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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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10년간 씁쓸, TV 출연하고파…열정의 원동력은 ♥팬·관객"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0.07.31 10:50 / 기사수정 2020.07.31 21:4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배우로서 오랜만에 라운드 인터뷰에 임한다는 김준수는 반갑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모차르트가 돼 온 에너지를 내뿜는 무대 위와 달리 밖에서는 수더분하고 진솔한 매력의 소유자다.

"(비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해서) 전혀 일상에 지장을 주거나 그런 건 없어요. 온, 오프가 확실해요.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그 자체에 빠져서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커튼콜할 때는 감정이 남아있어요. 커튼콜할 때는 즐겁게 할 수도 있지만 전 그게 안 돼요. (극이) 비극적으로 끝나면 기쁘게 하려고 해도 울컥해요. 하지만 무대 밖을 나오는 순간 일상으로 바로 돌아와요. 미친 연기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미치거나 잠을 못 잔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습니다."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한 JYJ 김준수(XIA)는 2010년 ‘모차르트!’ 초연을 통해 뮤지컬에 입문했다. 이후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엑스칼리버’ 등 대작에 연이어 주연으로 활약했다. 

“(그룹을) 나오고 큰 변화를 겪었어요. 최소 1년, 길게는 2년간 TV만 틀면 많은 뉴스와 신문, 인터넷에 저희 얘기가 도배됐어요. 그게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고작 24, 5살이었고 어린 마음에 두려워 집에 숨고 은둔생활을 했죠. 어느 날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못 서겠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EMK에서 ‘모차르트!’ 출연 제안이 왔는데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어요. 그 상황이 아물지 않고 힘든 시기였고 사람들이 내 얘기를 수군거리는 것 같아 사람을 대면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제안이 온 거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뮤지컬이란 장르로 관객, 대중, 팬들과 처음 대면하는 게 부담됐어요. 지금은 아이돌이 뮤지컬에 나오는 게 자연스럽지만 제가 할 때만 해도 욕부터 먹던 시기였어요.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고 단점을 찾으려는 시선으로 바라봐 부담됐었죠. 언젠가는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막연하게 있었지만 25세에 빠르게 할 줄은 저도 몰랐어요.”

그런 그가 ‘모차르트!’ 초연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모차르트의 삶이 당시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감사한 제안이지만 자신 없어서 거절했는데 그래도 CD와 대본을 주시더라고요. 솔직히 안 할 마음으로 돌아섰는데 1, 2주 지나고 갑자기 덩그러니 놓인 대본이 보여 읽기 시작했어요. 음악을 듣고 대본도 보면서 이상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모차르트처럼 천재는 아니지만 응어리진 제 상황이 비슷한 거예요. 잘츠부르크를 벗어나 더 큰 꿈을 꾸고 싶은데 아빠는 '넌 여기에 있어야 하고 콜로라도 영주를 위해 노래를 써라'고 억압하잖아요. 저 역시 '나도 사람인데 왜 날 연예인으로만 보고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가십거리로만 얘기할까' 했거든요. 왜 천재성만 사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냐고 울부짖는 모습에 감동 받다가 ‘황금별’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어요. ‘사랑은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이란 가사가 있거든요. 내가 잘 해내지 못하고 욕을 먹고 실패라는 오명을 받더라도 ‘모차르트’를 통해 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모차르트!’가 아닌 다른 작품이었으면 용기를 못 냈을 거란다.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이 세상에 말하고 싶은 걸 외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혹평을 받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위안을 받겠다 싶었어요. ‘모차르트!’가 아닌 다른 작품이었으면 용기를 못 가졌을 것 같아요. 실제로도 공연하면서 위안과 위로를 받고 위로를 받고 스트레스적인 응어리가 풀렸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감사해요.” 

김준수는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정상의 자리에 섰다. 유명 연예인으로의 삶이 화려해 보이지만 고충도 많을 터다. 김준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제는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고 한다.

“지금은 생각을 많이 고쳤지만 당연히 연예인으로 살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후회했어요. 노래가 좋아서 한 건데 어느 순간 공인으로 보고 내가 뭘 위해 하는 거지 싶었어요. 구설에 오를 때 억울한 게 많은데 들어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을 때 항상 그런 생각을 했죠. 나도 사람인데 왜 연예인으로만 보고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가십거리로만 얘기할까 했거든요. 이럴 바엔 일반인의 삶을 사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우리는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누구보다 큰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거고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누구든 좋은 것, 원하는 것만 할 수는 없잖아요. 스타, 연예인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장단점이 있는데 좋은 점이 조금이나마 더 있다면 감사하는 게 먼저죠."

시간이 흐른 만큼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지금은 (연예인을 택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당연히 누리는 게 있고 일반 사람들이 볼 때 부럽다고 하는 것들, 충분히 감사하고 있어요. 분명히 힘든 부분도 많지만 사치이고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매순간 하루하루 소중히 감사하고 마음이 편해지고 좋더라고요. 다시 태어나면 연예인을 하고 싶진 않는 건 맞지만 후회는 절대 안 해요.” 

한동안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서만 활동해왔다. 최근에야 MBC 파일럿 프로그램 '공유의 집'으로 10년 만에 지상파에 출연했다. TV 조선 ‘미스터트롯’,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 등 안방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이 있다면 일회성이 아니라 적어도 관객이나 대중에게 제 자신을 먼저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거거든요. 쉽지 않아요. 평범한 일상이 제게는 일탈이나 소풍을 온 느낌이 든 것 같아요.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매 무대가 마지막인 것처럼, 모든 에너지와 땀, 열정을 쏟는다. 오롯이 작품의 캐릭터가 돼 100% 이상의 연기를 선보인다. 그런 김준수에게 지치지 않고 활동하는 원동력을 물으니 망설임 없이 팬, 관객이라고 답했다. 뮤지컬을 보러 비싼 티켓값을 내고 먼 극장까지 직접 찾아와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내비쳤다.

“모든 배우들은 팬과 관객을 위해 당연히 최선을 다할 거예요. 저라고 다를 건 없는데 개인적인 마음은 감사함이에요.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실 연예인으로서 제대로 된 방송 활동을 ‘미스터트롯’ 빼고는 한 적 없었어요. 뮤지컬 홍보 차 다들 예능도 나오고 라디오도 나가잖아요. 지금도 제가 하는 뮤지컬을 보러 와달라고 홍보 활동을 하고 싶어요. 제가 (홍보가) 필요하지 않아서 안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거든요. 10년간 씁쓸함이 있었어요.

대중이 저를 직접 찾아보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알릴 계기가 한 번도 없었는데도 저를 보겠다고 직접 티켓팅해서 와주신 분들을 보면 지칠 수 없어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제가 뭘 해드릴 순 없지만 제 뮤지컬을 보겠다고 티켓팅하고 돈을 지불해서 오는 분들이 너무 감사해 후회 없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씨제스엔터, EMK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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