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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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 이소정 "뮤지컬 하고 싶어 30대 되길 기다렸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2.05.01 12:57 / 기사수정 2022.05.01 12:5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리지’의 타이틀롤로 뮤지컬 장르에 첫발을 내디뎠다. 가수 이소정(레이디스코드)은 2시간 동안 리지 보든이 돼 시원한 성량을 내뿜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제 목표가 ‘리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기에요. 첫 뮤지컬이어서 선배님들에게 조언도 많이 구했는데 긴장이 풀리면 실수한다고 하더라고요. 첫 공연 때는 긴장하니 안 틀리지만 편해질 때쯤 실수한다고요. 그래서 긴장을 놓지 않고 하는 게 제 목표가 됐어요. 혹시 실수할까봐 항상 이 노래를 하면서 다음 대사를 생각하고 이 대사를 하면서 다음 가사를 생각해요. 가끔 말도 안 되는 파트에서 실수할 때가 있잖아요. 한 번 그런 적 있거든요. 이후 아무렇지 않게 했지만 집에 가서 ‘말도 안 돼. 그걸 어떻게 틀릴 수 있지. 다시 틀리지 말아야지’라며 채찍질했어요. 조금도 실수하지 않도록 긴장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연예계 데뷔 10년 만에 뮤지컬에 발을 들인 만큼 새로운 장르에 임하는 이소정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뮤지컬을 학창 시절부터 하고 싶어 했어요. 꿈이었거든요. 노래, 연기, 또 예뻐야 가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만 할 수 있는 장르라고요. 내가 무대에 서는 사람이 되면 뮤지컬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레이디스코드 할 때도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기회가 잘 닿지 않았어요. 제 생각에 그 이유는 저의 외모, 나이, 목소리, 이미지가 부합되는 교집합이 없고 따로 노는 느낌이 있어서가 아닐까 해요. 뮤지컬에서 이소정이 아닌 역할로 보여야 하는데 외모와 나이는 어린데 목소리는 성숙하고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이가 빨리 들기를 바랐죠. 내가 서른쯤 되면 목소리와 감정선이 맞는 때가 오겠지, 30대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기다렸어요. 지금 딱 서른입니다.” (웃음)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으로 기억되는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1892년 어느 미친 여름날, 매사추세츠 주 소도시 폴 리버에서 성공한 장의사 앤드류 보든과 재혼한 부인 에비가 집 안에서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된다. 주인공이자 둘째 딸 리지가 유력한 핵심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언니 엠마, 가정부 브리짓, 친구 앨리스의 진술 속에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한다. 

“굉장히 어렵잖아요. 감정선의 폭도 크고 사실 겁도 났어요. 그런데 제 안에 숨어있는 어떤 감정을 끄집어내기만 한다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재밌겠다는 생각도요. 리지가 변하는 과정이 있잖아요. 슬프고 좌절했다가 분노했다가 미쳤다가 광기를 일으키고 희열을 느끼고 여러 드라마가 꺼내지고요. 표현할 수 있다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아주 깊숙이 숨어있는 감정을 꺼내는 과정까지 힘든 게 있지만 속 시원하고 스트레스 풀리고 좋습니다.”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선 리지는 어린 시절부터 아빠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지만 리지의 살인 동기만은 납득 가능하다. 여기에 동성애적 관계까지, 리지의 복합적인 감정을 소화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다.

“제가 가진 비슷한 경험들이나 감정 등 제 안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려고 했어요. 요즘 많이 느끼는 게 배우는 나이 들어갈수록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거예요. 경험이 많은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시잖아요. 비둘기를 상실했을 때 상실의 아픔이라든지, 내 소중한 걸 누가 앗아갔다는 경험들에 집중하니 조금씩 나오더라고요.”

이소정은 평소에도 리지 생각을 하며 사느라 삶이 피폐해졌다며 너스레를 떤다. 

“처음 연습할 때 힘들었어요. 분노를 표출하고 욕한 지 오래된 거예요. 일을 한지 오래됐나 보니 어디서 난리 치면서 놀 일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웠는데 조금씩 빠져들고 있어요. 계속 리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사니 삶이 피폐해요. 꿈을 너무 많이 꿔요. 오늘은 여자 흑인과 사랑에 빠졌는데 제가 실제로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니 꿈에서 헷갈렸나 봐요. ‘사랑해야 할 거 같은데 왜 사랑하지 않지?’라는 고민을 하며 깼어요. 꿈에서 살인도 자주 하고요.

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노래에 막 들어갈 때 집중하고 빨리 나오는 게 장점인데 ‘리지’에서는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계속 리지로 살잖아요. 리지의 감정을 깨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영향을 받고 있어요. 솔로로 활동할 때와 다른 느낌이에요.”

‘리지’에 애정이 남다른 그는 “정말 재밌고 만족스러울 작품”이라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

“뮤지컬을 재미없다고 느끼고 흥미 없는 분들이 많으세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제가 본 뮤지컬 중 가장 재밌어요. 하면서도 재밌어서 저도 제가 한 걸 보고 싶더라고요. 본 분들도 재밌어야 해 고민하고 있어요. ‘리지’는 뮤지컬을 안 좋아하는 분들이 봐도 재밌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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