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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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레터' 려욱 "아이돌 편견 여전…'걔가 려욱이었어?' 좋아"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2.01.29 13:33 / 기사수정 2022.01.29 13: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슈퍼주니어의 메인 보컬 려욱은 뮤지컬에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들려준다. ‘팬레터’는 인물의 감정을 시적이고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넘버가 특기다. 려욱은 세훈에 몰입해 애틋하고 절절하게 감정을 쏟아낸다.

“시적인 표현이나 ‘침잠’처럼 우리가 많이 안 쓰는 단어들이 있어 사전을 찾기도 했어요. ‘내가 죽었을 때’도 내가 눈 떴을 때, 내가 죽었을 때, 내 사랑이 죽었을 때를 어떻게 표현한 걸까, 대상이 누군가라는 생각도 들었죠. 은유적이어서 매번 연기할 때마다 다르고 관객분들도 받아들이는 게 다 다를 것 같아요. 누군가는 엄마, 친구를 생각할 수도 있고요. 저 또한 가족을 생각하며 부를 수 있고 해진 선생님을 생각하며 부를 수 있고요. 직접적인 가사가 아니라 그날 감정에 따라 달라요.”

‘팬레터’에는 ‘아무도 모른다’, ‘넘버7’, ‘그녀를 만나면’, ‘글자 그대로’, ‘섬세한 팬레터’, ‘별이 반짝이는 시간’, ‘거울’, ‘해진의 편지’, ‘내가 죽었을 때’ 등 서정적이고 시적인 넘버들이 가득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려욱의 최애 넘버는 ‘그녀를 만나면’이다.

“제일 예쁜 노래가 ‘그녀를 만나면’이에요. 제게는 연습할 때 쉬어가는 타이밍이었거든요. 연기를 계속하면서 극을 붙여보니 정말 이 신이 있어야 뒤가 다 말이 되더라고요. 뒤에 나오는 ‘해진의 편지’를 보며 울 수 있고요. ‘그녀를 만나면’은 선생님이 따뜻하게 다정하게 얘기해 준 부분이어서 조명이 핑크색으로 변해요. 그 순간 세상이 다 핑크로 변하는 거예요. 항상 흑색이던 제 시야에서 처음으로 핑크색으로 보이는 때여서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최근에야 ‘그녀를 만나면’이 좋은 넘버,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계속 눈물이 나왔는데 나무 형이 ‘려욱아 우환있니? 괜찮아?’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울기 시작해서 손을 베이고 울거든요. 아파서 우는 건지 뭐 때문에 우는지 선생님이 모르시니 재밌더라요.”

세훈은 자신의 욕망 히카루를 죽인다. 히카루는 "명심해. 너는 나 없이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걸"이라며 독설하며 떠난다. 그랬던 히카루는 '내가 죽었을 때' 마지막 장면에서 돌아와 세훈을 안아준다.

“모든 사람에게는 선과 악이 있다고 생각해요. 테이블 작업할 때는 글의 욕망이라고 표현했거든요. 우리끼리는 단순하게 다시 글을 쓸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했죠. 히카루가 그렇게 다시 왔고 나는 앞으로 글 쓸 수 있다고요.

제게는 조금 달라요. 해진 선생님이 보내주거든요. 단순히 히카루가 아니라 해진 선생님의 선물인 거죠. 처음에는 해진 선생님이 날 안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런데 해진 선생님은 히카루를 보내고 문이 닫히면서 사라져요. 해진 선생님은 우리 곁에 없지만 해진이 보내준 히카루로 인해 살아가고 앞으로 성장할 거라는 뜻이기도 해요. 글의 욕망이 다시 돌아온 것일 수도, 해진 선생님의 선물일 수도 있어요. 히카루를 안고 엄청 울거든요. 히카루만 안는 게 아니라 해진 선생님도 안는 거고 속죄의 눈물일 수도 있고요. 감정이 터져 나오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히카루와 같이 선생님을 보낸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 깊은 감성으로 무대를 이끄는 려욱은 2011년 뮤지컬 ‘늑대의 유혹’으로 데뷔한 12년 차 배우다. “무대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라며 돌아봤다.

“무대에 임하는 자세나 배우들과의 관계가 달라졌어요. 슈퍼주니어와 뮤지컬을 동시에 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거든요.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 주위 사람과의 관계 등 일하는 것에 있어 달라지지 않았나 해요. 무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열심히 하는데 관객분들이 보실 때 달라 보이지 않을까. 10년 전에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너무 불안해서 깜지처럼 써서 대사를 다 읽고 들어가야만 공연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섭고 떨렸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한 번에 다 읽고 노래도 다 불러보고 갈 정도로 불안함은 똑같은데 자세가 조금 달라지지 않았나 해요.”

‘늑대의 유혹’부터 뮤지컬 ‘하이스쿨뮤지컬’, ‘메리셸리’, ‘광염소나타’, ‘아가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등에 출연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려욱만의 색깔을 보여줬는데, 현재도 ‘연기돌’ 편견을 극복하는 중이란다.

“편견은 지금도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도 말씀하세요. 제가 하는 뮤지컬이나 연기를 보면 ‘가수치고 잘했네’ 이런 식으로 가볍게 말씀하거든요. 노래 잘하는 건 아는데 연기도 잘한다고요. 부모님이 그렇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그렇게 생각하실까 해요. 한편으로는 부담이 덜한 부분이 있어요.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기 때문에 그 부담감은 덜하긴 한데 아이돌 편견은 조금 벗어놓고 봐주셨으면 해요. ‘걔가 려욱이었어? 잘하네’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많은 후배들이 뮤지컬을 하고 있잖아요. 그 친구들도 불안할 텐데 옛날 생각이 나고 응원하게 돼요.” (인터뷰④에서 계속)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라이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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