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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공수 불균형 속에 '5위까지 추락'

기사입력 2009.11.29 03:24 / 기사수정 2009.11.29 03:24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송골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8승을 쓸어 담으며 한때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창원 LG 세이커스는 이후 9경기에서 3승6패로 미끌어지며 쌓아 놓은 승리를 다 까먹는 모양새다.

LG는 지난 1일 대구 오리온스와의 경기부터 6일 인천 전자랜드전까지 3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낸 직후 가파른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울산 모비스와 전주 KCC에게 거푸 20점차 이상 완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긴 LG는 좀처럼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어렵게 이기고 쉽게 지는' 실속 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선두권을 지키던 팀 순위는 28일 현재 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경쟁 관계에 있는 팀들이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LG의 최근 부진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 3점슛 성공률 29.5%에 불과

LG의 가장 두드러지는 약점은 외곽슛 성공률이다. 322번 시도해 95개를 성공시켜 29.5%의 적중률을 기록중이다. 리그 평균 34.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그렇다고 LG에 슈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조상현은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40%대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장거리포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시즌 전에는 동부에서 주전 슈터로 성장한 강대협을 데려와 외곽을 강화했고, 가드 이현민도 3점슛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실전에서 터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특히, 강대협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게 뼈아프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9분 가량을 소화한 강대협은 81차례 3점슛 시도 중 21개만 림에 꽂아 성공률이 25.9%밖에 되지 않는다.

조상현과 이현민의 3점슛 성공률은 각각 36.7%와 42.1%로 준수한 편이지만 출장 시간이 길지 않다보니 슈팅 시도 자체가 많지 않다. 2년차 포워드 이지운과 가드 전형수 등이 3점슛을 터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외곽포 가뭄을 해결할 정도는 아니다.

▲ 속공 허용 1위…고비 못 넘어

수비에 구멍이 뚫린 것도 문제다. 특히 상대에게 허용한 속공 개수에서 LG는 4.9개로 '불명예 1위'에 올라 있다. 팽팽한 시소게임이 순식간에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 대개 속공이 기폭제가 되는 것을 감안하면 LG가 경기 흐름을 리드하는 데 얼마나 애를 먹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부진이 시작된 8일 모비스전 이후 9경기에서 LG는 무려 50개(평균 5.6개)의 속공을 빼앗기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속공을 많이 내줬다는 것은 턴오버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도 된다. 19경기를 소화한 LG는 239개의 턴오버와 11개의 팀턴오버(공격 제한 시간 초과)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3.2개다. 전자랜드, KT&G, SK등 하위권 팀들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지만 상위권에 명함을 내밀기에는 문제가 있는 수준이다.

▲ 안정감 부족…문태영 의존도 여전히 높아

현재 LG에는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없다. 사실상 전력의 100%가 가동되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그런데 안정감이 보이지 않는다. 오프 시즌 중 새로 영입한 선수가 많아 조직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시즌 전 우려가 한동안 잠복기를 거쳤다가 2라운드 들어 맹위를 떨치는 모습이다.

문태영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을 잡고 있다. 1라운드 내내 폭풍을 몰고 다니며 가장 뛰어난 귀화 혼혈 선수라는 호평을 받았던 문태영은 상대팀에서 '맞춤형 수비'로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기복을 나타내는 추세다.

1라운드 10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렸고 그 중 7번을 20점 이상 고득점으로 마쳤던 문태영은 28일까지 치른 2라운드 9경기 중 두 번이나 10점 미만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고 20점을 넘긴 경우는 네 번에 불과했다. 한국식 존 디펜스에 대한 적응이 덜 끝났다는 약점도 지적된다.
 
강을준 감독은 "공격이 잘 되지 않으면 선수들이 문태영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문태영 위주로 경기를 풀어서는 안된다.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듯 하다.

[사진 = 강을준 감독 ⓒ KBL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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