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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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재의 'PK 아성'에 도전하는 김호준

기사입력 2009.07.06 10:38 / 기사수정 2009.07.06 10:38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이운재(수원삼성)의 'PK 스페셜리스트' 아성에 김호준(FC서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7월 4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 아이파크와의 2009 K-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의 수문장 김호준이 또 다시 자신의 페널티킥 선방 능력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 후반 32분, 2-1로 앞선 상황에서 서울은 김한윤의 파울로 부산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김승용이 경고누적으로 퇴장한데 이어 아디가 퇴장을 당하며 서울은 순식간에 두 명을 잃었다. 때문에 여기서 만약 페널티킥으로 동점골까지 허용할 경우 서울로선 승리는커녕 무승부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판이었다.

그 순간, 김호준의 능력이 발휘됐다. 김호준이 키커로 나선 호물로가 오른쪽으로 찬 페널티킥의 방향을 완벽하게 읽어내며 막아낸 것이다. 비록 이후 부산 수비수 이강진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김호준의 선방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던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팀이 승리에 대한 의지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김호준의 PK 선방 능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었다. 2008년 3월 1일 LA갤럭시와의 친선경기에서 승부차기에 나선 김호준은 데이비드 베컴을 제외하고 무려 4명의 선수의 슛을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를 계기로 부상 중이던 김병지를 제치고 서울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던 김호준은 이후 페널티킥 선방에 있어서만큼은 뛰어난 능력을 보여왔다. 지난 시즌에는 수원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비록 리바운드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송종국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 AFC챔피언스리그 16강 가시마 앤틀러스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 1,2번 키커를 연속으로 막아내는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김호준의 선방에 주눅이 든 가시마의 7번째 키커 우치다가 실축을 했고, 덕분에 서울은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K-리그에서도 김호준은 두 번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실점하지 않았다.

김호준, 이운재의 아성에 도전하다

사실 K-리그 최고의 PK 스페셜리스트 골키퍼는 다름 아닌 이운재(수원삼성)다.

이운재는 경험과 카리스마, 실력 등 모든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골키퍼다. 이운재는 A매치 120경기 출장 103실점으로 8년 가까이 대표팀에서 부동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K-리그에서는 39경기 출전, 29실점으로 실점률 0.74로 K-리그 우승과 함께 사상 최초의 골키퍼 MVP이자 최고령(35세) MVP의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이운재는 승부차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2002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로 기억되는 이운재의 선방능력은 K-리그에서도 빛을 발해왔다. 역대 승부차기에서도 방어율 47.05%, 승률 90.90%. 그야말로 경이적인 기록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아직 김호준은 이운재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안정적인 필드골 방어능력과 빠른 판단능력에선 A매치와 K-리그에서 경험이 풍부한 이운재보다 아직 한 수 아래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PK 선방능력에서만큼은 김호준이 당장 이운재와의 맞대결에서 뒤진다고 쉽게 장담할 수 없다.

김호준도 어느덧 이운재만큼 페널티킥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김호준의 능력은 향후 AFC 챔피언스리그나 컵 대회에서 승부차기 상황을 겪을 수 있는 서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호준은 "상대 키커의 스타일에 따라 판단한다. 기술이 좋은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기본적으로 감각이 다르며 스타일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라며 승부차기에 임하는 비결을 밝히면서도 "어느 정도 운도 따르는 것 같다. 아직 경기 운영은 미숙하다. 보완할 점이 많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는 그를 'PK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한국 최고의 골키퍼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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