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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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D-20!] (4) '썰매 선구자' 강광배의 무한도전

기사입력 2010.01.21 14:29 / 기사수정 2010.01.21 14:29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4회 연속 올림픽 출전. 하지만, 한 종목이 아닌 서로 다른 3개 종목에 걸쳐 출전한 '이색'적인 기록의 소유자.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강원도청) 감독 겸 선수에게 따라붙는 기록은 그렇게 다양하고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개척자'답게 그는 온갖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3개의 썰매 전 종목에 걸쳐 올림픽에 출전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얼마 안 되는 선수들을 데리고 새로운 신화 창조를 꿈꾸고 있다.

강광배 감독이 이끄는 봅슬레이팀이 올림픽 2인승, 4인승 종목에 걸쳐 모두 올림픽 티켓을 따내며 이번 대회에 첫 선을 보인다. 세계적인 실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봅슬레이의 '무한 도전'은 온 국민을 감동과 흥분 속으로 몰고 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개척자' 강광배 감독이 있다.

장애, 척박한 환경 딛고 도전한 루지

강광배가 썰매 종목에 눈독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15년 전인 1995년이었다. 이전 해까지는 스키 선수로 활약하다 무릎 연골이 파열되면서 5급 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강광배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다. 마침 대한체육회의 루지 선수 선발 공고를 보고 썰매 종목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루지나 스켈레톤의 경우, 일자로 누워서 또는 엎드려서 경기를 하는 것이기에 무릎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 선발전에서 30명 가운데 2위를 차지했고, 그는 본격적으로 루지 선수로 활약하게 됐다.

처음이다 보니 모든 것이 어려웠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바퀴를 단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는 훈련을 했다. 마치 영화에서 볼 법한 온갖 훈련을 소화하면서 그는 그렇게 바라던 올림픽 출전의 꿈을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통해 이뤄냈다.

유학 시절 배워 직접 들여온 스켈레톤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하고 이듬해, 또 한 번 강광배에게 좌절이 들이닥쳤다. 다쳤던 무릎 연골이 다시 말썽을 일으킨 것. 설상가상으로 루지 협회가 강광배의 선수 자격을 말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강광배의 운동 선수 생활은 마감하는 듯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배운 스켈레톤에 푹 빠지면서 강광배는 새로운 종목, 스켈레톤 선수로서 도전을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아르바이트 수당으로 스켈레톤 코스를 직접 내려올 수 있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의 '무한한' 투지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스켈레톤을 직접 국내에 들여와서 팀을 꾸리는 등 또다른 도전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솔트레이크시티, 토리노 대회에 스켈레톤 선수로 출전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개척 정신은 대한올림픽위원회(대한체육회)에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새로운 성공을 꿈꾸는 봅슬레이의 무한도전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2006년 말에 시작했으니 그것이 바로 이번 올림픽에 도전할 봅슬레이였다. 사실 개인 종목인 루지, 스켈레톤보다 2인승, 4인승 등 팀 경기로 이뤄지는 봅슬레이는 강광배에게 적지 않은 시련을 주었다. 선수 모집을 위해 대학 시간 강사로 나가 설득을 하는가 하면 봅슬레이 실전 훈련을 위해 자비를 털어 해외 훈련을 추진하기까지 했다. 어떻게든 썰매를 타고 경기를 하고 싶어 직접 다른 팀의 썰매를 빌려 타는 모험도 감행했고,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출신 코치를 영입하는 열정도 보였다.

그의 엄청난 열정은 매스컴을 타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재조명됐고, 국제 대회에서도 잇따라 메달을 따내는 성과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에 이르렀다. 봅슬레이 종목 도전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이룬 쾌거였다. 그리고 그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구매한 봅슬레이용 썰매를 타고, 기어이 봅슬레이 선수로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고의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얼마만큼 좋은 성적을 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개척 정신,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올림픽 금메달' 못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강광배 스스로 새로 쓸 4번째 무한도전 결과가 어떻게 됐든 우리는 그의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장면 캡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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