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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의, 호날두에 의한, 호날두를 위한' 2008 FIFA 올해의 선수상

기사입력 2009.01.13 14:43 / 기사수정 2009.01.13 14:43

안경남 기자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맨유 특급'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포르투갈)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FIFA Player of the Year)' 에 선정됐다. 13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월드 플레이어 갈라 2008’에서 호날두는 총 935점을 획득, 678점을 기록한 리오넬 메시(22/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와 203점의 페르난도 토레스(25/리버풀/스페인)을 여유 있게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 2008 FIFA 올해의 선수 순위
1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맨체스터 Utd) 935점
2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바르셀로나) 678점
3위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리버풀) 203점
4위 카카(브라질/밀란) 183점
5위 샤비 에르난데스(스페인/바르셀로나) 155점
6위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리버풀) 98점
7위 사무엘 에토(카메룬/바르셀로나) 58점
8위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레알 마드리드) 49점
9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바르셀로나) 37점
10위 다비드 비야(스페인/발렌시아) 37점

2008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호날두는 이로써 수상할 수 있는 모든 개인 타이틀을 휩쓰는 데 성공했다. 이미 프랑스 풋볼지가 선정한 발롱도르(Ballon d'or)와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선정 ‘올해의 선수상’ 그리고 영국축구협회(PFA) 최우수선수와 유럽피언 골든부츠를 수상한 호날두는 ‘FIFA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으며 ‘호날두의, 호날두에 의한, 호날두를 위한’ 2008년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

EPL 10대 최고 이적료, 7번 전설 계보를 잇다

포르투갈 마데이라주 출신의 호날두는 2003년 18살의 어린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대 최고 이적료인 1,220만 파운드(약 250억 원)의 거액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브라질의 축구황제 호나우두(Ronaldo)와 이름이 같아 많은 이슈를 낳았던 호날두는 볼튼과의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7번 라인’ 데이비드 베컴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그 해 11월 포츠머스와의 홈경기에서 프리킥을 통해 데뷔골을 성공시킨 호날두는 차츰 맨유의 주전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듬해 조국에서 열린 유로2004에 출전한 호날두는 준결승에서 멋진 헤딩 선제골을 터트리며 포르투갈을 결승무대에 올려놓았다. 비록 결승전에서 ‘오토 대제’ 레하겔 감독이 이끈 그리스에 패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지만, 그의 첫 메이저 대회는 아쉬움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우정과 조국 사이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다

그러나 호날두의 메이저 대회 징크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계속됐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일명 ‘윙크 사건’으로 영국 팬들에게 ‘공공의 적’이 된 것. 당시 웨인 루니가 거친 파울을 범하자 호날두는 심판에게 다가가 당시 상황을 가장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루니의 퇴장이 확정되자 포르투갈 벤치에 윙크를 날리며 미소를 지었다. 이로 인해 호날두는 영국 언론은 물론 팬들의 집중포화를 당해야 했고,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결심하는 등 많은 고생을 겪었다.

다행히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끈질긴 구애 끝에 맨유 잔류를 선택한 호날두는 2006/07시즌 한 단계 더 성숙한 모습으로 팀 내 최다골인 17골을 터트리며 맨유의 우승을 이끌었다. 개인 통산 첫 리그 우승을 달성한 호날두의 행보는 이후 거침없이 진행됐다. 2007/08시즌 윙어임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31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골을 폭발시키며 맨유의 ‘시즌 더블’ 달성을 진두지휘했다. 컵 대회를 포함해 그가 성공시킨 득점은 무려 42골, 모든 초점은 호날두에게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 이적시장의 화수분이 되다

높아진 기대치는 자연스레 유로2008로 이어졌다. 축구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유럽 최고 공격수를 포유한 포르투갈의 우승을 점치기 시작했고 호날두의 무서운 득점포가 유로 대회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발목 부상에 시달렸던 호날두는 맨유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동하지 못했고 독일과의 8강전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호날두의 메이저 대회는 또 다시 실패로 끝이 났지만 그를 향한 이슈는 끊이질 않았다.

바로 수면으로 떠오른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 때문이었다. 이후 각종 루머가 2008년 여름을 뒤덮었지만 호날두는 다시 한 번 맨유를 선택했다. 흰색 저지가 아닌 붉은 저지를 입고 2008/09시즌을 맞이한 호날두는 시즌 초반 부상 후유증과 ‘디펜딩 득점왕’에 대한 집중 견제로 지난 시즌과 같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우승과 올 시즌 맨유의 순항을 이끌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EPL 최초-맨유 최초’ FIFA 올해의 선수상

이번 'FIFA 올해의 선수상' 수상으로 인해 호날두는 잉글랜드에서 최초란 수식어를 두 번이나 받게 됐다. 1991년 제정된 'FIFA 올해의 선수상'은 18년이란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 출신 선수가 단 한 번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 대부분 세리에A와 프리메라리가에 속한 클럽 선수들이 수상을 독식해 왔다. 이 때문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할 수 없다.’ 라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호날두에 의해 이러한 징크스는 깨지게 됐다.

뿐만 아니다. 조지 베스트-에릭 칸토나-데이비드 베컴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던 맨유에서도 호날두의 이번 수상은 ‘최초’다. 그만큼 2008년 호날두가 남긴 행적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업적이다. 이제 최고 자리에 오른 호날두에게 남은 과제는 지금의 위치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다. 수많은 스타가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정점을 꾸준히 유지한 스타는 많지 않다. 때문에 벌써 걱정스런 시선들이 호날두를 향하고 있다. 물론 모든 선택은 호날두에게 달려 있다. 축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축구황제’의 멋진 플레이를 오랫동안 지켜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FIFA 올해의 선수 역대 수상자
2008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포르투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07 카카 (브라질/AC밀란)
2006 파비오 칸나바로 (이탈리아/유벤투스-레알마드리드)
2005 호나우지뉴 (브라질/바르셀로나)
2004 호나우지뉴 (브라질/바르셀로나)
2003 지네딘 지단 (프랑스/레알마드리드)
2002 호나우두 (브라질/인터밀란-레알마드리드)
2001 루이스 피구 (포르투갈/레알마드리드)
2000 지네딘 지단 (프랑스/유벤투스)
1999 히바우두 (브라질/바르셀로나)
1998 지네딘 지단 (프랑스/유벤투스)
1997 호나우두 (브라질/바르셀로나-인터밀란)
1996 호나우두 (브라질/아인트호벤-바르셀로나)
1995 조지 웨아 (라이베리아/파리생제르맹-AC밀란)
1994 호마리우 (브라질/바르셀로나)
1993 로베르토 바조 (이탈리아/유벤투스)
1992 마르코 반 바스텐 (네덜란드/AC밀란)
1991 로타어 마테우스 (독일/인터밀란)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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