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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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팅 리포트] 서울고 임정우, '내가 제2의 이보근'

기사입력 2010.08.02 10:54 / 기사수정 2010.08.02 10:54

김현희 기자

▲ 2010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10 - 서울고 임정우

[엑스포츠뉴스=수원,김현희 기자] 고교야구를 비롯한 아마야구 선수들은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성장 속도나 방향이 결정된다. 이렇게 성장한 선수들이 결국 프로나 대학무대에서 활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성남고를 졸업한 정대현(두산 베어스)의 경우 시즌 초반에는 훈련 부족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신임 임병정 감독 취임 이후 다시 시속 140km의 직구를 뿌리는 투수로 거듭난 바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난해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서울고 임정우(19)는 아쉽기만 하다. 황금사자기 8강을 제외하면 올 시즌에는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강에 올랐던 청룡기 대회에서는 ‘복병’ 부산고를 만나 1회전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대통령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회전에서 충암고를 만난 서울고는 에이스 최현진의 구위에 눌려 좀처럼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에서 설욕전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선린인고가 발목을 잡았다. 고교야구 메이저 4대 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에서 ‘나홀로 활약’을 펼쳤던 임정우로서는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지난해에는 김동빈, 올해에는 임정우?

실제로 임정우는 황금사자기에서 15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간 것을 비롯하여 현재까지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3학년 에이스들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그러나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전국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등판했지만, 1승 2패에 불과했다. 임정우 본인이 잘못 던진 경기도 있었지만(청룡기 1회전), 타선 침묵이나 수비에서의 실수 등으로 경기를 내어 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비운의 에이스’라고도 불릴 만하다.

그러나 현재 고교 3학년 ‘우완 투수’ 인재들 가운데, 임정우만한 투수는 흔치 않다. 임정우의 큰 장점은 시속 140km 초, 중반대의 볼을 자유자재로 뿌릴 줄 안다는 점이다. 마운드에서 여유를 가지고 상대 타자와 승부를 가릴 만큼 배짱도 두둑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팀 동료 김동빈(한화 이글스), 최현철(고려대)과 함께 청룡기 4강을 이끌기도 했다. 2학년 때부터 ‘싹이 보이는’ 선수였음에는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서울고 3학년 선수들 중에서 유강남(포수)과 함께 프로행이 유력한 선수다. 지난해 김동빈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고 출신 프로 선수가 나올 수 있다.

2학년보다 못한 3학년 시절, ‘단점이자 장점’

그러나 앞서 밝힌 것처럼, 임정우의 3학년 시절 모습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타자들을 향하여 배짱 있게 던지는 모습은 변함없지만, ‘여유 있게 던질 줄 안다’는 그의 또 다른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간혹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선린인고와의 봉황대기 1회전은 그의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주었다. 무사 만루 상황서 상대 타자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인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급한 마음에 홈 송구를 한 것이 포수 정병관의 키를 넘겨 버린 것. 결국, 이것이 결승점이 되어 서울고는 2년 연속 봉황대기에서 1회전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그러나 ‘2학년보다 못한 3학년 시절’이 그에게는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더욱 단련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아마야구 현장에서 프로선수다운 플레이가 나오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장래성’이라는 측면에서 ‘임정우’라는 상품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동문 선배이기도 한 이보근(넥센 히어로즈)처럼 성장할 수 있다.

프로가 아닌 대학행을 결정한다 해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신정락(LG 트윈스), 임진우(삼성 라이온스)처럼 대학 무대에서 ‘완성형’의 투수로 거듭날 수 있다. 프로건 대학이건 간에 임정우 본인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의 기량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자만’이라는 내부의 적만 조심하면 된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임정우(서울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84cm, 80kg | 종합점수 : B+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B+
- 장점 : 빼어난 경기운영 능력. 최고 구속 140km대에 이르는 직구 구속.
- 프로지명/대학진학시 과제 : 자만심 극복. ‘완성형’으로 거듭나기 위한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

[사진=봉황대기에서 역투하는 임정우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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