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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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골리앗' 서울을 겨눈 '다윗' 광주의 물 맷돌

기사입력 2009.05.29 11:55 / 기사수정 2009.05.29 11:5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리그 선두를 놓고 '다윗'과 '골리앗'이 한판 대결을 펼친다.

5월 3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9 K-리그 17라운드를 치르는 FC서울과 광주 상무의 대결은 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은 팀 전력으로나 재정적으로나 K-리그의 대표적인 빅클럽이라 할 만하지만, 광주는 군팀이라는 특성상 늘 K-리그의 최약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광주는 예상과는 전반기 내내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 선두에 올라있는 반면, 서울은 예상 밖의 부진을 보이며 4위에 올라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리그에서 당할 자가 없으리라 여겨졌던 시즌 초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까지 역대 전적에서도 13승 6무 3패로 앞서있었고 세뇰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광주에 진 적이 없던 서울이었지만(4승 2무, 11득점 1실점) 올 시즌 초반 서울은 광주에 뼈아픈 0-1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17라운드 경기는 서울에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에서 두 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다면 서울은 리그 선두에까지 오를 수 있다. 비록 다른 팀보다 2~3경기를 더 치른 결과이긴 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올 시즌 K-리그의 특성상 미리 벌어놓은 승점과 순위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광주 역시 이번 경기에 승리하면서 확실하게 리그 선두로 치고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윗은 이전까지는 양을 치는 한낱 목동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하는 물 맷돌을 들었을 때 다윗은 당대 최고의 장수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영웅이 되었다.

광주의 '물 맷돌' 최성국

최성국은 광주에 다윗의 물 맷돌과 같은 존재다. 광주는 군팀이라는 특성이자 한계로 인해 매년 불안정한 전력과 들쑥날쑥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엔 박병규, 최원권, 장현규 등 K-리그 강팀들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던 좋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하며 전력이 탄탄해졌다. 그리고 최성국은 그런 광주에 방점을 찍어주는 존재였다.

성남 일화에서 '명품 조커'로 이름을 날리던 최성국이었지만 광주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서 매 경기 선발 출장하고 있다. 확실한 주전이자 에이스로 떠오른 최성국은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강조 광주 감독 역시 "성국이는 오히려 성남에서 활용을 잘 못했다. 전반부터 활약해야 몸이 달아오르는 스타일인데, 결여돼있던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주력했다."라며 그의 능력을 100% 끌어내고자 했다.

이러한 이 감독의 배려로 광주에서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받은 최성국은 활발한 움직임과 폭발적인 돌파력을 바탕으로 광주의 공격을 이끌며 리그를 지배하는 공격수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플레이 자체도 한층 성숙해져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다 마무리 동작이 좋지 않았던 예전과는 달리 드리블과 패스가 한결 간결하고 정확해졌고, 동료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알게 됐다. 골결정력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최성국의 맹활약 속에 기존의 김명중까지 공격 본능을 터뜨리며 광주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제 광주는 탄탄한 수비력과 함께 리그 최강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팀으로 거듭났다. 덕분에 최근 8경기 무패(6승 2무)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K-리그 전반기를 1위로 마칠 태세. "앞으로 광주와 싸우는 팀들은 예전의 광주를 버리고 새로운 광주를 위해 전력과 전술을 세워야 할 것"이란 최성국의 발언은 달라진 광주의 높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설욕을 다짐하는 서울



서울은 이미 이런 '다윗의 물 맷돌'에 한번 맞고 쓰러진 경험이 있다. 지난 K-리그 3라운드에서 서울은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최성국의 치명적인 한 방을 맞고 0-1로 무릎을 꿇었다. 광주에 4년 만에 당하는 패배이자, 서울이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된 결정타였다.   

때문에 서울은 이번 경기를 통해 광주에 설욕을 꿈꾸고 있다. 귀네슈 감독 역시 "광주가 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중 컵 대회에 1군을 내보내지 않으며 정규리그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 원정경기서 당한 패배를 홈에서는 되갚고 싶다."라며 설욕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서울로선 승리는 물론 리그 선두 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기분 좋게 후반기를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특히 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그 일정까지 변화시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르기로 한 것에 대한 결과물인 이번 홈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며 홈팬들의 원성을 달래고 싶을 것이다.

상황은 서울에 나쁘지 않다. 사실상 포기했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극적으로 진출하고 최근 4경기 연승까지 거두며 기세가 올랐다.
 
비록 최전방 공격수 데얀이 미리 잡아놓은 결혼식(5월 31일) 관계로 출국한 것이 아쉽지만,  당초 대표팀 차출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던 기성용, 이청용, 김치우(이상 국가대표)와 이승렬(U-20 대표팀)이 이번 경기를 뛰고 대표팀에 곧바로 합류하기로 하면서 서울은 비교적 온전한 전력으로 광주와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

이번 대결에서 다윗의 물 맷돌은 다시 한 번 골리앗의 이마를 관통할까, 아니면 심기일전한 골리앗의 설욕전이 될까. 분명한 것은 2009 K-리그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경기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놓칠 수 없는 명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이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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