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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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링요, "첼시 이겼을 때 조금 울었다"

기사입력 2010.05.23 04:23 / 기사수정 2010.05.23 04:23

황지선 기자

[엑스포츠뉴스=황지선 기자] 인터밀란의 감독인 조세 무링요의 인생에서 가장 화제의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챔피언스리그 16강 첼시전. 경기 전날 있었던 기자회견은 마치 '조세 무링요의 귀환'과도 같았다.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인터밀란이 첼시를 무너뜨린 영광스런 순간에 그가 목 놓아 울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있었던 그날의 경기에서 첼시를 탈락시키고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그는 정말 복잡한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왔을 때 나는 펑펑 울었다. 함께 싸웠던 친구들을 뒤로하고 떠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난 정말 슬펐다."고 당시의 기분을 밝혔다. 이어 그는, "경기가 진행되는 90분 동안 내 친구들과 싸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내 친구들이 또다시 챔피언스리그에서 고배를 마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게 축구고 우리가 사는 인생이라며 한층 담담하게 말했다.

또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공감이다. 나 역시도 아직 첼시와 마음으로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 승리는 인터밀란에게 너무 중요한 승리였고 그날 경기에서 졌다면 우린 결승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기쁘지만, 여전히 복잡한 심정이다."며, 축구계에서 이런 일이 종종 있고, 많은 선수가 전 소속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라고 전했다.

인터밀란은 오늘 새벽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렀다.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만난 무링요와 첼시의 인연도 특별했지만, 무링요와 바이에른 뮌헨 감독 루이스 반 할의 특별한 인연도 눈길을 끌고 있다. 무링요는 1990년대 말 루이스 반 할이 감독으로 있던 바르셀로나에서 코치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의 前 감독이었던 롭슨은 자신의 자리를 반 할과 무링요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둘의 각별한 사이와 재능을 질투했었다고 한다. 또, 무링요는 그와 무척 가까운 사이였으며 집도 근처에 있어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그가 말한 바로는 반 할은 무링요를 신뢰하고 격려하며 책임감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사이였다고.

무링요는, "나는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아주 정직하고 그와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나는 단순 무식하게 열심히 일하지만 즐기지는 못했다.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당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늘 열심히 하기만 했다."며 당시를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어젯밤 반 할 감독과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문자로 결승전에 진출하면 '경기 전에 큰 포옹 한 번, 경기 후에 큰 포옹 한 번'을 하기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각별한 사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무링요의 팀이 소극적이고 재미없는 경기를 한다는 반 할의 지적에는, "그가 원하는 것을 알지만 그걸 내어 줄 생각은 없다."고 못박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 "바이에른 뮌헨이 벌써 지붕 없는 버스, 우승 기념 티셔츠 와 축제 따위를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설레발 치지 않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지는 45년. 그렇기에, 45년을 기다린 인터 밀란의 팬들에게 더욱 특별한 경기였던 어제의 경기는, 인터 밀란의 우승으로 돌아감으로써, 5연속 세리에 우승과 더불어 이번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게 되었다.  

동시에, 2004년 FC 포르투를 유럽 챔피언으로 이끈 무링요를 오스트리아의 전설인 에른스트 하펠과 오트마르 히츠펠트에 이어 다른 두 개 팀에서 챔피언 클럽스 컵을 들어 올린 역대 세 번째 감독으로 만들어 주었다.

한편, 이 날 기자회견에서 한 러시아 기자가 무링요에게 왕관을 선물로 건넸으나 그는 왕관을 머리에 쓰는 대신 그의 운동복 상의를 벗어 답례로 기자에게 주기도 했다.



황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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