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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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 만든 팀워크, 팀워크가 만든 은메달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1.07.28 05:06 / 기사수정 2021.07.27 23:54

정승우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승우 인턴기자)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9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빛나는 은메달 뒤에는 더욱더 빛나는 팀워크와 우정이 있었다.

최인정(36), 강영미(36), 송세라(28), 이혜인(26)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세계랭킹 4위)은 27일 일본 지바현 지바시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세계랭킹 7위)에 32-36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 펜싱 여자대표팀의 첫 메달이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 이후 9년 만에 따낸 은메달이다. 이번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 첫 은메달이기도 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 중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38-29의 완승이었다. 런던 올림픽 당시 결승에서 중국에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했기에 이번 결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특히 최인정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도 중국에 패배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중국을 넘고 결승에 진출해 따낸 이번 은메달이 남다르다.

54분간의 접전을 펼친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가 종료된 후 시상식에서 포디움에 올라가 메달을 목에 건 뒤 기념사진 촬영을 하며 한 손엔 메달을 들고, 다른 한 손은 엄지와 검지를 맞댔다. 이들의 손가락 사이에는 월계관 모양의 반지가 있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난 선수들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월계관을 쓰자'는 마음으로 월계관 모양의 반지를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반지를 맞춰 낄 정도로 사이가 돈독해진 것이다. 

런던 올림픽 당시 여자 에페 단체전에 선수로 출전한 신아람 해설위원은 끈끈한 팀워크와 단단한 신구 조화를 한국 대표팀의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선수들은 "올림픽을 한 달가량 앞두고 서로 뭔가 맞춰보자고 얘기를 나누다 '월계관 반지' 아이디어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월계관 반지는 나란히 이들의 새끼손가락에 끼워져 있었다.

이들의 우정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도 묻어났다. 맏언니 강영미는 "신체조건의 열세 등을 이겨내고 이렇게 성적을 냈다는 것에 팀원들과 저 스스로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인정은 "결승전의 내 경기 내용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언니와 동생들이 잘 뛰어 줘서 올림픽 결승 무대에 올라 메달을 가져가는 것은 만족스럽다"라고 말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송세라는 "훈련이 아주 힘들었는데 여기까지 온 것도 감사하다. 언니들의 경기 내용,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라고 전하며 훈련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2021년은 대한민국 체육계에 폭행·폭언·가혹행위 등 안 좋은 소식이 어느 때보다 많이 나왔던 해다. 각종 사건 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던 중 정말 오랜만에 훈훈한 장면이 나왔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동료들과 격려를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한 것이 어쩌면 이번 은메달이라는 성과의 가장 당연하면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결일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정승우 기자 reccos2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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