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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톡] 리그 먹튀로 자리 잡은 전설의 4인방

기사입력 2010.02.10 08:27 / 기사수정 2010.02.10 08:27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지난 겨울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종영한 드라마 아이리스를 떠올려보자. 기자는 그 드라마를 즐겨 보지는 않았지만, 극중 이병헌이 한 대사는 잊을 수가 없다. 동상을 바라보는 이병헌은 김소연을 향해 "이곳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그러나 나는 전설 같은 건 믿지 않아"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대다수의 사람이 전설이란 것은 비 과학적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만든 하나의 소재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세리에A에는 슬픈 전설이 하나 있다. 물론 전설이라 하면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세리에A에서의 전설은 썩 그렇진 못하다.

이름값이 있음에도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며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그들은 세리에A의 전설로 불리는데, 이에 해당되는 선수는 인테르 밀란의 히카르도 콰레스마, AC 밀란의 아만시오 만시니와 클라스 얀 훈텔라르, AS 로마의 줄리오 바프티스타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희대의 먹튀, 콰레스마

지난 2008년 여름 이적 시장, 콰레스마는 비싼 이적료로 FC 포르투를 떠나 인테르 밀란에 입단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인테르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데려온 그는 아웃 프런트 킥과 드리블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측면 미드필더의 무덤인 세리에A에서도 살아날 것으로 보였다.

비록 FC 바르셀로나에서 실패했지만, 당시 그의 나이가 20세였음을 감안할 때, 인테르 행은 사실상 그의 빅 리그 선수 생활의 시작으로 보였다. 특히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평가받는 그의 아웃프런트킥은 이미 전 유럽에 정평이 났었고,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개인기 스승으로도 알려져 있을 정도로 발재간이 뛰어났다.

그러나 정작 리그가 개막된 순간부터 콰레스마는 먹튀의 행보를 이어가며 이적 반 시즌 만에 첼시로 임대되는 불운을 겪는다.  당시 첼시의 사령탑이었던 펠리페 스콜라리 前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면서 그를 지도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콰레스마의 갱생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결국, EPL과 세리에A, 라 리가에서 모두 실패한 콰레스마는 향수병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냐는 오명과 함께 어느덧 인테르 밀란의 다크 스타로 자리 잡았다. 다크 스타라는 어감에서 드러나듯이 그는 최근 몇 년간 세리에A 최고의 먹튀이다.

밀란의 골칫거리, 만시니와 훈텔라르

지난 2006-2007시즌까지 만시니는 세리에A를 대표하는 윙 포워드였다.

측면 수비수로 활동했던 그는 AC 밀란으로 둥지를 옮긴 브라질의 전설적인 풀백 카푸의 후계자로 로마에 입성했었지만, 빼어난 공격력 때문에 윙 포워드로 보직을 옮겼다. 특히 2006-2007시즌에는 소속팀 로마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올리며 팀의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났지만, 이후 슬럼프에 빠지며 현재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록 만시니의 퍼포먼스는 반쪽에 불과했지만, 그의 재능을 높이 샀던 무리뉴는 인테르 입성과 동시에 거금을 들여 그를 영입. 갱생을 노렸지만 이러한 계획이 실패하며 무리뉴의 전술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전인 볼로냐 전에서 선발 출장했지만. 불안한 트래핑과 자신에게 공이 오면 기회를 살리는 것보다는 동료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밀란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한편, 밀란에는 만시니 이외에도 훈텔라르라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있다. 그는 네덜란드 리그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금방이라도 유럽을 뒤 흔들 최고의 포워드로 성장할 것으로 보였지만, 정작 빅 리그에서는 더딘 성장세를 보여줬다.

카카를 보낸 밀란이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받은 유능한 포워드 훈텔라르는 과거 밀란의 전설적인 포워드였던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반 바스텐의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어설픈 드리블과 공을 간수하는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장기인 득점력마저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그를 다음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방출 0순위로 꼽고 있다. 한편, 밀란이 에미레이츠 항공사의 투자를 지원받는다면,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인 리빌딩이 시작되기 때문에 훈텔라르의 이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것으로 보인다.

로마 공격의 구멍, 바프티스타

세비야에서 그라운드의 야수로 불린 바프티스타는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재능을 맘껏 발휘. 라 리가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러한 그의 가치를 인정한 레알 마드리드는 2005-2006시즌 바프티스타를 팀에 합류시키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자 그를 로마로 이적시킨다. 로마는 거금을 들여 바프티스타를 얻었지만, 정작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하며 현재까지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브라질 출신임에도 지나치게 투박하며 트래핑 과정에서 드러나는 어설픔은 그의 국적까지 의심하게 하지만, 노란색 유니폼을 입는 순간 그의 눈빛은 달라진다. 심지어 2007년에는 발롱드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쥔 카카를 밀어내며 브라질의 10번으로 자리 잡았으니 정말 미스터리 한 선수이다. 그의 애국자 본능은 로마에서의 부진과 오버랩되며 로마 팬의 가슴을 더욱 철렁이게 할 것이다.

[관련 기사] ▶ [세리에A 톡] 이탈리아 축구의 상징, 판타지스타 (하)

[사진=리그 최고의 먹튀, 콰레스마, 만시니, 훈텔라르, 바프티스타 프로필 사진 ⓒ 인테르, 밀란, 로마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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