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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누-호비뉴, 브라질의 숨은 에이스

기사입력 2010.06.20 13:25 / 기사수정 2010.06.20 13:26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산투스가 낳은 보석 엘라누와 호비뉴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펠레의 소속팀으로 유명한 산투스는 이번 시즌 캄페오나투 파울리스타(브라질 상파울루 주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명문 클럽이다. 브라질 최고의 유망주 네이마르 다 시우바와 파울루 엔히크 간수가 뛰고 있으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서 임대 온 호비뉴가 팀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 산투스의 보석에서 브라질의 에이스로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의 대표 선수는 카카(레알 마드리드)이다. 수려한 외모는 물론이고 출중한 실력까지 갖춘 카카는 지난 2007년 피파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동시에 석권하며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브라질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브라질 대표팀의 핵심은 엘라누와 호비뉴일 것이다. 두 선수는 지난 2007 코파 아메리카와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우승 주역이며 독일 월드컵 이후 사령탑을 맡은 카를루스 둥가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엘라누는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서 마이콘이 오버래핑을 해서 생긴 공간을 메우는 역할과 세트피스에서 키커로 나선다. 활동량도 좋아서 상대 미드필더와의 싸움에서 유용한 자원으로 손꼽히며 브라질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는 만큼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필자는 엘라누의 컨디션에 따라 브라질 경기력이 좌우된다고 본다.

한편, 호비뉴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매섭다. 기본적으로 드리블이 훌륭하므로 횡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좌,우로 벌리며 최전방 공격수 루이스 파비아누에게 공을 연결하거나 직접 득점에 가담한다. 적어도 재능만큼은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인 만큼 월드컵을 통해 유럽에서 실추된 자신의 명성을 회복하고자 할 것이다.

엘라누와 호비뉴는 지에구 히바스와 함께 산투스 트리오를 형성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다. 지난 2005년 여름 브라질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모든 선수가 그랬듯이 그들은 각각 샤흐타르와 레알 마드리드, FC 포르투로 이적하며 결별했지만, 세대교체의 일원으로 부임 초기부터 둥가의 신임을 받았다.

(단, 카카가 부재한 상황에서 코파 아메리카에 나선 지에구는 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하며 2008년을 기점으로 제외됐다. 설상가상 이번 시즌 유벤투스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며 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 맨시티라는 공공의 적을 둔 엘라누와 호비뉴

엘라누와 호비뉴는 산투스뿐 아니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신흥강호 맨시티에서 뛴 적이 있다.

그럼에도, 두 선수 모두 맨체스터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7년 에릭손 감독의 지도로 EPL 최고의 미드필더의 영예를 얻었던 엘라누는 마크 휴즈 감독과 마찰을 일으키며 지난해 터키의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했다. 호비뉴는 논란을 일으키며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지난 2008년 맨시티에 입단했지만, EPL 적응에 실패하며 현재는 산투스에 임대된 상태다.

- 보이지 않는 에이스, 엘라누와 호비뉴

우선 엘라누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만능 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때로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혹은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나아가 측면까지 소화하는 그는 눈에 띄는 활약은 적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브라질을 구한 적이 많다. 지난 북한과의 1차전에서도 그는 호비뉴의 패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기록했었다.

또한 엘라누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력을 자랑한다. 이번 브라질 대표팀이 세트피스에 유독 강한 것도 엘라누의 정확한 킥이 한몫을 했다. 단적인 예로 그는 지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세트피스로만 직, 간접적으로 팀의 2득점을 도왔다. 즉, 화려함에서는 밀리지만 상당히 효율적인 기량을 지닌 것이다.

1994년 호마리우를 시작으로 히바우두, 호나우두, 호나우지뉴까지 이어진 R은 브라질과 세계를 대표하는 선수에게 붙여진 칭호이다. 1984년생인 호비뉴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또 다른 R로 기대를 모으며 데뷔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입단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애국자란 오명을 쓰게 됐다. 2007-2008시즌 부상 직전까지 이름값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다른 선수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다.

앞서 말했듯이 호비뉴는 애국자이다. 클럽에서 자신의 원래 위치를 잡지 못하며 방황한 것과 달리 대표팀에서의 그는 왼쪽 측면에서 횡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카카와 함께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다. 뛰어난 발재간은 상대 수비진을 당혹하게 하며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수비수를 제치는 모습은 펠레의 동반자 가힌사와 오버랩된다.

한편, 호비뉴는 지난 북한전에서도 모두 득점에 관여하며 애국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의 활약은 브라질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단적인 예로 남미 예선 1위와 코파 아메리카 그리고 컨페드컵 우승에는 호비뉴의 활약이 존재했었다. 독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봤을 때 현존 선수 준 호비뉴보다 대표팀 성적이 뛰어난 선수는 아예 없다.

이번 대회 주목할 만한 공격수와 비교해도 호비뉴의 대표팀 성적은 꿇릴 게 없다.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번번이 브라질에 발목을 잡혔으며 웨인 루니의 잉글랜드는 강호라 부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다비드 비야의 스페인은 고비 때마다 무너졌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피파랭킹만 높은 팀이다. 반면 호비뉴는 자신이 참여한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엘라누와 호비뉴는 이름값에서는 밀리지만, 브라질에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보이지 않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지난 1차전에서 마이콩과 함께 번뜩이는 활약을 펼친 만큼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도 가장 주목할 선수일 것이다.

과연 이들이 그동안 대표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세계인 앞에 선보이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북한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호비뉴 ⓒ Gettyimages/멀티비츠]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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