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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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시간이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2.02.12 05:15 / 기사수정 2022.02.12 03:14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이제 활짝 웃기 바랍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23·성남시청)은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확정한 뒤 눈물을 쏟았다. 경기가 끝나고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이 왜 이렇게 많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 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힘들게 준비하는 동안 주위에서 많이 도와 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며 "내 주위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운 이유는 결승에서 주행에 아쉬움이 남았거나 메달 색깔 때문도 아니었다. 오히려 결승에서는 여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세계 신기록을 쓴 수잔 슐팅(네덜란드), 5차례 올림픽에서 10개의 메달을 건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등 쇼트트랙 강자들과 싸우면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레이스 초반 뒤편에서 달리던 그는 막판 스퍼트로 슐팅과 발을 뻗어 결승선을 통과할 만큼 접전을 펼쳤다. 두 선수의 기록 차이는 0.052초에 불과하다.

지난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4년 동안 그를 짓누른 부담이 컸다. 당시 여자 3000m 계주와 1500m에서 뛰어난 주행을 펼치며 대회 2관왕에 오른 그에게 여자 1000m는 아쉬움이 남는 종목이었다. 심석희와 부딪히며 메달에 도전하지 못한 그날 이후 심석희와 고의출동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대회 여자 1000m에서 따낸 메달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조금은 덜어 줬을까. 그는 경기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때 힘들었지만, 나를 더 성장하게 해 준 고마운 시간"이라며 "그런 힘든 과정이 오늘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올림픽에 나서 패기로 달렸던 평창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팀의 주축으로 뛰어야 했다. 그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2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15위로 목표치를 낮게 잡았고, 그런데도 이른바 '효자 종목'으로 불린 쇼트트랙을 향한 기대는 여전히 컸기에 이목이 집중되는 일도 잦았다. 그런 가운데 주종목 중 하나인 여자 500m에서는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레이스 초반 뒤편에서 달리던 그는 코너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내려 했다가 빙판에 미끄러졌다. 

최민정은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그간 쌓여 온 감정을 쏟아냈다. 그는 "평창 때는 마냥 기뻤는데, 이번엔 좀 많은 감정이 들었다"며 "금이든, 은이든 또 500m에서는 넘어진 것도 제게는 다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부담이 크지 않았느냐'는 말에는 "선수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오늘 결과는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남은 경기를 대비해 노력하겠다"고 남은 종목에서 선전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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