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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점검] 위력적인 동부와 꾸준한 KT&G

기사입력 2008.11.24 19:25 / 기사수정 2008.11.24 19:25

전호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전호경 기자] 여전히 위력적인 동부와 꾸준한 KT&G, 돌풍의 모비스, 그리고 깊은 부진에 빠진 KTF.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 원주 동부 프로미의 고공행진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 전창진 감독은 지난 시즌과 같은 독주는 없을 것이며, 이번 시즌에는 누가 되더라도 최소승률 챔피언이 탄생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한 바 있다.

안양 KT&G를 상대로 원주 홈 개막전 3연패를 끊으며 시작한 1라운드에서 7승을 거둬들였다. 초반 수비에서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최소실점 1위를 기록했고, 여기에 공격력까지 더해졌다. 또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연패에 빠지지 않은 팀이 바로, 원주 동부였다.

2위에는 서장훈과 하승진을 함께 보유하게 된 전주 KCC 이지스, 그리고 작지만 빠른 안양 KT&G 카이츠가 함께 자리했다(6-3). 양 팀은 3차 연장전 혈투를 치른 이후,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남은 경기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며 1라운드를 마감했다.

중위권은 치열했다. 시즌 초반에 매일 순위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1라운드도 6라운드 못지 않게 중요성을 띄기에,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1라운드가 탐색전 그 이상임에 분명하다. 지난 시즌 탈꼴찌 경쟁을 펼쳤던 대구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 피버스, 그리고 준우승팀 서울 삼성 썬더스가 5승 4패를 기록,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란히 승률 5할을 넘겼지만, 명암은 엇갈렸다. 오리온스는 개막 3연승을 달렸지만, 김승현이 결장한 3경기에서는 그의 공백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며 3연패는 끊었지만, 큰 숙제를 남긴 1라운드가 됐다.

울산 모비스는 안양 KT&G와 함께, 1라운드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신장의 열세를, 한두 선수에게만 의지하지 않는 공격과 악착같은 수비로 이겨냈다. 서울 삼성 썬더스도 외국인선수 에반 브락이 마지막 2경기에서 초반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다크호스로 꼽혔던 인천 전자랜드와 우승후보 원주 동부를 완파했다.

이밖에, 4강까지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창원 LG 세이커스와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는 각각 4승과 3승을 올려 7, 8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서울 SK 나이츠와, 부산 KTF 매직윙스가 공동 9위. 특히, 부산 KTF는 2006~07시즌 준우승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 원주 동부 프로미(7승 2패, 1위) : 7-2(1R, 1) → H(4-0) / A(3-2)

홈 개막전 3연패를 끊었다! 원주 동부 프로미에게 1라운드에서 이보다 더 큰 희소식이 과연 있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경기를 2~3쿼터에 끝내버리던지 아니면, 4쿼터 막판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자주 써나가는 팀이 바로 동부다.

그렇기에 이기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팀. 동부는 지난 시즌까지 원주 안방에서 개막 3연패를 당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상대팀 사령탑이 모두 김진 감독(전 대구 오리온스/현 서울 SK)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이상범 감독대행의 안양 KT&G를 만났는데, 전반을 10점 뒤진 채로 마쳤지만, 후반에 공수가 모두 살아나 의미있는 역전승을 거뒀다.

동부는 첫 4경기에서 수비가 제대로 안 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록은 3승 1패였지만, 매 경기 최소 80점 이상을 내줬다. 그나마 공격에서 80점대 득점 2번과 90점대 득점을 2번 기록하면서 공격력에서 상대를 눌렀다. 이겼지만, 지난 시즌까지를 떠올려보면, 전혀 동부답지 않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겨온 동부는, 다음 3경기에서 상대 공격력을 특유의 강력한 수비로 막아냈다. 2경기는 70점대로 막았고, 15일 홈경기에서는 전주 KCC의 공격을 56점으로 틀어막았다. 이후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맞상대였던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95-112로 대패했지만, 홈에서 서울 SK를 63점에 묶어, 1라운드에서 7승(2패)을 챙겼다.

전창진 감독조차 우려했던 수비력이 점차 안정되어갔고, 결국, 최소실점 1위(714점)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KCC와 KT&G, 모비스의 거센 도전에도 불구하고 단독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수비는 살아났고, 공격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김주성과 레지 오코사의 골밑득점은 물론, 새 외국인선수 웬델 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슈터들의 외곽포도 계속 터졌다. 하지만, 오코사는 아직까지 감독과 팬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 더 분발이 필요하다.

2라운드에서도 여전히 활발한 공격력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신장제한이 철폐되면서 높이에서 크게 득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대처를 하느냐가 시즌 내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전주 KCC 이지스(6승 3패, 공동 2위) : 6-3(1R, 공동 2) → H(6-0) / A(0-3)

승률 5할을 넘긴 팀들 중에서는 전주 KCC 이지스가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1라운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홈 6승 무패 ↔ 원정 무승 3패’로, 극과 극을 보여줬다. 홈 6경기 평균 90.67득점(77.17실점)을 기록했던 팀이, 원정 3경기에서는 평균 75득점(86.33실점)에 그쳤다. 단지, 승패가 문제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서장훈과 하승진, 그리고 브라이언 하퍼와 마이카 브랜드의 '거탑'은 기대만큼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지 못했다. 임재현도 초반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포스트에 있는 동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신명호의 슛은 여전히 아쉬웠다. 승패를 떠나, KCC를 상대한 팀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해볼만하다!"였다.

결국, 허재 감독은 장신가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인, 하퍼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새 외국인선수는 지난 시즌 KTF에서 뛴 역시 장신의 칼 미첼이다. 하퍼를 1라운드 마지막경기였던 LG와의 홈경기까지 뛰고 돌아갔다. 한편, 서장훈은 LG와의 경기 1쿼터 40여초 만에 골밑슛을 성공시켜, 프로통산 첫 번째로 1000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팀도 2연패를 끊어, 그에게는 배로 기쁜 날이 됐다.

많은 팀이, 시즌 1라운드 만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기에, 특단의 조치 없이는 편한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안양 KT&G 카이츠(6승 3패, 공동 2위) : 6-3(1R, 공동 2) → H(4-0) / A(2-3)

유도훈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했고, 이상범 감독대행이 얼떨결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시즌 개막을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상범 감독대행이 그동안 안양 KT&G 카이츠에서 코치로 계속 있었지만, 상위권에 있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재계약한 마퀸 챈들러와 지난 시즌 LG에서 뛰었던 캘빈 워너, 두 외국인선수의 신장합계가 10개 구단 중 최단신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KT&G는 보란 듯이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제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지만, 팀을 잘 알고 있는 이상범 감독대행이 유도훈 전 감독의 전술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호성적을 낼 수 있었다. 여기에, 주희정을 중심으로 선수들 또한 하나로 뭉친 것이 상승세의 원인이다.

KT&G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가장 빠른 팀이다. 속공으로 상대를 제압한 경기가 많았다. 지난 8일 삼성과의 홈경기가 백미였는데, 좋은 가드를 많이 보유한 팀을 상대로 113-77의 대승을 거뒀었다. 얼마나 빨랐으면, 기록원들이 힘들다고 한탄을 했을 정도.

그뿐만 아니라, KT&G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LG와의 원정경기에서도 3쿼터까지 19점차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었다. 종료 버저와 함께 들어간 챈들러의 3점슛도 있었지만, 19점차를 따라잡은 것은 역시 속공이었다. 속공으로 인해, 3쿼터 후반부터 무려 7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었다.

이번 시즌에도 4강에 직행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동부와 KCC전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인 KT&G였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임을 각인시킨 1라운드였다. 우려되는 부분이라면, 아무래도 챈들러의 외곽슛 기복과 감정조절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높이의 열세라는 기본적인 문제를 끝까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 대구 오리온스(5승 4패, 공동 4위) : 5-4(1R, 공동 4) → H(2-2) / A(3-2)

지난 시즌에는 시범경기 2전 전승, 그리고 개막 2연승을 달리다 김승현의 부상으로 추락했던 대구 오리온스. 이번 시즌에도 1라운드는 거의 비슷했다. 시범경기는 의미를 두고 치르지는 않지만, 2전 전패를 기록했다. 시즌 들어내리 3연승을 기록했는데, 다음 경기인 LG와의 원정경기부터 김승현이 또 빠졌다. 그러면서 내리 3연패. 마지막 3경기를 2승 1패로 마치면서, 중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아쉬움과 함께 지난 시즌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남겼다.

김승현이 빠진 상황에서의 오리온스는, 공수 양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한 크리스 다니엘스는 꾸준히 제 몫을 해냈지만, 1라운드에서 뽑은 가넷 톰슨은 김승현이 뛰지 못했던 경기에서는 평범한 선수가 되고 말았다.

(김승현이 없는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줘야 하는 김병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팀의 새 주장 이현준은 거의 코트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2년차 포인트가드 김영수와, 신인 정재홍도 많은 부담을 느껴서인지 만족할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오리온스가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동준의 성장 때문이었다. 이동준은 9경기에 모두 나왔다. 기록은 평균 9.7득점과 4.4리바운드, 1.1개의 스틸. 출전시간은 23.1분이었다. 이동준은 무엇보다도, 중거리슛이 많이 정확해졌다. 그리고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공격리바운드의 수치가 수비리바운드의 수치와 비슷했다. 정재홍과 함께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은 신인 김용우도 좋았다. 김상식 감독은 그를 1라운드 중반부터 기용하기 시작했는데, 내외곽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김승현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한 오리온스다. 김상식 감독의 복안은 김승현을 반드시 선발출전시키지 않더라도, 고비에 투입해서 흐름이 상대팀에게로 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인데, 그가 2라운드에서는 얼마나 뛸 수 있을지에 관심이 간다.

아울러, 지난 시즌과 같은 쓴맛을 또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이 김승현만을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1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나, 그렇지 못했던 선수 모두, 경기를 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울산 모비스 피버스(5승 4패, 공동 4위) : 5-4(1R, 공동 4) → H(3-2) / A(2-2)

두 시즌 전 통합 챔피언이었던 팀에게 ‘돌풍’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지난 시즌 성적을 감안해보면 충분히 ‘돌풍’의 팀이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울산 모비스 피버스는 이번 시즌 1라운드에서 KT&G와 함께 가장 돋보인 팀이었다. KT&G의 외국인선수들 높이가 가장 낮고, 그 다음이 바로 모비스다. 2007~08시즌을 LG에서 뛰며 평균득점 2위에 올랐던 오다티 블랭슨은 지난 시즌에 걸맞은 활약은 아니지만, 리그 경험자답게 새로운 팀에 점차 적응해나가고 있고, 브라이언트 던슨톤은 시즌 전부터 ‘거물’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소문대로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모비스의 강점은 누가 뛰더라도, 코트에 들어선 5명 전원이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김효범이 평균 15.4득점으로 국내선수들 중 1위에 올랐고, 김현중과 우승연, 신인 천대현 등도 맹활약을 펼쳤다. 김현중은 군복무를 마치고 LG로 복귀했다가, 바로 모비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0.44득점과 5.56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전의 자신과 소속팀에 대한 낮은 평가를 잠재웠다. 삼성에서 온 우승연, 함지훈과 마찬가지로 1라운드 10순위로 지명한 천대현도 매 경기 중요한 득점을 올리며 유재학 감독을 흡족케 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신인왕을 아쉽게 놓쳤던 함지훈은, 2~3쿼터에 주로 기용돼,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다만, 기복을 보이고 있는 블랭슨이 2라운드부터는 지난 시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많은 모비스의 팬들은 우지원이 뛰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데, 유재학 감독이 우승할 당시 적지 않은 역할을 맡았던 우지원을 어느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기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여기에, KT&G와 마찬가지로 높이의 문제를 끝까지 극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 서울 삼성 썬더스(5승 4패, 공동 4위) : 5-4(1R, 공동 4) → H(4-0) / A(1-4)

지난 시즌을 계기로 테렌스 레더는 KBL이라는 리그와 서울 삼성 썬더스라는 팀에 확실히 적응한 느낌이다. 그리고 더 강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타리그에서 뛰고 있는 빅터 토마스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에반 브락으로 인해 고민이 많은 삼성이다. 하지만, 이원수가 입대했지만, 이정석과 강혁, 이상민이 버티는 막강한 가드진이 레더와 함께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어, 삼성이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 오리온스, 전자랜드와의 원정 3연전에서 1승 2패로 부진했다. 특히, 오리온스전까지는 기록상으로는 3승 4패였지만, 경기력 자체는 최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지난 시즌에도 실책은 상당히 많았지만, 이번 시즌에도 그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노련한 선수들이 많은 팀답지 않게 허둥대는 모습도 자주 보였었다.

그러다,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부터 브락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주더니,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전 시즌 챔피언결정전 파트너였던 동부를 112-95로 대파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당초, 코트복귀가 늦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규섭이 연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브락이 아직까지는 팀에 확실한 믿음을 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1라운드 막판에 보여준 모습을 남은 경기에서도 꾸준히 보여준다면 삼성은 만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삼성은, 좋은 기분으로 2라운드를 맞이할 수 있게 했다.

- 창원 LG 세이커스(4승 5패, 7위) : 4-5(1R, 7) → H(2-3) / A(2-2)

이제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지만, 지난 시즌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난 시즌에는 시즌 전 전망에서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동 2위로 시작했던 창원 LG 세이커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4강 후보로까지 평가를 받았지만 1라운드가 끝난 지금, 7위에 머물러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4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함께 중하위권에 있는 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고, 이긴 경기 가운데서도 내용이 나빴던 경기가 있었다. 직접 뛴 선수들도 당연히 느꼈겠지만, 팬들도 응원하는 선수들의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모습, 그리고 이겨도 찜찜한 속 시원하지 않은 경기를 보면서 안타까워했다.

연승도 없었지만, 연패도 없이, 2승 2패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오리온스를 상대로 시즌 홈경기 첫 승을 거둘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경기내용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당시 무패가도를 달리던 팀은 잡은 것이었기에, 앞으로는 순항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음 경기였던 홈 동부전에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1쿼터부터 10점차로 끌려가는 등 내용이 시작부터 끝까지 나빴다. 단지, 동부 전만이 문제는 아니다. 주포인 슈터 조상현이 무릎부상과 감기몸살로 인해 동부전부터 결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전의 경기들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동부전부터는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현주엽은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공격시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돌아와 팀에 여러 차례 승리를 안겼지만, 꾸준하지 못하고 1, 2경기 건너 널띄기 활약을 보여 강을준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은 주지 못했다. 현주엽도 모비스의 함지훈처럼, 주로 2~3쿼터에만 뛰고 있다. 외국인선수도, 초반에는 지난 시즌 KCC에서 뛰었던 브랜든 크럼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동안 아이반 존슨이 현주엽과 함께 많은 득점을 기록하면서 LG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었다. 크럼프는 지난 KCC와의 원정경기부터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존슨이 경기 중에 한번 흥분하면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해 코칭스탭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박지현과 함께 뛰면서, 또 그가 없을 때는 많은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곤 했던 이현민의 출전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 1라운드였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실책이 많기는 했지만, 이번 시즌 간간히 코트에 들어설 때도 활기 넘치는 모습은 보기가 어려웠다. 이현민은 누구보다 크럼프의 영입을 반겼을 선수이기에, 더욱 아쉽다.

팀내에서 3점슛이 가장 좋은 조상현이 빠지면서 팀 전체 3점슛도 ㅡ 지난 시즌 1라운드 종료 당시에는 전체 1위였었다 ㅡ 10위로 곤두박질쳤다. 각각 모비스와 KTF에서 이적해온 전형수와 진경석이 간간히 성공시켜주고 있지만, 매 경기 5개도 보기 힘들 정도로 침체되어 있다.

신인 기승호(9순위)도 첫 4경기에서 연속 두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지만, 지난 동부전부터 상대 수비에 막힌데다, 파울관리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3점슛과 자유투에서도 아쉬운 모습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임 강을준 감독이 LG 특유의 색깔을 살리지도, 그렇다고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LG가 7위로 1라운드를 마치게 된 배경이 아닐까 생각된다. 쿼터별과 상황별 선수기용에 있어, 유연함이 아쉽다.

3점슛과 리바운드에서 최하위였다. 최소실책 1위였는데, 이것만 아니었다면 순위가 더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비록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인해 5할 승률 이하로 내려오면서 1라운드를 마쳤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잘해주고 있지만, 현주엽이 매 경기 꾸준히 해줘야 하며, 특히, 과감한 포스트업으로 상대 선수들의 파울이 쌓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상현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팀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려주어야 할 것이다. 크럼프가 1라운드 막판에 찾은 감을 이어가야 할 것이며, 존슨은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아야 한다. 강을준 감독은 2라운드까지 5할 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말했는데, 선수들이 얼마나 해낼지가 관건이다.

-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3승 6패, 8위) : 3-6(1R, 8) → H(2-3) / A(1-3)

테렌스 섀넌(SK)을 포기하고 리카르도 포웰을 데려왔지만, 1라운드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즌 초 2연승으로 오리온스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를 때만 해도, 이번 시즌에는 뭔가 되겠다 싶었지만, 이후 1승만을 추가하는 그치며 8위까지 내려왔다. 초반 2연승 중에는 홈에서 동부에 1점차 역전승을 거둔 경기가 있었기에 기대치는 더 높았다.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는 하승진을 영입해 서장훈과의 효과를 기대했던 KCC 못지 않게 큰 기대를 받았었는데, 이유는, 2년차 정영삼과 신인 강병현이 얼마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결국, 정영삼과 강병현은 적어도 1라운드에서는 구단과 팬들이 원하는 효과를 못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더 아쉬웠던 것은, 지난 시즌 섀넌에게 그랬듯이, 대부분의 공격을 포웰에게 의지했다는 점이다.

너무도 당연한 진리이지만,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팀전력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국내선수의 득점이 어느 정도 나오지 않으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없게 된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패하게 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랜드는 1라운드에 포웰에게 너무 기대고 말았다.

애당초, 최장신 센터인 에릭 체노위드를 영입했다가 급히 도널드 리틀로 교체했는데, 리틀도 삼성의 브락처럼 1라운드 후반부터 득점과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고 있어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전자랜드는 좋은 국내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같은 포지션에 여러 선수가 있기도 하지만, 어떻게 기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은, 최희암 감독에게 달렸고, 앞으로 수비(득점 3위/실점 2위)가 관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 서울 SK 나이츠(2승 7패, 공동 9위) : 2-7(1R, 공동 9) → H(1-3) / A(1-4)

지난 시즌 신인왕인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파이팅이 돋보이는 김기만, 그리고 방성윤의 공백……. 서울 SK 나이츠는 매 시즌, 6강 플레이오프는 기본에 나아가서는 우승후보로까지 꼽히는 팀이지만, 서울 입성 이후에는 웃어본 날이 많지 않다.

2007~08시즌 전자랜드에 1순위로 지명되어 득점왕에 올랐던 외국인선수 테렌스 섀넌. 섀넌은 팀만 옮겼을 뿐,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매 경기, '원맨쇼'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아쉬운 1점차 패배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LG와의 홈개막전에서는 문경은이 섀넌과 함께 대단한 활약을 펼쳤으나 이기지 못했다. 개막 4연패까지 갔던 SK는 모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어렵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연장전에서 패해 연승에는 실패했고, 함께 연패에 빠져 고전하고 있던 KTF를 상대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하지만, KT&G와 동부전에서 다시 연패에 빠지면서 KTF와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김태술과 김기만이 1라운드 막판부터 출전을 했으나, 아직 그들도 또 팀도 완전치 않은 상태. SK는 매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면서 동시에, 조직력이 약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김기만과 이병석이 있지만, 수비시 열정을 가지고 하는 선수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 시즌 김진 감독이 오리온스를 떠나, SK에 오자마자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지만, 이번 시즌이 더 힘든 시즌이 될 것이다. 주포 방성윤이 빠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것과, 외국인선수 디안젤로 콜린스가 문제다.

김진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야심 차게 뽑았던 토리 모리스를 돌려보내면서 콜린스로 교체했는데, 농구에서 기록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콜린스는 기록도 엉망인데다 모습 자체도 성실하지 못하다. 늘 고군분투하는 섀넌은 체력저하로 인해, 4쿼터 승부처에서 중요한 자유투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SK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 부산 KTF 매직윙스(2승 7패, 공동 9위) : 2-7(1R, 공동 9) → H(1-3) / A(1-4)

부산 KTF 매직윙스는 2006~07시즌, 모비스와 챔피언결정전 파트너였다. 당시, 1승 3패로 몰렸다가, 5차전과 6차전을 잡고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서 상대를 괴롭혔었다. KTF는 동부, KT&G, 모비스 등과 함께 화려하지는 않지만, 끈끈한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원정경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던 이유였다. 지긋지긋했던 부상은, 이번 시즌에도 이어졌다. 김영환은 시즌 중반쯤에야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을 앞두고, KTF는 오리온스, 전자랜드, SK와 함께 2군을 창단했다. 이 4개팀 가운데 KTF가 2군 선수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 개막 5연패를 당하는 등 성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추일승 감독은 여러 선수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고 있다.

김성현이 눈에 띈다. 김성현은 9경기에 모두 나와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상오와 허효진이 여전히 열심이고, 최근에는 신기성과 송영진이 살아나고 있다. 모비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면서 1라운드를 마쳤는데, 상위권에 있는 팀을 잡은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지난달 10월 31일 막을 올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는 22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했다.



전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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