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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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민기 미투 피해자, 2차 가해 고통 "일상 무너져" ('스포트라이트') [종합]

기사입력 2020.07.31 11:20 / 기사수정 2020.07.31 11:21

조연수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연수 인턴기자] 배우 故 조민기의 성추행 피해자들이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故 조민기의 성추행과 관련한 미투 고발 이후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피해자들은 조민기 사망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렸다며 아직도 그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피해자는 ""조민기의 사망 소식을 들은 그날이 정확하게 기억난다. 그 사람의 자살 소식을 들었던 상황도 다 기억난다. 평생 못 잊을 거다"라며 "내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그의 사망 후 나의 일상이다"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조민기는 수업 중에 디렉팅이랍시고 허벅지 안쪽을 만졌고 그걸 피하면 주먹으로 때렸다", "손을 잡고 다리를 만지고 등을 쓰다듬었다", "'너는 나이 많은 남자를 만나봐야 한다. 나를 이용해서 그런 것들을 연습해봐라', 이런 것들이 4년 내내 지속됐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자살한 후 가장 먼저 본 댓글이 '청주대 X들 이제 파티하겠네'였다. 우린 그가 죽길 바라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닌데 왜 그가 사라져서 우리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이 사람이 내 인생에서 없어졌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우리가 지금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지?"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악플 내용은 다 똑같았다. '꽃뱀'이라고 하더라. 매일같이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는 댓글을 보면 '나 때문에 죽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피해자들은 "2차 가해 고소를 위해 협박성 메시지와 댓글을 수집했었다. 그 자료를 수집하려면 댓글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 몇 백, 몇 천 개의 댓글을 읽으며 자료를 모았다. 그렇지만 2차 가해자들을 고소하지 않았다"며 "'누가 또 죽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죽인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직장 상사가 '(가해자가) 죽으니까 기분이 어때요'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허무하죠'라고 대답하고 도망쳤다"라며 "그때 그 문장을 그냥 화면으로만 봤는데,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나한테 그 익명의 사람들이 했던 말을 했을 때 진짜 세상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사망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피해자들은 "박 시장 성폭력 피해자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장이 정말 마음 아팠다"라고 전했다. 

조민기는 지난 2018년 2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부인했으나 학생들의 폭로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피의자 소환 3일 전인 3월 9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JTBC 방송화면

조연수 기자 besta12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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