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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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마운드 위에서 아버지와의 포옹, 잊을 수 없죠”

기사입력 2021.08.22 10: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마산, 윤승재 기자) 지난 8월 15일, NC 다이노스 투수 강태경(20)은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데뷔 첫 1군 마운드에 올라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뒤, 마운드 위에서 아버지와 포옹까지 하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한꺼번에 했다. 

원래대로라면 마운드 위 부자(父子) 상봉은 이뤄질 수 없었다. 보통 마운드 교체는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면서 이뤄진다. 하지만 이동욱 NC 감독은 강인권 수석코치를 마운드로 올려 아들의 교체를 직접 지시하게 했다. 당시 이 감독은 “인생에 한 번밖에 없는 일이다”라며 강 수석을 올렸고, 그렇게 마운드에서 부자 상봉이 이뤄졌다. 

아버지의 악수 요청에 아들은 고개를 숙였고, 아버지가 그런 아들을 따뜻하게 포옹했다. 쉽게 볼 수는 없었던 장면. 강태경은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는데 아버지가 올라오시더라”면서 “아무래도 아버지이기 전에 코치님이기 때문에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뭉클한 마음에 나를 안으시더라”고 이야기했다. 

강태경에게 그날은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인생에 한 번뿐인 경험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1군 데뷔전에서 좋은 활약으로 자신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강태경은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니 즐긴다는 마음으로 던지려고 했다. 아버지가 씩씩하게 포수 미트 보고 던지라고 격려해주셨고, 포수 (김)태군이 형도 던지고 싶은 공 던지라고 힘을 주신 덕에 잘 던질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이 있기까지 강태경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0년 2차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입단 첫 해에는 퓨처스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당시 강태경은 고등학교 때 자신 있게 공을 뿌리던 자신의 폼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잊어버린 폼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고, 예민한 성격에 생각만 많아졌다.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됐다. 강태경은 자신의 영상과 다른 투수들의 영상을 수백 번 돌려볼 정도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애썼다. 

그런 아들에게 아버지 강인권 코치는 “단순해져라”라고 강조했다. 아들의 말에 따르면, 강 코치는 “영상을 많이 봐야 할 시기가 따로 있지만, 지금은 생각만 많아지고 더 안 좋아질 뿐이다. 간단하게, 편하게 던지는 것만 집중하라”라고 조언했다. 공을 던져야 하는데 폼만 생각하다 보니 정작 공을 제대로 못 던지고 폼만 더 부자연스러워진다고 강조했다. 

조언을 들은 강태경은 숱한 노력 끝에 자신의 폼을 찾았다. 아버지의 말대로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니 자신의 폼을 찾을 수 있었고, 이를 깨닫자 성장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145km/h까지 찍었던 강태경은 프로에서 방황을 겪은 뒤 다시 최고 143km/h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아직 힘을 다 쓰는 느낌이 없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보다 체격과 힘이 좋아졌으니 더 구속이 늘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보완점도 아직 남아있다. 강태경은 “1군 무대를 한 번 경험해보니 보완점이 명확해졌다. 1군에선 공 하나로 경기 결과가 바뀌더라. 2군에서 유리한 카운트에서 확실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변화구를 많이 던지다 보니까 후반쯤에 직구 구위가 떨어졌는데 2군에선 직구 위주로 던지면서 구위도 좀 늘리고 싶다. 고등학교 때 곧잘 던지던 체인지업도 다시 연마해서 다듬고 싶다. 감을 다시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강태경의 궁극적인 목표는 NC 1군 선발 안착이다. 지난해 송명기의 활약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는 그는 “2군에서 더 준비를 많이 해서 나중에 1군 선발 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NC다이노스, 마산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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