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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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감독 "세영♥준호 최고 조합, 세상 희한한 장난치다 초집중"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2.01.12 12:11 / 기사수정 2022.01.12 12:1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산덕 커플을 보며 설레하고 울고 웃는 이들이 많았다. 유독 시청자의 과몰입을 유발한 이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17.4%, 화제성 1위로 화려하게 종영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 유종의 미를 거둔 데는 팀워크가 큰 비중을 차지했을 듯하다. 화기애애한 현장은 메이킹 영상 등을 통해 익히 알려졌다. 정지인 감독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에너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세영, 이준호, 이은샘, 김이온, 하율리 역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지인 감독의 긍정적인 리더십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현장에 대한 애정을 내비친 바 있다.

정지인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실 화내면서 웃은 적도 있는데 그건 메이킹에서 안 찍은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제 웃음 소리가 워낙 커서 유난히 잘 들려서 그렇지, 누구나 잘 웃는 현장이었습니다. 유머 코드가 서로 잘 맞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물론 원래도 저는 웃음 허들이 낮은 편이라 촬영 현장에서 많이 웃는 편입니다. 웃긴 상황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이번 현장은 배우나 스텝들 중에 재미있는 사람들도 참 많았고 개그 욕심들도 많아서 현장 가는 게 참 즐거웠습니다. 지칠 때마다 많이 웃으면서 서로 서로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사실 화내면서 웃은 적도 있는데 그건 메이킹에서 안 찍은 것 같습니다ㅎㅎ"

주인공 이세영과 이준호의 열연이 드라마의 인기에 큰 힘을 보탰다. 정지인 감독은 "둘 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 배우들이다. 배려심도 많고 상대방과의 연기 합을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감독의 입장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라며 칭찬했다.

"특히 멜로물에서는 두 배우의 합과 케미가 중요한데, 세영 씨와 준호 씨는 리허설 중 끊임없이 상의하며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할 지에 대해 상대방과 맞춥니다. 물론 그 사이에는 세상 희한한 장난도 섞여 있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습니다. 웃다가 정신 못 차리는 적도 많았습니다. 새삼 저렇게 장난 치다가도 슛을 들어가면 산과 덕임이 돼 초집중하는 모습에 언제나 감탄했습니다."

이세영은 주체적인 덕임을 똑 부러지고 당차게 표현하면서도 밉지 않게, 사랑스럽게 연기했다. 초반 당돌한 말괄량이 생각시 궁녀의 모습부터 후반에는 아이를 연이어 잃고 동료까지 보내면서 상심한 모습까지 덕임의 감정선을 폭넓게 그렸다.

"장난스러운 모습과는 다르게 세영 씨는 절대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언제나 들고 다니며 뭔가를 잔뜩 적어놓고 리허설 중에도 계속 메모를 하더군요. 스스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제가 오케이를 해도 다시 찍고 싶다고 꼭 얘기를 합니다. 이유가 명확하고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은 배우의 요구를 거절할 감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모니터링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감독님이 알아서 할 테니 본인은 안 봐도 된다고 합니다.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 감독에게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안겨주는 연기자입니다. 가끔 근로 시간에 쫓겨 세영 씨가 다시 찍고 싶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넘어가야 하는 순간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이준호 역시 안정적인 연기와 발성으로 사극에도 무리 없이 녹아들었다. 성군이면서도 왕의 위엄을 잃지 않는 면모를 비롯해 까칠하지만 설레게 하는, 섹시한 매력까지 담은 新이산을 완성했다. 17회에서 덕임을 생각하며 오열하는 모습, 환영 속 "날 사랑해라"며 눈물을 흘리는 감정신에서는 연기 성장을 엿보게 했다.

이세영이 대본을 손에 놓지 않는 것과 달리 이준호는 대본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준호 씨는 현장에서 어지간하면 대본을 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완벽하게 숙지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었고 모든 걸 준비해서 현장에 나타납니다. 대사를 외우는 게 어렵다고 얘기하면서도 긴 대사량을 막힘 없이 술술 하면서 감정 연기도 섬세하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언제나 물어봅니다. 본인 연기가 어땠는지에 대해. 너무 좋았고, 오늘 이 씬 완전 찢었고 아까 찍은 그 커트는 꿈 속에 나오겠다고 얘기해도 언제나 아쉬워하는 눈빛이었습니다. 내가 뭘 놓친 게 아닌지 편집실에 가서 또 확인하게 만드는 연기자입니다.

두 배우가 욕심껏 연기한 산과 덕임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많이 사랑했습니다. 아직 보낼 준비가 안 됐는지 방송이 끝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꿈 속에 산과 덕임이 계속 나옵니다. 산과 덕임의 행복한 순간이 영원이 되었듯이 이준호와 이세영이 앞으로 언제나 행복하길 바랍니다." 


두 사람 외에도 이덕화, 박지영, 장혜진, 장희진 등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극의 중심을 잡았다. 오랜만에 사극으로 복귀한 이덕화는 영조로 열연했다. 천재적인 정치력으로 국정을 돌보는 성군인 동시에 아무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치명적인 역린을 가진 임금을 카리스마있게 그렸다.

"이덕화 선생님에 대해서 돌아보자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영조와는 좀 색다른 느낌을 찾아야 했습니다. 변덕이 심하면서 명민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언제 어디로 분노할 수도 있는 에너지가 충만한, 그리고 제왕의 카리스마를 살릴 수 있는 배우가 누구일지 고민했습니다. 많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이덕화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덕화 선생님은 본능적으로 본인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한방이 있습니다. “덕화는 덕화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으시며 후배 연기자들과 교감을 끝없이 하시더라고요. 준호 씨가 연기하는 정조가 세월의 변화에 따라 종종 영조의 몸짓이나 발성이 배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덕화의 영조가 이 드라마에 남긴 흔적들을 떠올렸습니다.

5회 엔딩과 11회, 12회 편전의 씬들은 이덕화의 영조가 아니었으면 완성이 안 될 장면들이었습니다. 특히 편전에서 금등지사를 확인하는 씬은 연기자들의 힘에 백프로 이상 의지해서 만들어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덕화 선생님은 아침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촬영 중에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후배 연기자들을 독려하면서 편전 씬을 완성해나가셨습니다. 제작발표회에서 저에게 진정성 있는 감독이라고 한참 칭찬해주셨는데 선생님이야말로 진정성 중의 진정성을 보여준 연기자셨습니다."

박지영은 제조 상궁을 연기했다. 손을 무너뜨리려고 오랜 시간 절치부심했으나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 결국 자결을 택한 모습을 담아 긴장을 높였다.

"박지영 배우님은 카리스마와 함께 왕에 대한 애증을 캐릭터 속에 녹여낼 수 있는 최고의 캐스팅 중 하나였습니다. 자신에게 궁녀 역할을 제안한 작품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감독인지 궁금했다며 호탕하게 웃으신 모습에 새삼 반했습니다. 1회에서 영조와 함께 아역들을 이끌어 주며 드라마의 시작을 힘있게 열어준 최고의 연기자였습니다. 사극을 처음 하는 감독과 후배 연기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셨고, 언제나 아이디어가 많았기 때문에 리허설을 할 때마다 무척 즐거웠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MBC 옷소매 붉은 끝동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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