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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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 A 톡] 로마와 라치오의 엇갈린 운명

기사입력 1970.01.01 09:00 / 기사수정 2010.10.25 13:29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SS 라치오가 칼리아리를 2-0으로 제압하며 리그 선두를 지켰다. 반면 파르마 원정에 나선 AS 로마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라치오는 승점 19점(6승 1무 1패)으로 인테르와 AC 밀란을 제치고 리그 단독 선두를 지켰지만, 로마는 승점 9점(2승 3무 3패)으로 부진을 이어갔다.

한편, 8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 A는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前 시즌 12위를 기록한 라치오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前 시즌 2위를 기록했던 AS 로마는 리그 초반 이어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14위를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이번 세리에 A 톡에서는 대조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로마 더비의 주인공 AS 로마와 라치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열정만큼은 밀리지 않는다'  로마 더비

이탈리아 최고의 지역 더비는 인테르와 AC 밀란의 밀란 더비일 것이다. 이번 시즌 역시 이들은 내로라하는 스타 플레이어를 대거 보유하고 있으며, 성적에서도 다른 팀과 비교해 월등히 앞서 지역 라이벌 매치 중 최고로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밀라노 더비에 버금가는 또 다른 지역 라이벌전이 있었으니 열정만큼은 여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AS 로마와 SS 라치오의 로마 더비(혹은 데르비 델로 카피탈레)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이들의 맞대결은 이탈리아 내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로 유명하며, 다른 유럽 팀들의 더비와 비교해 더욱 격렬하고 열정적이다. 게다가 로마 더비는 역사적으로 폭력적인 성격이 강했으며 경기장 내외에서 팬들의 마찰은 물론, 상대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문구도 서슴지 않게 등장했다.

로마와 라치오의 라이벌 의식의 정도는 지난 2001/02시즌과 2009/10시즌에 열린 라치오와 인테르와의 리그 경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두 번의 경기에서 라치오는 1승 1패를 기록했는데 한 번은 승리를 하고도 팬들의 원망을 샀으며, 한 번은 패배를 하고도 좋은 소리를 들었다.

아이러니하지만, 상대 팀에 대한 견제가 낳은 상황이었다. 2001/02시즌 당시 인테르는 리그 최종전에서 라치오에 패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하며 3위로 밀려났다. 이에 이날 인테르의 패배로 로마가 리그 우승 확률이 높아지자, 라치오 팬들은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성과를 로마가 이루면 안 된다는 이유로 맹활약을 펼친 라치오 선수 파벨 포보르스키를 향해 야유했다.

반면 09/10시즌 인테르와 라치오의 경기에서 인테르가 2-0으로 승리를 거두자 로마는 하루 만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애초 인테르의 전력이 라치오에 앞서기에 승리가 유력했음에도, 라치오는 평소보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패했다. 이에 로마 관계자들은 라치오가 고의적으로 패한 것이라며 그들을 향해 비난했다.

이처럼 양 팀은 치열한 라이벌 의식이 있어 서로가 잘 되기보다는 어느 한 팀이 망가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이들의 라이벌 의식은 세리에 A의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부진의 늪에 빠진 로마와 상승세의 라치오

최근 로마는 인테르의 유일한 대항마로서 세리에 A 강호로 부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시즌 리그 중반부터 이어진 연승 행진으로 막판까지 인테르를 끈질기게 괴롭히며 좋은 시즌을 보냈기에 전력이 대폭 강화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그러나 로마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시즌 로마가 리그 초반 부진을 딛고 상위권으로 도약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 행보에 대한 평가는 섣부를 수 있지만, 현재 로마는 심각하게 부진하다.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력과 달리 공격진은 로마 특유의 패스 플레이가 실종해 답답한 전개가 이어져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란에서 건너온 마르코 보리엘로 역시 팀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며 기존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 미르코 부치니치와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플라멩구에서 데려온 아드리아누마저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장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안일한 전술로 경기를 원활하게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로마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대조적으로 라치오는 안정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리그 초반 인테르와 밀란을 밀어내는 저력을 과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물론 라치오의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기에 이들의 1위 수성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지만, 이적 시장에서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대거 보강한 만큼 쉽게 밀려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상파울루에서 이적한 에르나네스를 필두로 타리그에서 건너온 신입생들이 팀에 어느 정도 적응하며 원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스테파노 마우리가 갱생에 성공하며 두터운 미드필더진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넣어야 할 상황에서 득점하는 모습은 선두팀다웠다.

38라운드의 결전을 치르는 세리에 A는 이제 고작 8라운드만 지났다. 이에 시즌 초반 행보를 놓고 이들의 전력을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로마 더비에서 오랜만에 라치오가 앞서고 있는 만큼 로마의 추격전인 기대되는 이유는 이들이 지닌 강력한 라이벌 의식 때문일 것이다.

[사진= 라치오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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