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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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명문팀의 명성을 되찾을 것인가?

기사입력 2005.06.23 22:30 / 기사수정 2005.06.23 22:30

서민석 기자
똘똘한 용병의 합류 - 팀 타선의 안정 - 타 팀의 성적부진

시즌 초반 기아는 한 마디로 '종이 호랑이'였다.

초보감독의 우왕좌왕, 찬스마다 침묵하는 타선, 위태위태한 마무리.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4~5월 18승 28패(0.391)의 승률이 말해 주듯 시즌 초 삼성과 더불어 강력한 '우승후보'의 모습은 사라지고 최하위라는 성적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철저하게 몰락할 것 같던 기아가 최근 3연승으로 LG를 밀어내고 탈꼴지에 성공, 서서히 팀 전체적으로도 상위권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과연 기아는 7~8월 대 반격을 시도할 수 있을까? 기아의 앞날에 대해 예측해 보기로 한다.


1. 똘똘한 새 용병 블랭크의 합류

시즌 전 리오스와 함께 선발 마운드를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존슨이 부진한 성적(25.2이닝 1승1패 5.96)과 부상 끝에 퇴출 당하고, 조계현 코치와 프런트가 시즌 중임에도 오랜 기간을 비우면서 영입한 투수 블랭크.

24.1이닝을 던져 2승에 1.85의 방어율이 말해주듯 선발진의 한 자리를 확실히 그가 매워주면서 1선발이던 리오스와 3선발 김진우등의 동반 상승세를 가져오고 있다.

역시 블랭크의 장점은 홈플레이트 곳곳을 찌르는 제구력이다. 과거 레스와 같이 직구는 140km가 안 되지만,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싱커 등의 다양한 변화구가 수반되면서 '시각적'으론 광속구로 변모하고 있고 타자의 타이밍도 기막히게 뺏어내고 있다.

한국무대에 오기 전에 많은 우여곡절(우선 영입 대상 선수는 MLB 쪽에 미련을 못 버리거나 30만불 이상의 고액을 요구) 끝에 기아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영입한 보람을 점점 얻어가는 듯 하다.

물론 중간계투가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로 구성된 기아 입장에선 약간의 욕심을 더 내서 블랭크가 '완투형 투수' 였으면 좋았겠지만, 체력적으론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음은 옥의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것 만으로도 기아의 상승세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2. 점점 '이름 값'을 하고 있는 중심타자들

역시 야구는 쳐서 점수를 내고,  투수가 막는 경기다. 그런 단순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역시 마운드가 안정된 기아 입장에선 타력이 역시나 문제. 최근 들어 이종범-장성호-홍세완-마해영등의 베테랑 타자들이 점점 살아나 주고 있다.

역시 공격의 선봉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

각 팀에 보면 눈에 보이는 성적 이외에 경험이나 야구 외적인 부분으로 '리더'라는 존재가 있고, 그런 리더가 살아나면 팀 전체가 살아나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롯데의 정수근이 그렇고 두산의 홍성흔, 현대 이숭용 등의 선수처럼 이 선수들은 단순히 야구잘하는 선수 한 명이 아니라 팀 분위기 전체 분위기와 성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바로 기아에서 그러한 위치에 있는 이종범이 6월 22일 현재 0.322(타격 4위)로 제 모습을 찾아가면서 기아의 '신바람' 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예전과 같은 클러치 능력은 다소 떨어진 듯 하지만, 14개의 도루(7위)와 0.414의 출루율에서 알 수 있듯 톱타자로서의 역할을 100% 소화해 주고있다.

초반 극도의 부진에 허우적댔던 4번 타자 마해영 역시 최근 점점 더워지는 날씨와 더불어 달아오른 불방망이를 과시 0.295의 타율에 10홈런 49타점(타점 5위)으로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또한 지난 시즌 주로 3번을 치다 최근 팀 사정과 이종범의 부진 등으로 1-2번을 번갈아 맡았던 장성호 역시 0.297의 타율에 8홈런 41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고, 이종범이 1번 자리에서 확실히 안정감을 찾아가자 붙박이 2번으로 안착. 현대 야구에서 연결고리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2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성실하게 이행해 주고 있다.

홍세완 역시 팀 수비 안정을 위해 유격수에서 3루로 옮긴 초반 횡적인 유격수 수비에서 바뀐 종적인 3루 수비에 적응을 못하기도 했으나 점점 타격의 상승세(0.288에 7홈런 27타점)와 수비에서도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베테랑 타자인 심재학과 내야진의 중심인 손지환이 성적부진과 잔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을 못 찾고 1-2군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은 기아 입장에선 근심스러운 부분이다.

3. 별반 차이없는 중-하위권 팀의 성적

어찌보면 기아에게 있어서 팀 내부적인 희망적 요소보다 더욱더 '현실적인' 도움은 바로 팀 외부. 즉 타팀의 성적이다.

지금 6월 들어 2강 3중 3약으로 재편되고 있는 구도에서 사실상 40승 대인 2강을 삼성(41승)-두산(40승)을 제외하면, 3위 한화(32승)-현대,롯데(31승)-SK(28승)-LG(26승)이 말해주듯 한 두번의 연승이면 충분히 중위권 도약이 가능하단 점이 기아에게 있어서 가장 희망적인 요소이다.

2강을 제외한 모든 팀 들이 각각 투타에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고 특히나 롯데-SK-한화의 경우에는 줄곧 하위권 단골손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결국 무더위가 찾아오는 7-8월 상대적으로 리오스-블랭크-김진우-강철민-을 주축으로한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기아입장에선 중간진의 차정민-신용운-김희걸-이동현-박정태와 마무리 윤석민이 '지금처럼'만 해준다는 가정하에 충분히 치고 올라갈 여력은 있다고 여겨진다.

해태시절부터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 였던 기아. 9회 우승이라는 관록. 그리고 스타급 선수를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바탕이 되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헀던 것은 역시 '팀분위기' 였다. 

현재까지 꼴지였던 날이 꼴지가 아니었던 날보다 훨씬 많았던 기아지만 팀 분위기만은 그리 나쁘지 않았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6월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과연 기아의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가? 프로야구팬들의 또 하나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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