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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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없는 그랑프리에서 사라진 것들

기사입력 2010.11.11 09:06 / 기사수정 2010.11.11 14:1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0-2011 그랑프리 시리즈가 3차대회까지 치러졌다. 지난 2월에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몇몇 선수들은 이번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았다.

밴쿠버올림픽 여자 싱글 챔피언인 김연아(20, 고려대)도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김연아는 현재 미국 LA에서 새 프로그램 완성에 전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연아가 부재한 여자 싱글은 전체적인 수준이 저하돼 흥미를 잃고 있다. 시즌 초반, 대부분의 선수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적응기'를 가진다. 그랑프리 시리즈를 거치면서 새 프로그램에 대한 완성도가 높아지면 그 다음해에 열리는 4대륙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상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여자 싱글의 경우, 현재(11월 11일 기준)까지 그랑프리 시리즈 3명의 우승자가 배출됐다. 1차대회인 'NHK 트로피'에서는 2008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3, 이탈리아)가 164.61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6위에 머물렀던 코스트너는 아사다 마오(20, 일본)가 부진했던 이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또한, 2차대회인 'Skate Canada'의 우승은 알리사 시즈니(23, 미국)에게 돌아갔다.

3차대회인 'Cup of China'의 우승자는 안도 미키(23, 일본)였다. 쇼트프로그램 선두에 나선 미라이 나가수(18, 미국)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너지면서 1위로 뛰어오른 안도 미키는 안정된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뛰어나지 못했다. 올 시즌, 김연아가 없는 여자 싱글에서는 사라진 요소가 많았다. 우선 트리플 러츠나 플립을 앞세운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가 여자 싱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코스트너와 시즈니, 그리고 안도는 트리플 러츠에 이은 더블 토룹과 더블 룹을 구사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랜딩하고 우승한 경우도 없었다. 정확한 에지로 이루어지는 트리플 러츠와 플립도 보기 힘들어졌다.

또한, 기술과 안무가 하나로 일치되는 연기력도 보기 힘들어졌다. 미국 NBC의 유니버설 스포츠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낮아진 여자 싱글의 경향을 보도했다.

유니버설 스포츠는 그랑프리 3차대회까지 우승한 선수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트리플 점프 6개를 뛰었던 예전 챔피언과 비교해 평범한 구성을 연기한 선수들이 우승한 사례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연아가 빠지면서 현재 여자 싱글은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아사다 마오는 모든 점프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그랑프리 1차 시리즈에서 8위에 머무는 최악의 성적을 낸 아사다는 7개의 점프 과제 중, '트리플 룹'만 인정을 받고 말았다.

아사다와 함께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스케이터는 미라이 나가수(18, 미국)였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4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친 나가수는 소치 올림픽 메달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Cup of China'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나가수는 2010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프로그램 소화능력이 뛰어나고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 나가수는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스케이터다.

하지만, 나가수는 세계선수권대회 때처럼 '새가슴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 1위를 지키지 못한 나가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뛰어난 스핀과 호소력 있는 연기력을 갖춘 시즈니는 점프의 약점을 떨쳐내고 생애 첫 그랑프리 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점프 구성이 단조로운 점을 생각할 때, 최고의 스케이터로서 2%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 같은 '토털 패키지'가 부족한 현재 여자 싱글은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그랑프리시리즈는 시니어 무대보다 주니어 선수들이 한층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러시아의 2명의 피겨 유망주는 각각 2번의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석권했다. 아델리나 쇼트니코바(14, 러시아)는 주니어 그랑프리 3차대회인 'Cup of Austria'에서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인정받으며 178.97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러시아가 '피겨 신동'으로 내세우고 있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4, 러시아)도 독일 드레스덴 대회에서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인정받으며 172.78점의 점수를 받았다.

새로운 선수들이 주니어 무대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현재 시니어 여자 싱글은 침체기에 빠져 있다. 김연아는 뛰어난 기량으로 좋은 성적도 올렸지만 정확한 기술과 스케일이 큰 점프를 구사하면서 여자 싱글의 수준을 한 차원 올려놓았다.

지금까지 나타난 기록의 추세를 보면 여자 싱글에서 200점이 넘는 일은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200점에 근접한 점수가 나오려면 트리플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같은 위력적인 기술과 PCS(프로그램구성점수) 전 영역에서 9점대에 이르는 점수를 받을 수 있어야 된다.

 오는 12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4차대회인 ‘Skate America'에는 카롤리나 코스트나와 레이첼 플랫(18, 미국), 그리고 지난 시즌 주니어 챔피언이었던 무라카미 카나코(16, 일본) 등이 출전한다. 또한, 곽민정(16, 군포수리고)도 Cup of China에 이어 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 = 김연아, 안도 미키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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