. 그럼에도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소소한 가족 이야기를 연기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아버지께서 1999년에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연기로 그 부분을 풀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어떤 작품이 됐든, 가족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는 작품 안에서 그것을 잘 풀어낼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퀀텀이엔엠, 지담미디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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