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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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도전', 그들이 만드는 농구대회!

기사입력 2007.08.17 20:35 / 기사수정 2007.08.17 20:35

반욱 기자
[엑스포츠뉴스=반욱 기자] 연일 내리는 장맛비와 짜증스럽기까지 한 무더위 속에서도 스포츠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을 간직한 이들이 모여 순수한 땀을 흘리는 현장에 있노라면 '이열치열'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여름이라는 계절에 유난히 더 잘 어울리는 길거리농구대회는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한껏 더 부풀려 놓곤 한다.

매년 여름 방학 시즌이 되면 아디다스, 나이키 등이 주관하는 굵직굵직한 3대3 길거리 농구대회가 젊은 농구 마니아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올해 역시 프로농구선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로 무장한 이들 대회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각 프로구단에서 개최하는 길거리농구대회, 생활체육협회 혹은 연맹에서 주관하는 공식적인 대회들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전국 각 대학에서 개최하는 비공식적인 대회들 까지 포함하면, 약 두 달 남짓 하는 여름 방학 기간에 얼마나 많은 수의 길거리 농구 대회가 열리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대회가 있다. 가히 순수 아마추어 대회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참가 선수들은 물론이고, 대회를 준비하는 이들 역시 말 그대로 아마추어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하나의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쉬운 일은 아닐 터.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만큼이나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하나의 도전이 되는 대회가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국내 최초 길거리여자농구대회 'ASAP 여자 3on3 농구대회'와 스포츠마케팅 연구 동아리 스마팅에서 개최하는 'Smarting Challenge 2007 3on3'가 바로 그것이다.

여자 길거리농구의 메카 'ASAP 3 on 3 대회'

▲ 지난 해 ASAP 여자 길거리 농구대회
ⓒ ASAP
지난 2000년 10월, 'ASAP 여자 길거리 농구 동호회'라는 이름으로 다음 카페(http://cafe.daum.net/ASAP)에 첫 발을 내민 ASAP는 여자농구를 좋아하는 회원들 간의 정기적인 모임을 기반 삼아 친목 도모는 물론이고 함께 농구를 즐기며 대회에 참가하는 등 젊은 여성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농구를 하고 싶지만 남자들로 가득한 농구장에서 벗어나 여성들만을 위한 농구 모임이 탄생한 것이었다.

ASAP라는 이름은 'As soon as possible'의 약자로 '가능한 빨리 목표에 도달하겠다' 라는 함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2000년부터 이어진 오프라인 모임은 현재도 매주 주말 정기적인 농구 모임을 가질 정도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특히 2004년부터 ASAP 자체적으로 여자 길거리농구대회를 개최하면서 나날이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2회·3회 대회를 거치며 점프볼, 루키 등의 농구 잡지와 방송 등의 언론매체에 소개되었고 올해로 4회째가 되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그 위상이 나날이 높아 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자 길거리농구대회라 할 수 있다.

매년 정기총회를 통해 1년 동안의 임원진(운영자·비운영자)을 뽑아 운영 중인 가운데, 이번 4회 대회 역시 이들 운영진 두 명이 대회 준비와 홍보 등 모든 부분을 총괄 및 책임지고 수행한다고 한다.

임원진 중 한명인 김수현씨(이화여대 4학년)는 "두 명이 대회 준비와 운영 등을 모두 하다 보니 힘든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많은 여성분들이 대회에 참가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대회를 준비하다보니, 힘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모두 감수하며 즐겁게 준비했고 다른 여러 동아리에서 도움을 줘 한결 수월했다"라며 "특히 WKBL에서 많은 도움을 줘 여러모로 대회 준비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동안의 ASAP 대회에서도 지원을 해오던 WKBL은 이번 대회에서는 정식 후원사가 되어 경기장 대관(우리은행 체육관)에서부터 대회 상품 지원 및 심판 섭외 등 대회 준비에 있어 중요한 부분들을 모두 지원했을 뿐 아니라 대회당일 동영상 촬영 및 영상 제작까지 해준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체 회비를 모두 충당해 대회를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WKBL뿐 아니라 K1X에서도 물품(농구화, 유니폼)후원을 해주면서, 참가비만으로도 비용 조달이 충분하다고 하니 그간 대회를 개최하며 ASAP가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얼마나 큰 재산이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는 듯, 김수현씨는 다소 부족했던 대회 홍보를 앞으로 좀 더 보완할 점으로 지적하며 "오프라인 홍보는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온라인 홍보에 주력했지만 남자 길거리 농구의 그것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 역시도 대회의 연륜이 쌓이고 준비하는 운영진의 경험이 다음 운영진에게 전수되어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SAP 여자 길거리 농구 대회'의 앞으로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김수현씨는 "길거리 농구의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앤드원 투어' 같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앤드원 투어' 못지않은 'ASAP 농구 축제'가 매년 여름 여자농구 마니아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4회째인 올해 대회는 오는 18일(토) 오전 10시부터 우리은행 체육관(돌곶이역)에서 열리며 총 12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스포츠마케팅 동아리, 실무에 뛰어들다!
'Smarting Challenge 2007 3on3'


▲ Smarting Challenge 2007 3on3 대회 포스터
ⓒ 스마팅
스마팅(http://cafe.daum.net/smarting)은 1998년 12월, 스포츠마케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스터디 모임이다. 초대 회장 진명숙(1기)씨에 의해 스터디 모임이 결성 되었으며 다음 카페에 '스마팅'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였다.

2007년 현재 6,000여명의 회원으로 국내 스포츠마케팅 관련 다음 카페 회원 순위 1위로 등록되어있는 스마팅은 수많은 온라인 동호회와는 달리 오프라인 회원 중심으로 매주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스포츠마케팅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해 교재스터디와 주제스터디를 병행함으로써 스포츠마케팅의 이론을 공부하고 나아가 보고서 및 기획서 등을 작성하여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스터디 모임이다.

이들에게 올해 여름, 새로운 과제가 부여되었다. 다름 아닌 길거리농구대회 개최가 바로 그것이다. 스포츠마케팅에 관련한 이론 공부와 아이디어 창출을 통한 이벤트 기획 등 그동안 이들에게 주어졌던 과제들이 마케팅 이론을 바탕으로 한 기획서 작성에 그쳤던 데 반해, 이제 직접 자신들이 기획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공부를 해보게 된 것이다.

스마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대외적으로 펼치는 첫 농구 대회인 만큼 운영진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현 스마팅의 회장인 이아름(고려대학교)씨를 비롯한 운영진과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회원들 모두 대학생 신분이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이들에겐 하나의 도전이고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첫 회의를 통해 대학교 농구 동아리를 참가 자격 조건으로 선정한 뒤, 대회 준비 운영진들 간 업무 분담을 통해 효율적으로 진행해 나가던 이들에게 첫 번째 난관이 닥친 것은 대회 일정과 관계된 것이었다.

당초 대회 규모에 비해 적은 진행 요원(7명) 탓에 대회 일정을 이틀로 잡았지만, 길거리 농구를 즐기는 대학생들에게서 듣게 된 내용은 "이틀짜리 대회는 귀찮아서 안 나간다"였다.

'Smarting Challenge 2007 3on3'가 8월 4째 주 주말에 열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대학이 개강을 하기 바로 직전에 하는 대회인 만큼 주말 이틀 동안의 일정은 참가자들에게 분명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대회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지을 수 있는 중요한 문제였던 만큼 대회 일정을 보완하는 데 있어 운영진들 모두 만장일치로 합의를 했다고 한다.

이후 경기 일정과 대회 진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스마팅은 두 번째 난관에 맞게 된다. 대회 경기장 선택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강 용산 이촌 지구에서 대회를 열기로 한 이들에게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경기장 내에 상업적인 형태의 광고를 제한한다는 시설관리부의 권고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대회의 진행에는 여러 형태의 협찬과 후원을 받게 되고 대회를 개최하는 주최자는 그에 합당하는 광고 및 홍보 등의 권리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A-보드 및 기타 경기장 주변에 의도적인 광고물을 제작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시설관리소의 방침에 따라 스마팅의 운영진들은 많은 고심을 했다고 한다. 이아름씨(회장) "당시 그것 때문에 경기장을 옮겨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이미 대회 준비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었고 홍보도 시작됐던 터라 쉽사리 장소 변경을 하기 힘들었다. 때문에 제약 속에서도 최대한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내놓은 이들의 방안은 대회 자체를 알리는 현수막을 적극 활용하여 후원 및 협찬사의 광고를 하기로 하였고, 이외에 대회 시상식이나 사진 촬영 시 '백드롭'을 제작하여 이들의 광고 효과를 극대화 시켜주기로 했다.

이외에 운영진의 스태프카드를 직접 제작하여 그 안에 협찬사 광고를 넣어 주고, 소책자를 만들어 광고를 실어 주기로 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한 학생들답게 여러 방안을 모색해 스폰서의 권리를 만족해 주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현재 '앤드원 투어'를 제작한 이피플코리아(EPK)와 점프볼·Star 스포츠·사회복지법인인 신명재단·조이포스 등에서 대회 후원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대회 일주일을 남겨둔 현재, 이외에 또 어떤 난제가 이들에게 닥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의 시도가 처음이라는 것과, 그 도전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앞서 소개한 ASAP의 대회가 1년, 2년, 3년, 그리고 4년째가 되면서 대회 운영이나 진행에 있어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갔듯이 스마팅 역시도 첫 발을 내딛은 지금 이순간의 경험들이 차후 제 2회 대회를 준비하는데 있어 분명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스마팅의 첫 대회가 참가선수들은 물론이고 대회를 준비한 이들에게도 뜻 깊은 대회로 남게 되길 바란다.

올해 첫 대회인 'Smarting Challenge 2007 3on3'대회는 오는 8월 25일(토) 오전 10시부터 한강시민공원 이촌 지구 청소년 광장 농구 코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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