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9:47

[2011 F-1] 페라리팀 '마이스터'가 들려주는 이야기 (인터뷰)

기사입력 2011.03.29 13:25 / 기사수정 2011.03.29 13:35

서영원 기자

- 페라리의 올 시즌 예상
- F-1 기술자가 되는 법?
- 마이스터가 생각하는 슈마허
 

* 작년 가을이었다. 공대출신인 필자가 학부 교수님의 소개를 받아 페라리팀의 기술총괄팀장 프랭크 스탬프슨(58)을 소개받은 것은 행운이었다.

독일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어설픈 영어로라도 그와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혹시나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알려준 그는 명함으로 건네 주었다. 또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바쁜 와중에도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하자 흔쾌히 허락하였다.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마이스터(maister) 독일어로 '장인'을 뜻하는 말이다.

F-1의 거장 '장인' 프랭크 스탬프슨은 페라리 자동차의 기술 연구원으로 입사하여, 디자인팀, 의장모듈팀을 거쳐 지금은 페라리의 F-1팀 기술연구를 16년간 총 지휘하는 자로서 영향력은 막강하다.

대학시절, 뮌헨 대학에서 기계공학 석, 박사를 따내며 독일정부에서 국비 장학생으로 지명받아 우리나라로 치자면 과학교육기술부 연구원의 제의를 받았지만 자동차가 그냥 좋아서 페라리에 입사하였다.

 

▲  2011시즌을 앞두고 페라리팀에서 개발한 에어포지셔닝 ⓒ F-1 공식홈페이지

- 반갑습니다. 프랭크, 그동안 겨울의 페라리팀은 어떻게 지냈나요?

드라이버와 피트팀은 단합대회도 하고 좀 더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레드불(작년도 월드챔피언 크리스챤 베텔 소속팀)을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하나같아요. 내가 속해있는 기술팀은 1년 내내 연구에만 매달렸습니다. 우리 팀은 리타이어를 자주 겪지는 않지만 상위 경쟁 포인트를 감안해 본다면 차체의 내구성, 안정성에 집중하였습니다. 올 시즌은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 페라리 F-1 기술팀은 1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살짝 알려 줄 수 있나요?

페라리 머신은 총 100여 명의 기술자가 자기 분야에 해당하는 연구를 1년 내내 붙잡고 있습니다. 대게 전공을 재료공학, 기계공학, 고분자공학, 안전공학, 항공우주공학 등 전공이 다양합니다. 어떤 친구는 1년 내내 타이어만 만지고 부수고 불태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스운 소리지만 고무만 보면 현기증이 난다고 해요. 또 이들 중 분석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F-1팀과 함께 움직이며 무엇이 문제인지, 개량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린 그것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어요.
 
- 시즌 중 엔진은 두 개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는데 이외에도 제약이 걸려있는 규정이 많습니다. 기술팀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관점입니다. 우리는 먼 관점으로 3-4시즌 뒤 사용할 머신을 구상하고 보완하는 일을 합니다.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그렇듯이 지금 연구하는 자동차가 10년 뒤에 상용화되듯 우리도 그러한 일을 합니다. 고로 지금 우리가 분석하고 나오는 연구 결과는 못해도 4년 뒤에 서킷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 F-1의 기술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 F-1게임 5년 연속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의 드라이버)를 누르고 월드챔프도 하였고, 티타늄(F-1 머신의 재질)에 대해서도 잘 압니다.

매우 인상적이군요. 전공은 사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의 ‘장인’이 되었을 때 도전해보십시오. 언제든 들어올 자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디서 얼마나 성과를 내었는지를 원합니다. 그리고 자동차를 사랑해야 하고 매주 굉음을 내는 엔진소리를 견뎌낼 청각이면 대환영입니다. 아 이건 필수인데 바이에른뮌헨을 좋아해야 합니다.

- 당신이 생각하였을 때 지금껏 최고의 드라이버는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아마 슈마허라고 할 것을 예상합니다.

정답입니다. 슈마허는 우리의 기술력 끝 부분에 위치한 인간 기술의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메르세데스팀 머신과 잘 맞지 않지만 곧 더 나아질 거라 봅니다. 머신 테스트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갈 때 그가 운전하는 페라리의 느낌은 또 달랐습니다.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는 자동차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운전의 철학이라고 하나요. 90년대 00년대 포뮬러를 사랑한 사람들은 행운아입니다. 바로 슈마허의 드라이빙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 드디어 개막이 취소된 레바논 그랑프리를 대신하여 호주그랑프리를 통해 F-1일정이 시작됩니다. 페라리팀의 올 시즌 예상은 어떠한가요?

힘든 경쟁이겠지만 예전에 해왔던 것처럼 1등을 다시 빼앗아 올 겁니다. 우린 페르난도와 마사의 능력을 믿고 그들도 우리 기술력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팀 분위기는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올해도 한국에 오시죠? 작년 코리아그랑프리 우승자 알론소(사진▲ 가운데)를 모든 이들이 기억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사비 알론소(레알마드리드 축구선수)를 누르고 페르난도 알론소가 인기를 더 얻었습니다.

한국에는 좋은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갑니다. 알론소가 정말 그렇게 인기가 많나요? 기분이 좋습니다. 한국에는 뛰어난 기술자들이 많아요. 하지만, F-1팀에서는 한국인을 보기 힘듭니다. 이 분야에 한국 기술자들이 온다면 기술경쟁에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스포츠팀]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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