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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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영화계 내 성폭력, 과정의 올바름에 힘 쏟아야 할 때"

기사입력 2018.03.12 15:40 / 기사수정 2018.03.12 15:4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문소리가 영화계 내 성폭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여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행사 및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센터장을 맡은 임순례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어진 토론회에는 배우 문소리와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부소장, 남순아 감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 등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소리는 "한국영화 성평등센터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이 굉장히 반갑기도 하고, 응원하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이 자리에 와서 같이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겠냐는 얘기에는 조금 주저하기도 했다. 왜냐면 제가 이런 문제를 담담하고 차분하게 많은 사람 앞에서 감정에 큰 동요 없이, 내 의견을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좀 걱정이 들어서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폭로를 시작으로 이어져 왔던 미투운동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첫 번째로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제 주변의 많은 선후배, 동료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같이 일하는 이들을 걱정하게 됐다. 또 제 영화 인생을 종적으로도 되돌이켜 보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고 떠올렸다.

문소리는 "그런데 제 주변을 둘러보니 저만 힘든 것이 아니라 많은 영화인들이 같이 아픈 마음, 초조한 마음, 걱정하고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지금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지금 굉장히 힘든 시간이구나,하는 것을 절감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로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였거나 암묵적 동조자였거나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었음을 영화인 전체가 사실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것은 곧 몇몇 사람들의 문제 몇몇 피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조금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관객 여러분, 온 국민들이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배신감과 분노로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영화 전체, 문화예술계 전체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과 시각들로까지 굳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 와중에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운 마음이었다. 2016년부터 준비하셔서 지난 한 해 실태조사를 하고, 이렇게 등불이 필요한 시기에 개소한다는 것이 반가웠다. 이렇게 미리 준비해주신 선배 영화인들에게 굉장히 든든한 마음이었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개소하면서 성평등한 문화를 정착시키고, 피해들이 근절되는 데 저도 여성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써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문소리는 "이것은 제가 이 문제를 접하고 처음에 든 생각이었고, 고민이 깊어진 생각은 아니다. 그런 길을 든든과 함께 가는 것이 지금까지 영화 일을 하고 앞으로도 할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감 있는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어 "그리고 제 생각에는 이것이 제 개인만의 생각이 아니라 지금 영화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선후배와 동료들의 생각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누었었다. 과정의 올바름 없이, 결과의 아름다움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한국 영화가 많이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많이 주목받고 좋은 작품들 많이 내고 있지만, 과정의 올바름에 조금 더 힘을 쓰고 다같이 노력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같이 동참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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