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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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오마이걸, ‘컬러링북’과 ‘돌핀’과 ‘이 지금’

기사입력 2021.01.09 15:06



작년 ‘돌핀’ 추천 이후 많은 화제를 모은 오마이걸과 아이유의 케미.

하지만 아이유가 오마이걸의 노래를 언급한 것은 ‘돌핀’이 처음이 아니었다.



때는 약 4년 전인 2017년. 아이유가 (당시 기준) 새 앨범 ‘팔레트’를 발매하기 직전에 한 딩고 인터뷰에서 오마이걸이 언급되고, 그들의 노래도 하나 언급됐으니 그 곡은 바로 ‘컬러링북’이었다.



<‘컬러링북’의 열손가락 안무를 커버한 아이유>

아이유의 이 ‘컬러링북’ 언급은 여러 의미에서 놀라웠는데, 일단 노래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유한 노래가 아니었는데 언급이 됐다는 점에서 놀라웠고, 시기상 나온 지 얼마 안 된 노래라는 점에서도 놀라웠다. 이때 당시 오마이걸과 아이유는 딱히 직접적인 인연도 없었다.

오마이걸 ‘컬러링북’ 발매일은 2017년 4월 3일, 딩고 뮤직 아이유 편 콘텐츠 공개 일은 2017년 4월 20일, 아이유의 ‘팔레트’ 발매일은 2017년 4월 21일이었다.



<오마이걸 ‘컬러링북’ 쇼케이스와 아이유 ‘팔레트’ 쇼케이스 장소는 모두 신한카드 판스퀘어였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했던 셈>

나온 지 약 2주 밖에 안 된, 그리고 (그때 당시) 아직은 인지도가 많이 부족한 걸그룹의 신곡을 알고 있었을뿐더러 안무까지 외우고 있었던 것.

심지어 이 당시 아이유는 상당히 바빴다. 물론, 아이유는 ‘BOO’ 활동 이후 실질적으로 안 바빴던 적이 거의 없었던 아티스트이긴 하지만, 이때도 그 어느 때 못지않게 상당히 바빴다.

다른 거 다 제외하고 ‘팔레트’ 하나만 봐도 바쁜 것이 눈에 보였는데, ‘팔레트’ 프로젝트 자체가 그간 그가 발매한 그 어느 앨범 못지않게 상당히 스케일이 큰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프로젝트의 총사령관(겸 주요 창작자)이어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앨범 발매에 앞서 선 공개 곡으로 ‘밤 편지’와 ‘사랑이 잘’을 공개했었는데 이 두 노래 모두 음원만 공개한 것이 아니라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팔레트’ 포함 세 개의 뮤직비디오를 한 앨범 활동 때 연속으로 촬영했으니, 여러모로 ‘팔레트’라는 앨범은 1컴백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앨범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차트 상위권을 지배하는 노래라도 바빠서 못 듣는 게 이상하지 않았던 시기인데, ‘밤편지’ 부르려다가 헷갈려서 ‘컬러링북’을 흥얼거릴 정도로 노래를 들었던 것.(‘딩고 뮤직’ 아이유에게 묻는 52가지 [52인터뷰] 편 4분 10초 경)

이 딩고 뮤직 콘텐츠 속 아이유의 ‘컬러링북’ 언급은 꽤 긴 시간 ‘풀 수 없는 궁금증’으로 남아있었는데, 그 궁금증이 작년 ‘집콕 시그널’ 오마이걸 편에서 풀렸다.



‘집콕 시그널’ 오마이걸 편(효정 승희 출연) 당시 아이유는 “기회가 닿는다면 오마이걸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지금’ 가사를 썼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부르기엔 너무 통통 튀는 노래라 모델을 정해놓고 가사를 썼는데 그게 오마이걸이었다고. 오마이걸을 위한 곡도 쓴 적이 있었다는 것이 아이유의 당시 설명이었다.

아이유 노래 헤비 리스너라면 모르는 사람 거의 없겠지만, 이 ‘이 지금’은 앞서 길게 서술한 앨범 ‘팔레트’의 수록곡이다.



아이유의 본명인 이지은의 대표 언어유희인 ‘이 지금’과 ‘앞으로 더 멋진 걸 보여주겠다’는 아이유 자신의 포부가 담겨 있는 노래 정도로 알려진 이 곡의 뮤즈가 오마이걸이었다는 사실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집콕 시그널’ 오마이걸 편 방송 이후로 인터넷 커뮤티에서 많이 언급된 부분 중 하나가 ‘이 지금’ 탄생 비하인드였다.

‘이 지금’의 모델이 된 오마이걸은 년도로 이야기하면 2016년 이전 시기의 오마이걸이다. 오마이걸 입장에선 완전 데뷔 초였던 시기인데, 아이유는 그때 이미 그들의 ‘비밀정원’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집콕 시그널’ 오마이걸 편은 좋은 아티스트들의 훈훈한 친목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 후배를 긴 시간 꾸준히 응원해온 선배와 그 선배의 믿음을 기어코 현실로 증명해낸 후배의 만남.



그 안에 멋지고 놀라운 것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먼저 안 사람과 그 멋지고 놀라운 걸 실제로 꽃피워낸 이들의 만남이었던 것이다.

‘돌핀’ 역주행을 매개로 훈훈한 만남을 한 두 아티스트는 지난 2020년 모두 뛰어난 성과를 냈다.

아이유의 ‘블루밍’과 ‘에잇’은 2020 가온 디지털 종합차트 연간 5위와 6위에 랭크됐고, 오마이걸의 ‘살짝 설렜어’와 ‘돌핀’은 연간 13위와 22위에 랭크됐다.

또한 오마이걸의 ‘돌핀’은 한국 갤럽 조사 결과 2020 올해의 가요 10대 부문 10위에 랭크됐고, 아이유의 ‘에잇’은 10대 부문 4위, 20대 부문 2위, 30대 부문 2위를 기록했다.

2020년 ‘돌핀’ 역주행으로 대표되는 오마이걸의 폭발적인 성장은 타인의 장점, 후배들의 가능성을 유심히 지켜보려고 하는 아이유의 성향이 제대로 잘 드러난 사례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사실 ‘돌핀’이 워낙 큰 성공 사례가 돼 그렇지, 아이유는 수 년 간 좋다고 생각한 노래와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추천하고 언급해왔다.



그리고 얼마 전 ‘아이유의 팔레트’ 있지 편에서도 그의 이러한 성향은 잘 드러났다. 의례적인 칭찬이 아니라 진지하게 있지 멤버들의 장점, 좋았던 부분을 언급하는 아이유. 그의 이런 모습은 ‘아이유의 팔레트’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지 짐작하게 할 만했다.

이미 이담 신입사원 ‘이지동’, 대형 유튜버 ‘이지금’ 등 많은 ‘부캐’들을 가지고 있는 아이유. 현재 그에겐 좋은 아티스트들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응원해주는 부캐, ‘이지음(知音)’도 있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딩고 뮤직-이담엔터테인먼트-네이버 바이브-이지금TV-엠넷 유튜브 채널-엑스포츠뉴스 DB-아이유 인스타그램-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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