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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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아이돌 시대는 정말 왔을까?④ 서바이벌의 존재 이유 [엔터XENTER]

기사입력 2021.08.15 16:50 / 기사수정 2021.08.15 15:22



(4세대 아이돌 시대는 정말 왔을까?③에 이어)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현재와 같은 아이돌 서바이벌이 사라지기 위한 필수 조건은 방송의 흥행 실패가 아니라 ‘팬덤 형성 수단으로써’ 아이돌 서바이벌이 생명력이 잃는 것”

이번 파트의 핵심 요지는 위와 같다.

3~4세대 아이돌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방송 하나 꼽으라고 하면 ‘프로듀스101’ 시리즈다.

2021년에도 무수히 많은 방송국과 기획사에서 아이돌 서바이벌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프듀’라는 방송 시리즈가 보여준 파괴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중인 엠넷 ‘걸스플래닛’, 방송 예정인 MBC ‘야생돌’, ‘방과 후 설렘’ 등등의 프로그램들 모두 ‘프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프로듀스101’ 시즌1,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사례는 아이돌 서바이벌이라는 포맷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이 ‘프듀’ 시즌1과 아이오아이의 사례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던져줬다.

하나는 아이돌 서바이벌이라는 것이 상당한 흥행을 할 수 있는 포맷이라는 점, 나머지 하나는 아이돌 서바이벌 데뷔조가 대형 기획사급 팬덤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오아이의 마지막 앨범 ‘miss me?’의 2016년 가온 앨범 차트 순위는 연간 28위로, 판매량은 93,593장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3대 기획사 걸그룹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할 수치.

사실 후자인 막대한 팬덤 형성은 정황상 엠넷과 기획사들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가 아이오아이가 보여준 성적표 보고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말하는 정황이란 아이오아이 데뷔 후 곧바로 이어진 정채연의 다이아 복귀, 유연정의 우주소녀 합류, 김세정-강미나의 구구단 데뷔 등을 말한다.

어쨌든, ‘프듀’ 시즌1과 시즌2 때 정점을 찍은 아이돌 서바이벌의 흥행은 이후 그리 썩 좋지 않았다. 흥행한 프로그램 읊는 것이 흥행 실패한 방송들 읊는 것보다 더 빠르다고 봐도 될 정도.



‘프듀’ 시즌2 이후 런칭된 아이돌 서바이벌로는 엠넷 ‘아이돌학교’, KBS ‘더유닛’, MBC ‘언더나인틴’, JTBC ‘믹스나인’, 엠넷 ‘프로듀스48’, 엠넷 ‘프로듀스X101’, ‘YG보석함’, 엠넷 ‘퀸덤’, 엠넷 ‘로드 투 킹덤’, 엠넷 ‘아이랜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등을 언급할 수 있는데, ‘방송이 화제성이 있었고 흥행에 성공했다고 대체로 동의할 수 있는가’라는 기준에 만족하는 프로그램은 극히 적다.

그나마도 ‘프듀’ 시리즈는 조작 사태로 인해 명예를 잃고 볼드모트가 되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화제성이 있었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성공한 프로그램이다”라는 이야기를 걸리는 부분 없이 말할 수 있는 방송은 잘 쳐줘도 ‘퀸덤’ 하나뿐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흥행하지도 않는 아이돌 서바이벌을 왜 이렇게 많이 하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시사점 중 하나는 아직 그 가치가 떨어지지 않았다. 바로 ‘파괴력 있는 팬덤의 형성’이다.



‘프듀X’는 조작 문제 떼어놓고 봐도 기본적으로 흥행 자체가 그리 잘되진 못한 방송이었는데, 그럼에도 데뷔조 그룹인 엑스원은 데뷔 앨범만 58만 장 넘게 팔린 거대 보이그룹의 힘을 보여줬다.



방송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흥행이 저조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서바이벌 ‘아이랜드’. 하지만 이 방송을 통해 데뷔한 엔하이픈은 올해 상반기에만 60만 장 넘게 앨범을 파는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 아이돌 서바이벌인 ‘로드 투 킹덤’과 ‘킹덤 : 레전더리 워’ 역시 참가한 보이그룹들의 팬덤을 (팀별로 차이는 존재할지언정) 한층 강화시켰다고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 대표적인 사례는 위 두 프로그램에 모두 참가한 보이그룹 더보이즈다.

한터뉴스에 따르면 더보이즈의 새 앨범 ‘THRILL-ING: 미니 6집’은 발매일부터 8월 14일까지의 누적 음반 판매량이 423,067장이다. 코어 팬덤 화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초동(앨범 발매일 기준 일주일 판매량) 기록이 40만 장이 넘는 그룹으로 성장한 것.

지금과 같은 大팬덤의 시대에 ‘출연하면 팬덤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는 방송은 무시할 수가 없다. 현시대 아이돌의 주요 수익원이 탄탄한 팬덤에 기반한 피지컬 앨범과 굿즈 상품 판매, 그리고 그 앨범과 굿즈를 사주는 팬덤을 기반으로 한 투어수익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방송되고 있는 문제작 엠넷의 ‘걸스플래닛’은 이런 것 저런 것 다 떠나 “팬덤 강한 한중일 통합 걸그룹을 만든다”라는 심플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방송이 흥행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만, 방송 흥행과 팬덤 형성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지금의 엠넷(연예기획사를 운영 중인)은 주저 없이 팬덤 형성 쪽을 선택할 것이다.

이는 비단 엠넷과 ‘걸스플래닛’만의 문제는 아니며, 앞으로 런칭될 무수한 아이돌 서바이벌들이 공통적으로 갖게 될 핵심적인 심리다.

4세대 아이돌 시대라 불리는 현시점 기준으로 보면, 단기간에 압도적인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아이돌 서바이벌의 위상은 줄어들지 않았고, 좀 다른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더 올라갔다고도 볼 수 있기에, 앞으로도 여러 기획사와 방송국들이 제작하는 아이돌 서바이벌을 만나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 문단에 한 말을 다시 한번 반복하자면, 아이돌 서바이벌의 생명줄은 시청률이 아니라 앨범 판매량이 쥐고 있다.

(4세대 아이돌 시대는 정말 왔을까?⑤에서 계속)

사진 = 엠넷-JTBC-KBS-SBS-가온차트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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