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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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김재욱·시댁 향한 비난, '며느리'의 본질 아니다

기사입력 2018.04.13 14:47 / 기사수정 2018.04.13 19: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시월드 속 며느리의 일상을 다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 며느리에게 불합리한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현실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동시에 출연자인 김재욱에게 비난의 화살이 이어져 우려를 낳고 있다.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12일 오후 처음 방송됐다. '사랑과 전쟁'으로 유명한 결혼 3개월 차 새댁인 배우 민지영,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이자 결혼 6년 차 박세미, 두 딸을 키우며 개인 사업에 시부모님과 식당까지 운영하는 슈퍼 워킹맘 김단빈의 모습을 담았다. 

세 사람은 각양각색 대한민국 며느리를 대표했다. 모두 며느리라는 타이틀을 지녔지만, 각기 다른 며느리와 시집살이를 보여줬다. 그중에서도 개그맨 김재욱과 그의 아내 박세미의 명절은 '현실' 그 자체였다. 김재욱은 명절에 공연 스케줄을 소화하러 나갔다. 박세미는 임신 8개월임에도 혼자 산더미 같은 짐을 다 들었다. 하루 종일 우는 아이도 혼자 챙겨야만 했다. 

어렵사리 도착한 시댁에서는 시어머니와 신경전을 벌였다. 만삭인데도 부엌일도 도맡았다. 시어머니는 "시집살이야. 시집오면 그러려니 해야지. 우리 집안에 시집 왔으니 풍습대로 해야지"라고 말했다. 박세미는 스튜디오에서 "시어머니가 오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며 웃었다. 

셋째를 낳으라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에 박세미는 아이를 봐주는 남편 동료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친정 아버지가 정년퇴직하면 서울로 이사 오라고 해"라는 말이 돌아왔다. 힘든 와중에 박세미는 첫째를 재우려고 노력했지만 주위가 시끄러운 탓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가족이 떠드는 소리에 제대로 재우지 못했다. 친정 식구들은 숨도 안 쉰다. 친정에 가면 지우를 다 케어해준다"며 눈물을 흘렸다. 

뒤늦게 도착한 김재욱은 박세미를 마사지해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도 신정과 구정을 모두 가지 않는 게 다행 아니냐는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방송을 본 시청자는 김재욱을 비롯해 시댁에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실제로 김재욱의 인스타그램과 포털사이트 기사에는 "부인 좀 챙겨라", "같은 남자로서 창피하다", "내가 아내였으면 밥상 엎고 이혼했을 것" 등 악성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며느리의 시선에서 담기 때문에, 한쪽의 입장으로 편향된 감이 없진 않다. 며느리에게 감정 이입한 시청자의 분노는 당연한 일일 터다. 하지만 시부모와 김재욱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 본질에서 벗어난 행위다. 예능이 아닌 교양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진 개개인의 문제를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란 존재를 둘러싼 불합리한 관행을 꼬집고자 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물림되는,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불공평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사회적인 차원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김재욱 역시 여느 가정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남편일 뿐이다. 도가 지나친 비난을 퍼붓기 보다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보며 공감하고, 불합리한 관습과 제도, 인식을 돌아봐야 한다. 다만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면 현실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또 출연진끼리 스튜디오에서 성토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현 사회 구조와 관련해 심도있게 논의하는 모습을 담으면 좋을 것 같다.

정성후 프로듀서는 엑스포츠뉴스에 "지금까지 당연시한 것들을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정 프로듀서는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기회가 별로 없다.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겠지만, '악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어머니가 나쁜 생각을 하고 배부른 며느리에게 일을 시키거나 괴롭히는 게 아니지 않나. 습관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댁과의 갈등을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러블이 생기면 이혼하거나 참고 산다. 뒤에서 하소연하고 욕하는 건 소용이 없다. 구조를 고쳐나가야 한다. 시댁의 개별 문제가 아니라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결국은 사회 전체의 의식이 바뀌어야 며느리도 행복하고 모든 가족이 행복해지는 거다. 좋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짚었다.

제작사 스튜디오 테이크원의 박지아 본부장 역시 "특별히 악의 있는 가정이 아니다. 모두 평범한 가정인데, 객관적으로 보면 사회의식 구조가 시댁에 희생해야 하고, 며느리는 서열상 아래에 있다는 문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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