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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용 "공부하는 지도자가 되고싶다"

기사입력 2010.01.12 11:44 / 기사수정 2010.01.12 11:44

이상민 기자

'K-리그의 전설' 우성용 코치로 변신하다!

[엑스포츠뉴스=UTD기자단/이상민] K-리그 최다 골의 주인공 우성용이 코치로 변신했다. 매 순간순간 역사를 새로 썼던 우성용은 2009년을 끝으로 파란만장한 14년 동안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올 시즌 2군 코치로 부임. 이제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생긴 자신만이 지닌 철학이나 노하우를 꼭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던 '지도자' 우성용과의 즐거웠던 인터뷰를 소개한다.

- 14년 동안의 파란만장했던 선수 생활을 끝으로 이렇게 은퇴를 하게 되었는데, 소감이 어떤가?

= 이렇게 갑자기 은퇴를 하게 되어서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새해가 오기 전에 마음을 새로 다졌고 또 2군 코치라는 좋은 자리를 맡게 되었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부산 대우시절 안종복 사장, 김석현 부단장 등 아는 인사들이 인천에 몸담고 있기에 인천으로 이적한 걸로 알고 있다.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된 더욱 세부적인 계기를 듣고 싶다.

= 일단은 적지 않은 나이에 인천이라는 팀에 오게 되었고, 1년 동안 선수로 있으면서 제가 팀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팀이 6강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처음 프로에 왔을 때 부산 대우에서 안종복 사장님, 김석현 부단장님 등 인연을 맺어서 거의 7년 정도를 함께했었는데, 포항, 성남, 울산 등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처음에 같이 했던 분들과 마무리를 같이하고 싶었기 때문에 제가 연락을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이렇게 인천에 오게 된 것입니다.

- 116호 골 신기록을 세운 지난 2009년 5월 5일 강원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앞으로 2,3년 정도는 더 뛰고 싶다 했었는데 이렇게 은퇴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나 이유가 무엇인가?

= 그 당시에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2년 정도는 더 할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주위 여론에서나 구단에서 이제 후배들을 위해서 길을 열어주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는 식의 반응이 있어서 개인적인 고심 끝에 이렇게 은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시원섭섭할 것 같은데, 자신의 축구 인생을 되돌아 보면 어떤가?

=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해와서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축구와 함께했습니다. 때로는 후회를 하기도 했었지만 축구를 통해 기쁨과 만족을 느꼈고, 또 축구라는 것을 통해 제가 우리나라에 이름 석 자를 알리게 된 계기였기 때문에 축구는 제게 큰 선물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있습니다.

- 축구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 정말 매순간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만 그 중에 고른다면 예전에 올림픽 대표 시절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카자흐스탄에서 골 넣었을 때와 2006년에 성남에 있을 때 수원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종료 직전에 헤딩 결승골을 넣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반대로 가장 기억하기 싫은 순간은 언제였나?

= 기억에 남는 순간만큼 기억하기 싫은 순간도 많습니다. (웃음) 개인적으로 대표팀에서 인연이 없어서 2007년에 음주 파동이 여태 축구를 해오는 동안 최고 고비였고 하루하루가 최고 힘든 나날이었는데, 그래도 무사히 잘 순탄하게 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는 누구인가?

= 프로 생활을 하면서 장외룡, 최순호, 김학범, 김정남 등 정말 훌륭한 여러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그 감독님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이 좋다고 하면 훌륭한 지도자를 많이 만났고, 또 어느 지도자든 제가 몸담았던 팀에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감독님들은 정말 저에게 큰 은혜를 주셨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나는 공격수로서 이점이 힘들었다. 하는 부분이 있나?

= 제 포지션이 골을 넣어야만 하는 공격수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득점을 꼭 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라는 큰 자산이 생겨 압박감을 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후배들에게 이점만은 꼭 가르치고 싶다는 것이 있는지?

= 성실. 프로 선수는 기본적으로 성실함을 항상 몸에 지니고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성실이라는 부분을 가슴속에 가장 깊이 넣고 다녔기 때문에 이렇게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해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1군이든 2군이든 항상 경기장에 나서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한다면 자기가 꿈꾸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임중용, 유병수 등 후배 선수들이 우성용 선수의 조언이 팀 분위기 조성, 기량발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기분이 어떤가?

=  제가 일단 인천에서 최고 맏형이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본보기로 열심히 하자고는 했는데, 후배들이 좋게 봐준 것 같습니다. 그런 소식을 들으면 선배로서 '아, 내가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 지난 인터뷰에서는 은퇴 후에 유소년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2군 코치에 부임하게 되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항상 마음속에 유소년을 가르치는 꿈은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다소 갑작스럽게 은퇴를 하게 되었고, 2군 코치직을 맡게 되었는데, 현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열심히 배우고 또 가르치면서 노하우를 더 쌓으면 훗날, 유소년을 가르칠 때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후배들을 선수로서 대할 때와 코치로서 대할 때는 아무래도 미묘한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어떤가?

=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서 참 애매한 질문입니다. (웃음) 선수 시절에는 코치님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데, 반대로 또 이렇게 코치가 되니까 제가 선수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선수 때가 편하긴 편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모로 힘들긴 합니다. (웃음) 조금 힘들지만 코치와 선수라는 직업 명칭만 다를 뿐, 축구라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말했습니다.

- 인천 유나이티드가 2군 리그에서 2연패를 했는데, 부담은 없나?

= 부담이요? 당연히 있죠. (웃음) 시민구단으로서 2군 리그 2연패를 했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입니다. 제가 이번에 2군 코치직을 맡게 된 만큼 2군 선수들에게 격려와 때로는 채찍질로 열심히 훈련해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적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왕이면 2군 리그 3연패를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웃음) 올해, 2군 리그에서도 득점왕이 나올 수 있도록 잘 가르치겠습니다. (웃음)

- 지도자로서의 본보기는 있나?

= 우선 말씀드렸듯이 이렇게 갑자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특별히 본보기는 없습니다. 장외룡, 김학범 선생님처럼 항상 노력하고 성실한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 지도자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무엇인가?

= 목표는 크게 잡아야 된다고 아무래도 지도자로서 최고 목표는 당연히 국가대표팀 감독이겠죠? (웃음) 못해도 프로팀 감독까지는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은퇴 소식에 가족이나 동료의 반응은 어땠는가?

= 처음에는 주위에 아는 선수들도 제 은퇴소식을 듣고 다들 의아해 했습니다. 제 큰아이도 축구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아빠! 왜 벌써 그만 둬?" 하면서 의아해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들한테 "아빠가 이제 나이도 먹고 힘들고 그래서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집사람 같은 경우는 저와 함께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같이 고생해줬는데, 안 그래도 이번에 선수생활을 그만뒀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집사람의 권유가 아마 은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이제, 지도자로서 새발을 내딛게 되는데 선호하는 전술이 있나?

= 기본적으로 현대 축구에서 공격에서는 타겟을 두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패스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전술을 선호합니다. 이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부분을 배워가면서 저만의 색깔을 추구하는 축구를 올해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 혹시, 2군에서 기대되는 선수가 있나?

= 작년 2군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이 대부분 팀에서 나가 몇 명 남지 않았고 새로운 신인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새로 입단한 신인 선수들과 같이 저도 새로 코치를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2군 선수들과 같이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2군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1군으로 올라가도 충분할듯한 기량을 보이는 선수가 생기면 따로 더 훈련을 시킬 생각입니다.

- 혹시 작년까지 2군 코치를 맡았던 김학철 코치가 조언은 해주었나?

= (김)학철이 형이 작년 한 해 동안 2군 코치를 하시면서 우승을 하셨고 또, 제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는데 저에게 2군 선수들에 대한 어느 정도 자료도 많이 주셨고, 선수 개개인 능력, 기타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김)학철이 형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될 듯싶습니다.

-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항상 꿈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 자신이 K-리그에서 정말 오랜 세월 선수생활을 했고 어떻게 보면 최다 골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는데 목표를 가지면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으니 꾸준히 노력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절대 뒤로 물러서지 말고, 앞으로 전진만 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모든 생활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 K-리그가 앞으로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생각하나?

= 제가 가장 가슴 아파하는 부분은 우리나라 지도자는 성적 위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팬들을 위한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작년에는 포항 스틸러스가 공격적이고 짜임새 있는 축구로 관중동원, 마케팅, 성적 등 많은 것을 이뤘는데 그것을 본보기로 모든 구단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나라 축구산업은 전망은 밝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유럽축구만 추종하는 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요즘은 TV를 틀면 국내축구보다는 해외축구를 쉽게 볼 수 있어서 팬들의 눈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축구가 유럽 축구와는 다른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직접 경기장에 찾아와서 한번 보시면 K-리그 만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관중을 위해서 늘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야만 승패와 관련 없이 관중이 선수들의 그 모습을 보고 계속해서 경기장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후배들을 보면 어떠한가?

= 해외에서 활동하는 후배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박지성 선수가 최근에는 어린 축구 꿈나무들의 본보기가 많이 되고 있는데, 박지성 선수는 기본적으로 성실이 밑바탕이 된 선수입니다. 박지성 선수도 자기만의 무기를 가지고 꿋꿋하게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성공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 당연히 축구인으로서 우리나라가 원정 월드컵 16강에 성공했으면 좋겠죠. 좀 힘들겠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팀 선수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미래 축구 꿈나무들, K-리그 선수들을 위해서 꼭 16강 진출에 성공해서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노하우만큼은 꼭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제 최다 골을 깨는 선수가 나올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배들에게 말 한 마디를 듣고 안 듣고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2006년에 성남에서 몸담으면서 김도훈이라는 최고의 골잡이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 2군 선수들도 선배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 새해 소원은 무엇인가?

= 작년에 우리 팀이 6강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아쉽게 떨어졌잖아요? 올해에는 목표로 하고 있는 AFC 챔스 진출에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인천 유나이티드 2군이 2년 연속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겨울에 같이 땀 흘리며 열심히 준비해서 아무도 못했던 2군 리그 3연패를 꼭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이제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올해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팬 여러분께는 항상 감사 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1군 선수단 이외에 2군 선수들에게도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1군 선수들과 달리 2군 선수들은 빛을 보기 위해서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말 독하게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뜻하는바 모두 이루는 그런 희망찬 한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글-사진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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