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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프랑스의 변화구 서브에 무너진 한국배구

기사입력 2009.07.12 17:36 / 기사수정 2009.07.12 17:3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재 남자배구대표팀에서 주공격수로 활약하는 선수들은 모두 기본기가 부족합니다. 탄탄한 기본기가 완성되려면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코스를 밞아야 해요. 한국의 공격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유럽과 남미 선수들을 따라가기 힘듭니다. 정답은 그들이 못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는 거죠. 서브리시브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조직력, 한국배구의 키포인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2009 FIVB(국제배구연맹) 월드리그를 준비할 무렵, 대표팀의 김호철 감독이 남긴 말이다. 올 2009 월드리그는 지난해와 비교해 좋은 성적이 예상됐다. 2008 월드리그의 경우, 러시아, 쿠바, 그리고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한 조를 이뤘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리그는 비교적 해볼 만한 상대들인 세르비아, 아르헨티나, 그리고 프랑스 등과 한조에 배정됐다.

14년 만에 본선진출을 꿈꾼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면서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중요한 고비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은 한국은 프랑스에게 월드리그 예선경기 4연패를 당하면서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과 프랑스의 4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세트스코어 1-3(21-25, 25-21, 29-31, 23-25)로 분패했다. 한국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프랑스에 맞섰지만 중요한 고비 처에서 결정적인 포인트를 헌납하며 아깝게 패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이번 대표 팀은 아직 농익지 않은 조직력을 지니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범실이 나오는 것은 아직 미완성 상태인 조직력 부재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팀인 프랑스는 한국이 2승을 따낸 아르헨티나보다 세밀한 플레이에 갖추고 있었다. 11일 벌어진 한국와 프랑스의 3차전에서는 한국에 대한 상대분석을 철저히 하고 나온 흔적이 역력히 나타났다.

한국의 주전세터인 권영민(29, 현대캐피탈)의 토스워크를 훤히 꿰뚫은 프랑스는 적절한 블로킹으로 한국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또한, 서브리시브와 2단 연결은 아르헨티나보다 우위를 보였으며 자체범실도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12일 경기에서 한국은 신영석(23, 우리캐피탈)과 하경민(27 현대캐피탈)의 분전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나갔다. 신영석은 빠른 속공으로 기습적인 공격을 성공시켰으며 중요한 상황에서 연이어 터진 하경민의 블로킹은 프랑스를 압박해나갔다.

그러나 한국이 프랑스를 따라잡지 못한 '2%'는 서브리시브에 있었다. 프랑스의 앙티가와 키예페가 서브를 넣으면 한국은 2~3점을 헌납해야만했다.

앙티가와 키예페가 구사하는 서브는 워력적인 강서브가 아니었다. 서브리시브가 약한 선수를 겨냥한 '목적타' 서브였다. 그러나 이들의 서브는 국내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서브였다. 선수 앞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서브에 국내 최고의 리베로인 여오현(31 삼성화재)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프랑스의 변화구 서브에 한국의 살림꾼인 임시형(24, 현대캐피탈)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가장 낯설어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서브리시브다. 세계배구와 비교해 서브의 강도가 약한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시도하는 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향이 많았다.

그동안 한국은 파워가 곁들어진 위력적인 강서브에 고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변화가 심한 목적타 서브에 급격히 무너지면서 프랑스에서 4전 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프랑스의 경우, 리시브가 흔들려도 높이 있는 공격으로 포인트를 올려주는 루지에가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블로킹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팀을 상대하려면 탄탄한 서브리시브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배구의 가장 중요한 기본기인 서브리시브에서 한국이 흔들리면 어떤 방법으로도 유럽과 남미, 그리고 미국과 같은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힘들다.

이번 월드리그 대회를 통해 국내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서브와 공격 패턴 등이 나타났다. 2008 베이징올림픽 진출 좌절 이후, 새롭게 시작하려는 한국배구는 세계배구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탄탄한 기본기 완성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배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유소년들을 위한 '탄탄한 기본기' 훈련이 가장 시급하다. 기본기 완성은 오랜 시간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높이와 스피드에서 점진적인 발전이 이루어져도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기본기'가 부재하다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사진 = 여오현 (C) 엑스포츠뉴스DB 강운 기자, 박철우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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